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린이집 13년차 교사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설레이면서도 떨리는 마음으로 첫 담임교사가 되었을때가 기억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의욕만 앞섰지 참 부족한게 많았습니다.
그 시절엔 저의 실수에도 학부모님들께서 다독여주시고 늘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고 싶었지만 늘 부족하여 작아질때마다 아이들의 사랑한다는 한마디, 학부모님들의 응원에 더 용기를 내고 좋은 선생이 되어야겠다며 다짐을 했습니다.
가끔 오해가 있을때 큰 목소리로 전화를 오시는 날도 있었지만 다시 전화오셔서 너무 속상해서 실수한 것 같다며 같이 전화기를 붙들며 울었던 기억들이 나네요.
그 시절은 아이가 상을 받아갈때면 직접 부친 부침개를
원에 돌리셨고 선생님들은 서로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양한 교수법을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여름 물놀이 날이면 아이들과 어린이집 정원에서 같이 호수로 물을 뿌리며 물놀이를 하였고 졸업식때는 아이들과 저 학부모님 모두 서로 부등켜 안고 울었습니다.
아이들은 졸업후에도 추억을 되새기며 친구들과 원에 놀러왔고 어떤 아이는 이사간 새 집을 찾지 못했을때 도와달라며 원에 찾아와 저에게 안겨울었습니다.
한 저의 첫 제자는 저에게 저를 보고 선생님을 꿈꾼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때는 참 원이 사람 냄새가 나고, 선생님이라는 제가 자랑스러웠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교사라는 제가 한 없이 작아지고 부끄럽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하거나 신나서 조금이라도 흥분하면 다칠까봐 심장이 떨립니다.
아이가 혼자 다리에 힘이라도 풀려 넘어진다면 교사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로 사고경위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생활지도를 하다가 아이의 마음이 상하거나 억울한 마음이 들게했다면 아이에게 사과하라는 요청도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다툰다면 두 학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이 싸우는 모든 순간을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누어 누가 더 잘못하였는지 시시비비를 가려주실지도 모르니까요.
하루는 키즈노트(전자 알림장)을 보는데 저의 모든 답변이 죄송하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저는 어쩌다가 죄인이 되었을까요?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예를 들어 아이가 장갑을 두고 갔거나 감기약 투약을 잊은 날)저는 진짜 죄인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인지능력이 떨어지거나 교사로써의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되었죠. 어떤날은 아이를 낳아보지 못해 인정머리가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매해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교사들이 상처받아 떠나가는 경우를 수없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을 잡지 못했습니다.
이제 능력있는 교사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심경을 거스리 않고 아이가 웃는 활동 사진을 하루에 수십장씩 찍을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교육가치관을 갖거나 교수법은 연구하는 것은 아마 건방진 교사라 평가받을지 모릅니다.
아이들은 다쳐보며 다치지 않은 법을 배웁니다.
싸우고 상처받으며 타인을 공감하고 사과하는 법도 배웁니다.
아이들은 사랑 속에서 성장합니다. 선생님의 눈빛, 손길속에서 사랑을 느낍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추억은 아이들이 힘들때 버틸 수 있는 힘입니다.
어쩌면 저는 키즈노트 알림이 울릴때마다 두근거리고,
자다가도 억울하여 눈이 번쩍 번쩍 떠지고,
매일 매일 어깨가 움츠려들지만
다시 세상이 변할거라는 미련으로.. 못 떠나고 있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