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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의 갈등 속에서 내가 선택한 길

쓰니 |2024.09.18 13:10
조회 1,441 |추천 8

저는 결혼 28년 차에 접어든 평범한 주부입니다. 최근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이번 명절에는 시댁에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에 거주했을 때와 코로나에 걸려 못 갔던 시기를 제외하면, 이렇게 시댁에 가지 않은 것은 처음입니다. 시어머니는 계모로, 오랫동안 다방을 운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성격이 매우 다혈질이고, 조금만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으면 거침없이 말씀하십니다. 체면도 고려하지 않고 말로 화를 푸시는 스타일이라, 욕은 기본이고 며느리 집안을 XX들이라고 필터 없이 말씀하시는 그런 분입니다. 화가 나면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이세요.

 

여러 면에서 저와 잘 맞지 않는 분이지만, 저는 문제를 일으켜 불편한 관계를 만드는 것보다는 참고 넘어가서 모두가 편하게 지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불편한 일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가 외국에 거주하는 동안 제 딸이 15살 때 한국에 가서 할아버지를 뵈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딸을 통해 선물을 조금 보냈는데, 그게 마음에 안 드셨는지 애 앞에서 소리 지르며 저를 욕하고 비난하셨다고 합니다. 제 딸은 그날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며 돌아왔고, 제 친정어머니가 그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딸이 겪은 그 고통을 생각하니 정말 가슴이 찢어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조심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님께서 갑자기 "집에 대한 권한이 우리에게 없다"는 뜬금없는 말씀을 하셨고, 남편도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인터넷으로 등기부를 열람해 보니, 아버님의 집이 새어머니의 딸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그 집을 저희에게 주실 거라는 기대는 없었지만, 얼굴도 모르는 분에게 전재산으로 주셨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그 후, 시어머니에게 집 상황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과 서운한 마음을 담아 글을 써서 보냈습니다. 얼마 전 전화를 드렸더니, 시어머니는 "한 달 만에 전화했다"며 저를 나쁜 자식처럼 대하면서 소리 지르더니 전화를 끊어버리셨습니다. 제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아 카톡으로 서운하다는 말을 전하고, 앞으로 두 분을 못 뵐 것 같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물론 전화로 대화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런 분과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기에 긴 글로 제 마음을 표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글을 읽으셨는지 씩씩거리며 전화가 왔고, 아버님이 법무사를 찾아가 재산 정리를 해버린 사실을 말씀하셨습니다. 본인은 그런 일을 할 줄도 모르고 욕심도 없다면서요. 다만, 제가 쓴 글이 불쾌하고 기분이 나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면 전화를 끊자고 하셨습니다. 처음으로 저에게 허락을 구하고 전화를 끊으시더군요.

 

남편에게 이 모든 사실을 이야기하며, 제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저와 제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두 분과의 만남을 피하고 연락하지 않으려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저의 마음과 가족의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었습니다.

 

결정을 내린 후 한동안 마음이 불편해서 다시 연락을 드릴까 고민했지만, 글로 제 상황을 정리하다 보니 마음이 다시 굳어지는 느낌입니다. 가족이라는 틀에 얽매여 힘들게 살아온 시간들을 이제는 정말로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을 비우니 원망도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 같아, 생각보다 잘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도 모자르고 부족한데, 시부모 때문에 감정을 허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일도 화이팅하며 제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긍정적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앞으로 더 나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여정도 응원해 주세요!

추천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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