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편입니다. 저 33살 아내 37살때 결혼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도 있다보니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가지려 노력을 했고 결혼한지 약 6개월만에 아기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노산인지라 고위험산모로 분류되어 임신때부터 여러 검사도 많이 하고 걱정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조기수축이 오기도 해서 입원도 하고 경부가 빨리 열려서 묶어주는 수술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도 10달을 다 채우지 못한채 33주만에 아이가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미숙아라 태어나자마자 안아보지도 못하고 인큐베이터에 실려 신생아 집중치료실로 가더라구요. 아기가 중간에 황달도 오고 폐성숙도 덜 돼서 여러 약물도 쓰고..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이가 너무 갖은 고생을 하는것 같아 아빠로써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제 기도가 하늘에 닿은 것일까요. 아이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2주 후면 드디어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첫 아이인데 태어나자마자 아프기까지 했던 아이이니 더 철저히 준비를 하려 했습니다. 청소업체 불러서 집안 청소도 싹 하고 아이가 쓸 거제손수건, 겉싸개, 속싸개 등등 2-3번씩 빨래를 돌릴정도로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런데 제일 걸리는건 결혼 전부터 아내가 기르던 강아지입니다.
아내는 취업할때부터 자취를 했고(아내가 석사 이후 취업을 해서 취업 나이가 늦습니다 강아지 나이도 많은편입니다.) 자취를 하면서 본가의 기르던 강아지를 본인이 자취방에서 함께 길렀다고 합니다. 결혼하면서 신혼집에서도 그 강아지를 기르고 있구요.
저도 동물을 싫어하는 편은 아닌지라 강아지를 기르는 것에 대해 아무런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연약한 아이가 이 집에서 커가야한다고 생각을 하니 도무지 강아지와는 함께 못 기르겠더라구요.
우리 아이가 건강히 태어난 아이였으면 같이 키우는 것에 반대할 이유도 없겠죠. 하지만 미숙아로 태어났고 너무 연약해보이다보니 강아지를 같이 키우는게 맞을까란 생각이 계속 들어 아이가 입원했었을때부터 아내에게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아내는 아이가 집에 오더라도 계속 강아지를 함께 기르겠다는 입장입니다. 몇년을 함께해온 강아지이고 자신에게는 아이와 마찬가지로 가족이라면서요.
보건소에 출생신고 하러 갔을때 미숙아니까 나라에서 여러 교육이나 지원 같은걸 해주더라구요. 근데 그때도 애완동물이 있는 경우엔 실내에서 같이 생활하거나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런걸 이야기하며 강아지를 장인장모님께 보내면 어떠냐 잠시 혼자 사는 처제가 맡아주면 안되나 여러 대안을 이야기해봤지만 아내는 완고하기만 합니다.
아내에게는 강아지가 외로운 자취생활을 같이해준 고마운 가족이겠지만 아이가 아내만의 아이지는 않지 않습니까? 부모로써 아빠로써 아이의 양육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들어주지 않는 아내에게 서운한 마음도 듭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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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퇴근을 하고 아내와 함께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아이를 낳고 안그래도 정신 없는 아내에게 제가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댓글들 읽어보며 제가 안일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고작 몇 달 본 강아지다보니 정이 없었고 당연히 내 아이가 더 중요한 마음이 컸습니다. 아내도 저와 생각이 비슷할거란 오만하고도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거죠. 반성하고 아내에게 깊이 생각 못해서 미안하다, 너의 마음을 내가 생각지 못했던것 같다며 사과했습니다. 아내도 아이를 생각하는 너의 마음이 큰걸 안다. 그렇기에 이해한다고 제 사과를 받아주었습니다.
조언해주신대로 일단은 강아지와 아이의 생활 공간을 분리하고 아이가 점차 자라남에따라 노출빈도를 늘려가려합니다. 아직은 아이가 면역력이 약하기도 하고 어떤 알레르기가 있는지도 잘 모르니까요. 아이도 자라나며 강아지와 좋은 추억을 많이 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의견들 조언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