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우리 저희 아내는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제목처럼
저희집은 남편인 제가 외벌이 중이고 40개월된 아들이 있습니다.
아이는 두돌 무렵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어요.
보통 루틴은,
아침에 제가 출근할 때 아내와 함께 회사 근처 어린이집에 아이를 등원시킵니다.
저는 그 길로 일을 하러 가고 아내는 집에 있다가 오후 5시경에 하원을 시킵니다.
제가 칼퇴를 하면 함께 집에가서 밥을 해먹던지(요리는 제가 주로 합니다),
외식 또는 배달을 시켜 먹고 함께 아이를 봅니다.
저는 주로 몸으로 아이와 놀아주고 아내는 책을 읽어 주거나 놀이를 해줘요.
아이도 아빠 엄마를 엄청 잘 따르고 즐거워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진 아주 아름답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 아내가 잠시라도 외출을 했거나(쇼핑몰, 마트, 병원 등)
아이와 한시간 정도만 함께 있어도 너무 힘들어 합니다.
근데, 위 상황은 왠만해선 거의 매일 있는 일상이잖아요?
즉, 거의 매일 매순간 힘들다는 하소연을 달고 삽니다.
처음엔 "그게 왜 힘들지?"라는 반응을 보였다가 공감능력없는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고 진심으로 서운해하고 대판싸우고...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많이 힘들구나..."라고 하거나 "그렇구나.."하고 넘어갑니다.
더 큰 문제는 제가 칼퇴를 못하거나 출장으로 집을 비울 때 인데요,
그럴 땐 일단 친정 엄마를 불러서 함께 아이를 봅니다.
다행히 친정 엄마가 근처에 사셔요.
그러다가 친정엄마가 못 오시는 날엔 사달이 납니다.
정말 이러다가 사람 잡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하원하고 잠들 때까지 계산하면 직장인이나 마찬가지라고,
아니 워킹맘들은 회사에서 쉬기라도 하니 본인이 더 힘들다고 합니다.
참고로 저는 꽤 빡쎄기로 유명한 회사를 15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근데, 저희 아이가 늦게 자는 편이긴 해요.
10시는 되어야 잘 준비를 하거든요.
침대에서도 완전 잠드는건 그 이후이구요.
제가 생각해도 아내는 몸도 약하고 체력도 안좋아서 혼자 애보면 힘들긴 할겁니다.
워낙 남자애가 에너지가 넘치거든요.
주로 아내가 힘들다고 하는 부분이
애랑 쉬지않고 말 해야하고 혹시나 다칠까 따라다녀야하기 때문인데
40개월 남자 아이가 쉴 틈을 얼마나 주겠습니까^^;;
제가 집을 비운 동안 해줄 수 있는게 없다보니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어떻게하면 조금이라도 저 힘듦에 대한 하소연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몇달 전부터는 일주일에 2번씩 가사 도우미 이모님을 부르고 있어요.
설겆이랑 화장실 청소를 주로 해주십니다.
집에서 밥을 자주 해먹진 않지만 그래도 며칠 쌓이면 양이 꽤 된다면서
아내가 특히 설겆이를 한번 하면 많이 힘들어해요.
제가 야근을 하거나 오래 집을 비워서 설겆이를 못해주는 상황이 많아서 이모님을 쓰기로 했습니다.
글이 넘 길어지는데,
이제 부터 제 고민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평소에 잘 지내다가 가끔 집안이 개판이거나 와이프의 나태한 모습을 보면 화가 납니다.
방 3개 중에 하나는 원래 옷방인데 지금은 못 들어갑니다.
온갖 잡동사니 창고가 되었거든요.
한번은 옷 찾으러 가다가 짐 때문에 넘어질 뻔 한 적이 있어서 동선 주변 물건들은 어떻게든 정리를 해봤습니다.
처음엔 본인이 할건데 왜 건드냐고 화를 내더라구요.
물론 정리하자는 얘긴 그 전에 수십번도 했죠.
자기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 놔두라더군요.
이뤄지진 않았지만...
어쨌든 몇시간에 걸쳐서 어떻게든 정리를 했더니 고맙다고 해서 잘 넘어갔습니다.
지금 그 방은 다시 못들어가는 방이 되었습니다.
주로 택배 상자가 쌓여서 문도 여닫지 못하거든요.
처음 이사와서는 이삿짐 정리가 안되어서라고 했고 지금은 곧 이사갈거라서 정리를 못한답니다.
이모님을 쓰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는 장소에 물건이 놓이는게 싫어서 그 방은 이모님께 정리를 못 맡긴답니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도 와이프는 제가 애랑 놀땐 주로 누워서 핸드폰을 봅니다.
아내는 힘들기 때문이죠.
주말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내는 항상 힘들거든요 ^^;;
아내가 평소에 너무 힘들다는 말을 많이해서
한번은 제가 아이가 어린이집 갔을 때 쉬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세상에 누가 원할때 쉬냐고.
애가 없을 때 쉬어야하지 않겠냐고.
근데, 바쁘답니다.
청소기도 돌려야하고 빨래도 해야하고
(근데 정작 빨래는 안개고 쌓아놓습니다)
쿠팡도 해야하고 당근도 해야하고
점심도 먹어야해서 아기 하원 전에 1~2시간 낮잠 밖에 못잔다네요.
근데 그것도 힘들답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원하는 시간이 자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수면제를 먹습니다.
그러고 저랑 같이 있을때는 제가 애 보는 동안 누워있다가 애가 잠들면
본인이 잠들때까지 핸드폰을 보다가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잡니다.
밤에도 수면제를 먹습니다.
그러고 새벽 1시 이후에 잡니다.
(전 다음날 출근해야해서 먼저자기때문에 이 후 정확히 언제 자는지는 모릅니다)
제 아내는 꿈이 있는 사람이라 언젠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핸드폰으로 관련된 영상이나 글을 본다고 합니다.
아니면 아기 물건을 삽니다.
저의 가장 큰 고민은..
가끔씩 올라오는 화의 빈도가 점점 잦아진다는 거에요.
행복하게 아이랑 같이 잘 지내다가도 문도 열 수 없는 옷방을 보거나
같이 있다가도 순간 사라져서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 아내를 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속물같아 보이지만 현실적인 얘길 드리자면.
와이프는 결혼 할 때 집이 어려워져서 혼수는 제 돈으로 했고
경기도에서 신접살림 시작한거 때문에 낯선 곳에 사는게 힘들다고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 집은 제가 결혼 전에 산 첫 집입니다.)
뭔가 해보겠다고 사업을 한 번 벌렸는데 잘 안돼서 1억 정도 제가 해결해줬고 그 이후엔 일은 안합니다.
결혼 전에는 부모님이 다 세팅 해준 상태(창업비용부터 사무실 월세까지)에서 본인 일을 해서
망한다는 개념 자체를 몰랐던 사람이거든요.
한번도 직장을 다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봐도 망할 수 밖에 없게 일을 하길래
제가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했는데 백만가지 이유로 안듣다가 일이 잘 안됐는데
그 이후로는 제가 너무 사무적으로 뭐라 하는 사람이 되어버려서
가급적 조언 같은건 안하려고 합니다.
근데 제 시각에서 부적절한(?) 행동이 지금도 너무 많아서 줄인다고 줄이는데 잘 안됩니다.
저딴에는 참느라 힘들고 아내는 제 충고 듣는게 힘들답니다.
하지만.. 세상 물정은 잘 몰라도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잘 극복하고 살고 있습니다.
심성은 정말 착합니다. 저랑 아이를 엄청 위하려고 하구요.
마무리를 하자면,
제목처럼 지금은
어린이집 보내는 아이 하나 키우고
밥은 거의 안하고 도우미 이모님을 1주일에 두 번 쓰고 있는 상황인데
(아기 밥은 챙깁니다!.반찬을 하진 않고 시켜먹지만...)
세상에서 본인이 젤 힘들답니다.
근데...
아내는 정망 진심으로 본인이 젤 힘듭니다.
뺑끼부리는거 같지 않아요.
진지하게 얘기해봤는데 씨알도 안먹힙니다.
진심으로 본인이 훨씬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남들한텐 또 야무지고 살림 잘하고 애 잘키우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으니
현실을 왜곡해서 주변에 얘기합니다.
이모님 부르는거 집에 정리안된거.. 이런거 혹시라도 다른 사람한테 티날까 조심하구요.
그래서 더 걱정입니다.
내가 앞으로 이 사람과 이 험한 세상 같이 견디며 잘 살수 있을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가족을 위해 내가 모든걸 다 하는건 괜찮은데
이 사람을 죽을때까지 사랑하고 아끼면서 살 수 있을까.
아직은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고
아기 사랑해주는 마음도 너무 이쁘고 정말 잘 놀아주고 잘 키워주는거 같아서
안좋은 감정도 누르면서 살고 있는데
화가 나는 빈도가 늘고 강도도 자꾸 쎄지는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쩌면 이게 가장 클지도)
저는 둘째를 가지고 싶은데 와이프는 힘들어서 싫다고 합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 것도 죽을 것 같은데 둘 키울 자신이 없고
남편이 자기 마음을 잘 몰라주고 훈계하듯 얘기하며
자기를 존중해주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의 여유가 없으며
본인의 꿈이 있기 때문에 경단녀로 사는 것이 싫어서
둘째는 절대 낳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심지어 제가 회사 휴직하고 애를 다 보겠다고 해도 싫다고 합니다.
솔직히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얄밉습니다.
차라리 둘 째 낳고 애 둘 키우면 훈장(?)처럼 힘들다고 할 수 있을텐데
그건 또 왜 안하나 싶기도 합니다.
난 모든 걸 다 희생하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진짜 죽을 것 같지 않으면 늘 괜찮다며
내가 더 잘 하겠다고 얘기하는데
와이프는 힘들다는 말만 하네요.
힘든 와이프를 보면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하는데
또 시작이네..라는 생각이 들어 걱정입니다.
주말인 오늘도 힘들다며 하루 종일 누워있는 아내를 보다가 1차 빡침 후
물건을 찾고 싶어 들어간 옷방에 출입이 불감함을 보고 2차로 빡쳐
내 감정이 이상한건가...하는 마음이 두서 없이 긴 글 적어 보았습니다.
제 생각이 이상한건지,
아니면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보신 분이 있다면 우리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한 조언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쓰다보니 아내 나쁜 말만 쓴거 같은데,
세심하고 배려 있고 아이랑 저한테 잘합니다.
글고 저도 결혼전에는 일 핑계로 맨날 술먹고 늦게 들어가고
술먹고 필름 끊겨서 속도 많이 썩였고
지금도 야근이랑 출장도 잦으니
마냥 좋은 남편이라 하긴 어려울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