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소한데 완전히 기분 상하고 오래 기억되고, 막상 말하자니 내가 식탐부리는 걸로 보이는게 먹을걸로 차별하는거. 나는 아빠한테 그걸 너무 오래 당했다.
매주 주말, 가족 다섯이서 라면끓여먹을 때마다 동생들 다 떠주고 내 접시에는 항상 라면 부스러기들 떠있던거. 짜장라면을 끓여줘도 똑같이 하고 항상 나한테 배 안부르면 밥 비벼먹으라고 했던거.
애호박전 부치고 남은 계란물로 부쳐낸 지단, 계란 좋아하는 내가 보고 젓가락 뻗으니 내 젓가락 쳐내고 동생들 밥그릇에 올려준거. 나보고는 제일 큰언니 큰누나니까 안먹어도 되지? 한거.
열몇살씩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한살, 다섯살 차이나는 동생들이었다. 아빠가 자기들 눈 앞에서 나한테 이러니 나중에 나한테 당연하단 것처럼 똑같이 하더라. 계란 하나 삶아 나눠먹자더니 자기들은 흰자만 먹고 자기들 싫어하는 노른자 빼서 내 접시에 놔준 걸 보고 아, 너네도 이게 당연했구나 싶었다.
아빠는 엄마 눈 피해서 교묘하게 이랬다. 엄마가 정신없이 음식 날라줄 때에 늘 자기 젓가락 들고 우리에게 반찬 나눠줬다. 바쁜 엄마 눈에는 아빠가 애 셋 전부에게 음식 떠주는 모습만 보였겠지.
우리집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아빠가 지금 아무리 잘해줘도, 타지에서 지내다가 내려온 딸 반가워해도, 나는 아빠만 보면 늘 그때가 생각난다. 내 차례엔 집게로 집히는 면이 없어서 국자로 뜬 부스러기를 떠 내게 내밀던 그때가. 계란 지단에 젓가락 뻗는 나에게 콱 진짜 라고 윽박지르며 동생들에게 나눠준 그때가.
그때 그 시간들이 나를 라면 끓일 때 부스러기 넣기 싫어 입에 다 털어넣어버리고, 애호박전은 쳐다도 안보는 이상한 인간으로 만들었다.
남들 보기에 별것 아닌 것들이라서, 내가 식탐부리는 돼지같은 사람으로 보여서 부모한테도 말 못해서 늘 속에 담아만 두던 것들을 오늘 식당에서 애호박전 나온걸 보고 어딘가에는 털어놓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