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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로망) 치명적인 사랑 [7]

귀여운누나 |2004.03.18 00:30
조회 881 |추천 0

 

 


#7. 방황하는 혁..

 

 

 

 


늘어나는 병원비...


아이양육비...


아이들....


원장아버지...


수연이...


이제 혁은 폭발직전이었다.


점점 자아에 대해 눈을 떠가면서 자기를 둘러싼 자기가 원치 않은 책임들을 회피하고 싶어졌다.


자신이 할 일들이 아닌데 자신이 다 떠맡은 것 같은...


이제 그는 정말 타락하고 있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했던가?


오히려 그에게 진작부터 있었던 타락의 기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것 같았다.

 


오늘도 그는 결근을 하고 어제 먹은 술로 인해 얕은 잠에 빠져 있었다.


속이 쓰리고 미슥거려서 아까부터 계속 섣부른 잠에 취해 비몽사몽이다.


옆에선 아이가 빽빽 울어대고 원장아버지의 푸념 섞인 잔소리가 들려온다.


" 오늘도 출근 안 하냐? 너 직장 아주 그만 둔 거야? 갑자기 왜 그러니. 너마저 이러면 이 아이들은 다 어쩌냐? 수연이 병원 비는 어쩌고... 정말 큰일이다. 큰일. 나라도 몸이 좋아지면 어디라도 나가 보련만... 이 어린것을 봐 줄 사람도 없고."


이불을 더 푹 뒤집어쓰고 누웠던 그가 갑자기  속에서 오물이 넘어 올 것 같은 기분에 신경질 적으로 일어나 앉았다.


" 아이들은 다 다른 시설 좋은 고아원으로 보내요. 제가 대통령도 아니고 갑부도 아닌데 어떻게 그 많은 일을 할 수 있겠어요. 왜 감당하지도 못할 일을 벌려놓고는 그 책임을 다 저보고 감수하라고 하는 거예요. 저 두 이젠 지쳤어요. 오히려 아이들은 다른 시설에 보내면 더 행복할 거예요. 저 두 다른 시설에 있었으면 더 잘 풀렸을 수도 있죠. 수연 이도 대학에 갔을 거고 그러면 수연이도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안 그래요? "


대꾸가 없는 원장아버지의 얼굴이 슬프다.


요즘 어디가 안 좋으신 지 얼굴이 반쪽이 되고 피부색이 검다.


아이를 안고 있는 그가 안쓰럽다.


" 에이씨 "

 

옷을 주워 입고는 밖으로 향했다.


더운 바람이 밀려오는 것이 이젠 여름이 시작되려나 보다.


하늘에 붉게 노을이 깔려간다.


' 노을빛....' 문득 수연 이가 생각났다.


 그녀가 그렸던 노을...


' 수연이가 그 호수에서, 그리고 아지트에서도 저녁노을을 그리며 앉아 있었는데...'


' 난 노을이 좋아. 그래서 노을만 그리다 보니까 주홍빛이 빨리 없어지나봐 '


그녀의 환청이 들린다.


병원에 못 가 본지도 오래됐다.


병원비 걱정에 아예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쓰린 속을 부여잡고 일어났다.


그 노을 그림은 어디 있지?


갑자기 추억 속의 한 장면이 떠오르며 아지트에 가고 싶어졌다.


그의 발걸음은 아지트로 향했다.

 

아무 생각 없이 아지트 문을 열었다.


시끌벅적하게 얽혀있는 성큼 큰 일당의 무리가 보였다.


영원의 일당들이다.


' 그들의 대빵이 사라진 지금은 누가 그들의 대빵일까? '


그들은 널 부러져서는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그들 옆에는 하얀색 알약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이미 한창 환상의 세계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 같았다.


기분 좋아서 희죽 거리는 놈, 옆의 놈에게 치근덕거리는 놈, 소리지르며 돌아다니는 놈.


" 웬일이냐? "


그들은 혁이 영원의 친구란 걸 잘 알고 있었으므로 아는 척을 했다.


" 그냥... "


" 어째 기분이 안 좋아 보이냐?  내가 기분 좋게 해 줄까? "


그러면서 알약을 건낸다.


알약을 받아든 혁은 한동안 손에 들고 만지작거렸다.


' 그냥 타락해 버려요. '


그녀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이 한 알이 나를 타락시킬 수 있을 까?'


그는  알약을 삼켰다.


그리고는 그들과 함께 바닥에 널 부러져 뒹굴었다.


그 후 그는 영원의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


영원의 아지트는 다시 혁의 등장으로 활기를 찾았고 그들의 오토바이는  다시 카지노 주변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득문득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더욱더 타락의 길로 가고 있는 듯했다.


그가 돈을 벌어다 주지 않은지가 벌써 석 달이 넘게 지났다.


원장아버지는 더욱더 힘들어하고 야위어 갔다.


얼마 전에도 원장아버지가 아지트에 힘찬이를 업고는 찾아왔다.


와서는 한참을 어르고 달래고하다가는 포기하는 돌아섰다.


 혁은 영원이 그래왔듯이 카지노랜드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다.


근사한 물건을 만나면 맹수가 먹이를 노리듯 그렇게 노려본다.


그리곤 물건을 향해 돌진하여 물건을 손에 넣고는 쏜살같이 질주한다.


그렇게 번 돈은 아지트로 가져와 일당과 나눠 갖는다.


그들은 그 돈을 뻔한 곳에 다 써버리지만...


그들에겐 내일이 없다.


미래도... 희망도... 그냥 현재를 탐닉하고 있을 뿐...


의미 없는 쾌락...

 

의미 없는 시간들...


그러나 혁에겐 아직은 지루한 일상은 아니다.


처음에 느껴지던 죄책감과 문득문득 느껴지던 상실감도 이젠  옛날일 같다.

 

오늘도 그들은 느즈막히 아지트를 나왔다.


카지노랜드 앞을 알짱거리던 그는 오늘의 목표물을 탐색 중이었다.


며칠동안 근사한 물건을 만나지 못해 그들은 잔뜩 굶주리고 있는 터였다.


오늘 걸리는 먹이는 필사적으로 사수하리라는 각오 어린 눈빛들이 역력했다.


혁이 눈짓으로 검은색 새단 차를 가리켰다.


다들 그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차안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신사가 내렸고 그 옆에는 큰 돈가방을 든 사람이 따라 내렸다.


이윽고 호텔 측에서도 벨보이 와 매니저인 듯한 아가씨가 나와서는 극진히 환대를 했다.


무리중의 한 명이 그들 사이를 재빠르게 스쳐가면서 돈 가방을 낚아챘다.


그리곤 뛰기 시작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강 혁에게 돈 가방이 건네졌다.


돈 가방을 받아든 혁은 전속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언제 나타났는지 경찰차가 쫒아 오기 시작했다.


혁의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면서 넘어졌다.


그리고 앞에는 사람의 물결...


그냥 가방을 들고 사람들 틈으로 뛰어들었다.


뒤에선 차에서 내린 경찰들의 무리가 호루라기를 불며 쫒아 오고 있다.


점점 다가오는 공포...


그는 뒤를 돌아보다가는 앞을 보기를 반복하며 뛰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뒤를 보니 저쪽 사람들 너머로 경찰들이 오고 있다.


돌아서서 다시 뛰어야 한다.


돌아서서 뛰는 데 한 여자와 부딪혔다.


아파하고 있는 넘어진 그녀는 홍란주다.


모처럼의 휴식을 맞아 머리도 식힐 겸에서 이곳 호텔에 여장을 푼 그녀는 저녁 산책 삼아 잠시 근처에 쇼핑을 나오는 길이었다.


서점에서 책 여러 권을 사 가지고 오던 차라 책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녀와 그는 순간 눈이 마주쳤고 서로 놀랐다.


" 어머 혁씨 오랜만이네요. "


그는 무작정 그녀를 끌고는 뛰었다.


그녀는 영문도 모른 채 주섬주섬 책을 주워들고는 같이 뛰기 시작했다.


으슥한 골목에 다다라서야 그는 거칠게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한참을 서로 숨고르기를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먼저 정신을 차린 홍란주가 그를 훑어보더니 웃으면서 물었다.


" 정말 타락이라도 한 거예요? "


그는 창피하기도 하고 무안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골목저쪽에서 경찰이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그러자 그녀가 큰소리로 얘기하려 한다.


" 아저씨, 여기... "


그는 순간 너무 당황하여 그녀를 잡아당겨 뒤에서 부여 안고는 그녀의 입을 막았다.


그의 손이 바빠서인지 의도적인지 그녀의 가슴을 감싸안고 있다.


그녀는 그 손을 떼어내려고 버둥거리다가는 포기하고 입을 막고 있는 손을 떼어냈다.


" 미쳤어. 이 손 안 놔 "


가슴 께를 가리키며 얘기했다.


" 날 타락시킨 데 대한 벌이야 "


하면서 그녀의 가슴을 한번 더 세게 끌어안고는 놓아준다.


그리고는 느끼한 웃음을 흘리면서 사라졌다.


' 어린것이 반말에, 건방진 태도... '

 

기분이 나쁠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생각에 그녀는 놀랐다.


그동안 그녀가 경험해 보지 못한 어린 남자라 그런가?


어쨌든 묘한 느낌에 잠시동안 서 있다가는 책을 주워들었다.


정말 타락한 듯한 그를 보니 이상한 웃음이 나면서 그에게 묘한 매력이 있다고 느껴졌다.


한편 혁은 경찰들을 따돌렸다는 생각에 유유히 큰 골목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 나타났는지 경찰 두 명이 그의 앞에 섰다.


아까 그를 쫒아 왔던 경찰은 아닌 성싶다.


뒤돌아서 뛰어가려는 데 뒤에도 경찰 두 명이 서 있고 그녀가 팔짱을 낀 채 경찰과 같이 서 있다.


' 홍란주 이 여자가... '


" 아저씨, 저 사람이예요. 저기 돈 가방이 있잖아요. "


" 젠장... "


그래서 혁은 체포되었다.


끌려가면서 혁은 그녀를 노려보았고, 그녀는 그에게 재밌다는 듯 여유 있는 웃음을 흘려주었다.

 

그는 그렇게 유치장신세를 지게 되었다.


밤새 쪼그리고 잠이 들어서 인지 몸이 뻐근해 왔다.


여러 가지 조사를 받고 3일 후면 구치소 신세를 져야 한단다.


원장아버지가 아이를 업고 뛰어왔고 경찰서에서 연신 굽신굽신 거리며 쩔쩔맸다.


제발 선처를 부탁한다며 여기저기 굽신거리는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그 와중에 아이가 빽빽 울어대기까지 했다.


그래 나가서 달래 가지고는 다시 들어와서 또 빌고,


그 모습을 보고 혁은 또 한번 분노가 일었다.


이번엔 무엇에 대한 분노인가?


홍란주....


영원....


자신....


혁은 다행히도 구치소에 가기 전에 돈 가방 주인과 합의를 하고 풀려났다.


그 합의는 홍 란주 그녀가 해 준 것이었다.


그 손님은 호텔의 최고 고객이자 란주네와 친분이 있는 모 기업의 사장이었다.


그래서 란주가 간청하여 서로 없었던 일로 하기로 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원장아버지가 앓아 누워있다.


힘찬이는 어린 아이들이 보고 있었다.


빽빽 울어대자 속수무책으로 쳐다만 보고 있었다.

 

 거멋게 누워있는 원장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이 모든 일이 다 자기 탓인 것만 같았다.


원장아버지의 손을 잡고 통곡을 했다.


남자로 태어나 처음으로 이렇게 시원하게 울어보나 보다.


그의 울음에 놀란 아버지가 눈을 떴다.


" 혁아, 난 괜찮아. 괜찮다니까. 늘 너 한텐 미안하구나. "


" 아니예요. 제가 잘못했어요. 다 제 잘못이예요."


아버지는 혁의 손을 꼭 쥐어 주었다.


그나저나 원장아버지, 병원비... 그리고 힘찬이 ....


이젠 타락하기도 힘든 상황인가?...


갑자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죽고싶다...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온 혁은 어디로 갈지 막막했다.


혁은 홍란주 에게 전화를 했다.


 호텔 방으로 찾아가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 호텔로 향했다.


그녀의 방은 이 호텔 VIP룸이었다.


그녀는 큰 거부감 없이 그를 불러들였다.


" 웬 일이야? "

 

" 책임을 지셔야죠?"

 

" 무슨 소리야? 무슨 책임. "

 

" 저를 타락시킨 책임이요."


" 술 한잔 주세요. "


그는 창가에 털석 주저앉으며 말했다.


순간 그의 기분이 엉망이라는 생각에 그녀는 잠자코 위스키 한잔을 건냈다.


" 앞으로 어쩔 셈이야? "


" ...... "


연거푸 석 잔을 마신 혁은 넋두리를 시작했다.


"  죽고 싶어요. "


그녀가 그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 "


다시 위스키를 병째 마시려하자 그녀가 제지를 했다.


" 그냥 좀 냅둬요. 지금 폭발 직전이니까. "


사납게 노려보며 그가 얘기한다.


그렇다고 봐 줄 그녀가 아니다.


그녀는 어떤 일에든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녀 역시 고집을 꺾는 스타일이 절대 아니었다.


" 그만 마셔... 이렇게 희석하지도 않 구 마시면 속 버려. "


" 나 좀 가만히 냅둬요. 미쳐 버릴 것 같아. "


그는 그녀가 빼앗은 위스키 병을 다시 뺏어 들었다.


그녀는 그가 하는 데로 그냥 내버려두었다.


그는 말없이 그렇게 한참을 마셨다.


얼굴에 술기운이 동하는 듯했다.


" 저 좀 어떻게 해 주세요. "


" 뭘? 내가 어떻게? "


이 젊은 남자에게 그녀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절 유명하게 해 주세요. 그 때 제 이미지가 좋다고 했잖아요. 절 좀 도와주세요. "


" 도와 달라 구... 내가 도와주면 혁씨는 나한테 뭘 해 줄 건데... 난 원래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하거든. "


그녀는 그가 특별히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특유의 사업가 적인 멘트를 달렸다.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던 그가 그녀에게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 지금 뭐 하는 거야? "


그를 밀어내며 그녀가 말했다.


" 당신이 절 원하는 걸 알아요. "


" 내... 내가 언제? "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뜨거워졌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의 몸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역시 재력과 사업수완이 있었다.


그녀는 정말 뛰어난 해결사였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그동안 혁이 힘들어했던 모든 것들이 단번에 해결이 되었으니 말이다.


수연이 병원비도 그동안 밀린 것을 전부 해결했다.


아이들도 그녀가 후원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혁을 옥죄어 오던 돈 걱정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그를 자신의 기획사에 소속을 시켰고 그렇게 그는 그녀의 빽을 등에 업고는 영원이 사는 집으로 오게 되었다.

 

 

 

 

 

 

 

~~~~  오늘은 집에 오는 길이 제법 쌀쌀하더라구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구요. 저도 감기가 콜록콜록....

            그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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