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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의 여름

한여름밤이었다. 너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아이스크림이 더위에 녹아내리는지도 모른 채 난 네 이쁜 미소만 바라보았다.

아이스크림이 팔에 흐르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 난 사랑에 빠졌구나.’ 그걸 깨달은 난 두려움이 앞섰다.

널 좋아하는 마음을 들켜 네 곁을 떠나야 할까 봐 두려웠다.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띤 네가, 맑은 눈을 가진 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빛나는 네가 내 곁에 없는 건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렇지만 자꾸 욕심이 난다.

우리가 같은 무게의 사랑을 지니게 되었음 하는 욕심.



이 감정도 욕심도 모두 그 한여름밤에 두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지나도 이 날의 온도, 습도, 잔잔한 귀뚜라미 소리, 날뛰는 내 심장 소리 모두 잊지 못할 것이다.

딱히 흥미를 가진 것도, 욕심이 생길만한 것도 없던 내가 네게 흥미를 가졌고 크나큰 욕심이 생겼다.

내게 아픔만을 남겨주었던 사람이기도 하지만 네가 선인장이란 걸 알면서도 껴안은 나의 잘못이기에 내가 짊어져야 할 아픔이다.

영원할 수 없기에 여기서 끝났기에 더 애틋할 수 있는 관계였고 첫사랑이 될 수 있는 이유였다.



지금은 남보다 못한 사이지만 난 우리의 그 한여름밤의 기억으로 살아간다.

어쩌면 아주 많이 미운 그대여, 부디 나와 똑같이 아파하고 후회하며 그 뒤엔 행복하길.

차마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단 말은 안 나온다.

아픔과 행복을 적절히 느끼며 나아가시길.

여름을 싫어하는 내게 여름을 남기고 간 넌 참••• 이기적이다.

넌 나의 여름이자 첫사랑이다.



. 넌 나의 여름

추천수4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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