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하자 더불어민주당은 7일 "내란수괴 석방이 웬말인가"라며 검찰에 즉시 항고할 것을 촉구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이번 법원 결정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심판과는 전혀 무관하며 탄핵 심판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사 출신인 박균택 의원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은) 구속 기간 계산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해석 차이에서 생긴 절차상 문제"라며 "윤 대통령 탄핵 사유가 있느냐 없느냐의 실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부실 수사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법원이 공수처의 문제를 지적하거나 잘못을 인정한 게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윤 대통령) 구속에 관한 해석 문제이지, 공수처를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7일 구속 상태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이 낸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법원은 윤 대통령의 구속 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됐다고 봐야 한다며 구속 기간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체포적부심사를 위해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기간을 구속 기간에 산입하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속 기간에 불산입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신체의 자유, 불구속 수사 원칙에 비춰 피의자에게 유리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설령 구속 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된 것이라 하더라도 구속 취소 사유가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또한 공수처 수사 범위에 내란죄가 포함돼 있지 않고 공수처와 검찰은 서로 독립된 수사기관인데 아무런 법률상 근거 없이 형소법이 정한 구속 기간을 서로 협의해 나눠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신병 인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구속취소 결정을 하는 것이 타당하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관련해 검찰의 석방 지휘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윤 대통령에 대해 석방 지휘를 하지 않고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할 경우 집행정지 효력이 발생해 윤 대통령이 곧바로 석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형사소송법 97조에 따르면 구속을 취소하는 결정에 대해서 검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또 형소법 410조는 즉시항고가 제기되면 재판에 대한 집행정지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과거 법원의 구속 집행정지 결정에 대해 검사가 즉시항고할 수 있도록 한 형소법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측은 구속 취소 역시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해석이 분분해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석방되지 않는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만난 김현(61)씨는 윤 대통령 석방 소식에 "사실이냐"고 여러 차례 되물으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구속 절차에 문제가 있다면 피의자 인권 문제도 있으니 법원이 석방을 결정했을 수 있다"면서도 "엄연한 헌법 위반인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책임을 묻는 탄핵 심판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구속 취소 결정이 탄핵 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모(34)씨는 "근무 중에 석방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다들 구속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우두머리' 격인 대통령이 석방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탄핵 심판 결과에도 영향을 주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찬반을 둘러싼 갈등이 더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기자에게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는 듯 한참 뉴스를 찾아보던 신윤우(48)씨는 "가뜩이나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풀려나온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하고 지지자들이 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해 온 지지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모(70)씨는 "(체포와 구속에) 절차상 문제가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며 "지지자들도 결집할 것이고 당연히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석방 소식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도 들썩이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에선 '구속 취소'가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차지했고, 이용자들은 "당연한 결과"라거나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라며 분분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