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조금은 충격적이고 긴 얘기를 해볼게.
그리고, 미리 말하지만 나는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최대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부탁해.
나는 예술 쪽에 종사하는 사람이고, 내가 사겼던 사람도 같은 예술 쪽에 종사하던 사람이야. K라고 할게.
같은 회사를 그만둘 때쯤, 연애를 시작했었고, 그 이후에 내가 다니던 대학원을 추천을 해줘서 대학원도 같이 다녔었고, 서로 왠지 모르게 비밀연애를 이어나갔지. 나는 사실 모두에게 밝혀도 상관없었지만, K는 구설수에 오르는게 싫다면서 모두에게 얘기하기를 꺼려했어. 찝찝한 기분이었지만,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 것 같아. 가장 친한 친구, 가족은 모두 알았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몰랐어.
나는 워낙 워커 홀릭이었고, 서로 사는 지역도 멀어서 일주일에 한번, 길게는 한달에 한번 만나면서 만남을 이어나갔고, 중간 중간에 행복했던 일도 있었지만 거짓말을 뻔뻔하게 자주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내 마음 속에 항상 의심은 있었던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고, 예술 관련해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친한 동료이자 연인이라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많은 커플들처럼 3-4년차에 권태기 같은 고비가 있었지만, 고비를 잘 이겨내고 7년차가 되던 해에 나는 유럽으로 공부를 하러 가게 되었어. 내가 없는 동안 충분히 여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난 고려를 했었고, 솔직히 이야기 하기도 했어.
나: “만약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최대한 빠르게 얘기해주기로 하자. 너무 슬플 것 같지만, 거짓말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
어떻게 보면 나는 이미 K를 너무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싶고 믿고 싶었을수도 있지. 아니면 걸리지 않길 바랐을 수 도 있어.
유럽은 학기가 9월에 시작하는 학교가 많아. 그래서 8월쯤 내가 유럽으로 떠났고 유럽에서 나는 사실 처음 자취를 시작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편안한 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됬었어. 그게 결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고, K한테 자연스럽게 그런 얘기를 꺼냈던 것 같아. 근데, 유학 가기 전에 이야기를 나눴던 태도랑 감정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 가기 전에는 차차 계획을 세워보자더니 그때는 결혼을 안하고 살아도 되는 것처럼. 아직 멀리 남았다는 뉘앙스를 풍기더라고. 내가 커리어에 욕심이 많기 때문에 졸업하고 나서 1-2년 레지던시나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는 옵션도 있어서 그렇겠거니 단순히 생각했던 것 같아.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원래 겨울이나 봄 쯤에 K가 오려고 했었는데, 계속 여러 이유로 오지 않더라고.
예를 들어, 팔이 부러지거나 돈이 없고, 취업 준비를 하고. 납득이 되는 이유라 넘어갔던 것 같아.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야.
여름방학이 되서 나는 몇일 전에 한국에 들어왔고, 가장 친한 친구가 임신을 해서 맛있는 거 먹자고 같이 만났어.
근데 예전에 K, 나, 친구, 남편 이렇게 술마신 적이 몇번 있는데 그때 친구 남편이랑 K랑 번호 교환을 한거야.
그리고, 친구 남편이 내가 유학가고 얼마 안되서 K의 프로필을 확인했는데 어떤 여자랑 손잡고 있는 사진이었고, 내 친구가 조심스럽게 나한테 물어보더라고. 이거 K가 맞냐고. 잘 만나고 있는것 같은데 괜히 걱정이 되서 물어본다고.
거기서 나는 바로 이렇게 이야기했어.
“다행이다”
그리고 속으로는 이제 헤어질 수 있겠다.
어떻게 해야할지 순간적으로 고민이 많았지만, 그 순간은 만나고 싶지도 않더라고.
대신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몰랐고 친언니한테 전화해서 얘기를 했어. 언니는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했고, 너무 완벽한 물증에 내가 시간을 내고 참아서 주말이나 몇시간을 기다려서 걔를 마주할 용기도 안나고…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했고,
바로 물어봤어.
다음은 전화 내용의 일부야.
나: “여자친구 있어?”
K: “아니?”
나: “그럼 카카오톡 프로필은 뭐야?”
K: “카카오 프로필 어떤거?”
나: “여자랑 손잡고 있는 프로필”
K: “…”
K: “어 사실. 있었어.”
나: “언제 부터 만난거야?” (알면서 물어봄)
K: “최근에 사실 만나게 됬어…”
나: “이 프로필 꽤 오래 전부터 있던거 알고 물어보는 거니까, 거짓말할 생각하지마.”
K: “사실 작년부터 연락을 했었고 만난지는 1년 정도 됬어”
…
초반 내용은 대충 이렇고, 어디서 만났는지 부터 자세하게 얘기하는게 나에 대한 존중이니까 자세히 얘기해달라고 했지만, 당황했는지 학원에서 K는 강사로, 그 여자친구는 학생으로 만났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남자친구가 있던 상황에 남자친구 욕을 들어주다가 사귀게 되었고, 그리고 여자친구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것 같더라. 그 여자. 만약에 알고 만났다면? 그럴 수 있나? 그리고 이번이 한번이 아니었더라...휴... 중간에 계속 말이 바뀌는 바람에 뭐가 진실인지도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그 여자한테 연락해서 말해주고 싶은 심정인데,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문제다.
주변 친구들이 왜 신경쓰냐고 하지만… 내 심정은 절대 잘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
어떻게 생각해요. 다들…
+ 우리 가족은 서울에 살아서 자연스럽게 K에게 밥도 사주고, 잘 대해주려고 했지만 K는 지역이 울산이고 동생이 내향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이유로 한번도 소개시켜준 적도 없다. 나는 그것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 한 적도 있고.
“우리 가족은 너에게 환대해주지만, 나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한다. 서운하다.”
K는 당연히 어떤 행동도, 솔직한 말도 하지 않았지. 그리고 나는 그게 큰 신호였을 텐데, 왜 지나갔을까.
좋아해서 멍청했었던 나에게 미안할 뿐이야.
++마음이 안좋아서 조금 횡설수설, 반말 왔다갔다 한 것 같은데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의견이 많이 달아주면 평소 행실이나 바람피는 사람의 평소 행동을 공유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