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그는 사랑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지친 삶에 찌들어 있는 제게 웃음을 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죠
네. 사랑했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사랑을 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될줄도 모르고 겁도 없이 제 맘을 다 보여줬습니다.
많이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호감형 미남. 웃는게 예쁜 남자
그리 큰 키는 아니였지만 적당히 내 눈을 맞춰주던 남자
나이가 많진 않았지만 생각이 깊어 나에게 많은걸 가르쳐줬던 남자였습니다.
제가 태어나 아빠 다음으로 온통 가슴으로 사랑했던 그런 남자였습니다
시작 역시 순조로웠습니다. 긴 시간동안 마음을 조리며 고백을 기다린것도
아니였고 우리 둘다 사랑하는사람이 있던것도 아니였으니까요
같이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사귀는데까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쩌자고 .. 정말 어쩌자고 그렇게 무서운 사랑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마음이 시키는데로 마음이 향하는곳으로 따라갈 뿐 별다른 생각 없었습니다.
그렇게 남들과 크게 다르지않은 사랑을 하는 그저 평범한 커플이였습니다.
다른게 있다면, 전 평범한 학생 그는 연예인 지망생이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가수 지망생이였고, 이름만 대면 대부분
안다는 기획사의 연습생이였습니다. 한달에 한번은 꼭 직접쓴 가사로
녹음한 곡을 들려주던 자상한 사람이였고, 꿈을 위해 열심히인 사람이였습니다
그런 그가, 꾸밈없고 때묻지않은 그가 하루가 다르게 좋았습니다.
'평생' 이라는 말도 아까울 정도로 그를 많이 사랑했습니다.
많지 않은 나이에 그를 만나 어른스러운 사랑은 아니였을지 몰라도
우린 우리만의 방식대로 깊은 사랑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사귄지 2년이 다 되갈때쯔음, 곧 있음 데뷔를 앞두게 된 신인 그룹의
멤버가 되있는 그를 여전히 전 사랑했습니다. 그 역시 절 사랑해줬구요
만나는 시간이 적어지고 통화 시간이 짧아지고 문자 횟수가 줄었지만
변함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변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던걸지도 모르구요.
데뷔를 4개월 앞둔 어느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여자였구요 그의 이름을 언급하며 한번 만나고 싶다 말했습니다.
만나고 싶지 않다 말을 했지만 꼭 들어야할 말이라고 그여자는 여러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를 보냈고 그여자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약속을 잡고 만나게됐습니다.
화장을 진하게 하긴 했지만 어린 티가 나는 여자였어요 분명 저보단 어릴거란
생각이 들만큼요 자리에 앉아 무슨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그 여자는 제게 말했습니다
그와 헤어져 달라구요. 기가 막혔습니다 2년이에요 2년. 짧게 사랑한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흔한 싸움도 많지 않았고 웃는날이 더 많았던 우리였는데 헤어지라뇨
황당했습니다 이유나 물을까 했지만 그럴 가치 조차 없겠단 생각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여자 역시 잡지 않았기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그에게 따로
말하거나 그런것도 없었구요 알아봤자 서로 편할거 없단 생각이였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날 그 여자가 또 다시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딱 잘라 거절했어요
만날 이유없고 다신 연락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그여자 하는말이
나오기 귀찮으면 주소를 불러달면서, 저희 집 앞으로 오겠답니다.
기가 막혀서 언성 높이며 싸우다가 만나서 끝장이라도 볼 심산으로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고 멀리 나가고 싶지 않아 동네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만나자 마자 제가 먼저 말을 꺼냈어요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냐고 이유라도 제대로
말하고 이러던가 아니면 그만좀 하시라고 그랬더니 첨엔 아무말 안하더라구요
보잘땐 언제고 왜 이러나 싶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그 여자를 좀 다그쳤는데
갑자기 우는겁니다. 일단 울기 시작하니까 뭐 화를 더 낼수도 없고 달래기 시작했습니다
달래야 대화를 하든가 할테니까요 한참을 이유도 모른 체 그여자를 달랬고 그제서야
진정이 좀 됐는지 그여자가 죄송하단말을 시작으로 충격적인 얘길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아이를 가졌답니다. 그러니 헤어져달랍니다. 저만 아니면 될거라고 합니다.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라뇨. 그는 만으로 치면 아직 10대인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아이라뇨 그것도 어려도 한참 어릴것 같은 여자 아이라뇨..
당황해서 아무말 못하는 저에게 그 여자는 눈물로 호소를 했습니다. 네 솔직히
동정심에 흔들립디다. 같은 여잔데. 그사람의 아이를 가졌다는데. 나만없으면
될거라는데.. 화도 났지만 다시 연락주겠다는 말만 하고 자리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에게 곧바로 전활 걸었지만 바로 끊어버리고 연습중. 이라는 세글자 문자 한통 달랑
오네요 집으로 돌아와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해할수 없었고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있는 일인데 계속 피할순 없잖아요 아기를 가졌다는데.. 어떡해요
그냥 헤어지기로 마음먹었고, 차마 그를 만나 얘기할순 없어 문자로 이별을 고했네요
헤어지자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좋은사람 만나라고 우린 여기까진것 같단 문자를
보내고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 울다 지쳐 잠들고 다음날 눈떴을땐 그에게서 단 두통의
전화와 한통의 문자가 와있었습니다. 문자 내용은 뭐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니가 원한다면
그러자고 잘지내라는 그런 내용이였습니다. 헤어지잔건 저였는데 왠지 버림받은것같은
더러운 기분에 아침부터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렇게 친구들의 위로와 술로 간간히
버티며 나름 씩씩하게 잘 지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한달 두달 지나니 살만 하대요 그 사람 이름을 들어도 바로 눈물이
떨어진다거나 머리가 하얘지거나 그런것도 나아졌구요. 그러다 그의 친구라는 이유로
한동안 만나지 않았던 친한 동생녀석과 오랜만에 술자리를 갖게 됐죠
자연스레 안줏거리처럼 그의 얘기가 오갔고 어떻게 지내냐고 물었죠 잘지낸대요
데뷔가 코 앞이라 눈코뜰새없이 바쁘신 몸이래요 벌써부터 팬관리 하느라 정신없을
거래요. 그러냐고 잘지낸다니 다행이란 말과 함께 궁금했습니다. 그의 아이를 가졌다던
그여자가. 솔직히 말하면 그여자보단 그 뒷이야기들이 궁금했던거죠 물었습니다.
그얘기를 했죠 어차피 지난일이니까요 그여자가 찾아왔던 일부터 헤어지게 된 이유까지
다 얘기하게됐어요 그러니까 그녀석이 그러는거에요 잘 헤어졌대요 어차피 자격없는
새끼고 맞아 죽어도 싸대요 친구라는 녀석이 그래요 그래서 말을 왜 그렇게 하냐고
슬쩍 화를 냈더니 저랑 헤어지고 얼마 안가 바로 여자친구 생겼구요 임신 했다던
그 여자한테 협박해서 강제로 낙태하게 만들었대요 그렇게 사랑했던 그가, 내게 너무도
친절하고 한없이 다정하던 그가 그런 사람이였대요 헤어지길 백번 잘했다고 연신
말하던 그의 친구녀석.. 한참을 핏대 세우며 얘기하다가 헤어졌습니다.
설마 그가 그럴줄은 몰랐는데, 왠지모를 배신감까지 들었습니다. 왠지 속은것같고
어차피 뭐 우린 끝난 사이지만 왠지 내가 화나고 그 여자가 괜히 불쌍하고..
그런 그를 사랑했던 제가 너무 밉고 싫어질 정도로 화가 났습니다.
그렇게 그를 증오로 가슴에 묻었을때쯤 데뷔를 했네요 네 나름 아이돌 그룹입니다.
뭐 나름 잘나가네요 여기저기 많이 나옵니다. 기획사가 커서 그런지 많이 밀어주나보죠
보고싶지 않은데 자꾸 나오니까 보게 되네요 네 여전히 목소린 좋네요 여전히 웃는건
이쁘구요 여전히 다정해보이네요.... 여전히.... 여전히 그는 가면을 쓰고 있는거겠죠.
한 여자의 아이를 협박으로 지우게 만들었던 그가 아무렇지 않게 티비에 나와
노래를 부르고 천사표를 하고 나와 얘길 하네요 볼때마다 치가 떨립니다.
그래요 그런 그의 실체를 모르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합니다.
메스컴에 비춰지는 그는 한없이 착하고 귀여운 남자니까요 TV 속 그는 분명 제가 봐도
누구 보다 매력있는 사람이니까요 답답하네요 하... 너무 답답해서 이런 곳에
이렇게 두서 없이 글을 쓰고 있지만 정말 답답해서 그런거니까 이해좀 해주세요
그리고 많은 스케줄로 바쁘겠지만
혹시라도 이글을 보게될 그에게 몇마디만 할게요
니가 봐도 니 얘긴지 딱 알겠지? 세상에 완전한 비밀 없는것도 알지?
어때 니가 그렇게 원하던 꿈 이루고 나니까 좀 살만하냐?
니가 그렇게 원하던 무대에서 니 좋다고 소리질러대는 애들보니까
이제 어깨에 힘좀 들어가? 최악이야 너. 사람이 어떻게 그래?
내가 헤어지자고 했을때 별말없이 오케이 한거 그건 신경도 안써
내가 지금 화가 나는건 그 여자 니 아이 가졌던 그 여자에 대한 니 행동이야
티비에 나와서 온 세상 천사 다 모아놓은것같은 표정 하지마 토나올것같으니까.
난 길다가다 혹은 친구들과 들어간 카페에서 니가 부른 노래 나오면 속이 다
뒤집히는 느낌이야 니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지켜봐서 다 아니까
차마 망해버리라는 말은 안할께 그냥 앞으로는 개념좀 챙기고 살자 응?
그는 연예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