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등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29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법원은 특검의 한 전 총리 구속영장 청구를 지난 27일 기각했는데, 특검은 기각 이틀 만에 한 전 총리를 기소했다.
내란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혐의로 한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계엄을 선포할 당시 국무회의를 소집하자고 건의하는 등 불법 계엄의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도록 도움을 줬다는 혐의를 받는다.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문을 선포 전에 미리 확인하고도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등에서는 보지 못했다고 증언하거나, 계엄이 끝난 뒤 허위로 작성된 사후 선포문에 서명하고 이를 불법으로 폐기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을 견제·보좌하는 등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돕는 등 그의 혐의가 가볍지 않다고 보고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중요한 사실관계 및 피의자의 일련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와 관련하여 다툴 여지가 있다”며 특검의 청구를 지난 27일 기각했다.
특검이 영장 기각 후 이틀 만에 한 전 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바로 재판에 넘긴 것은 그 법적 평가를 본 재판에서 다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한 전 총리는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오히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 동조 행위를 했다”며 “이와 같은 행위는 한 전 총리의 공직 이력 등에 비춰 12·3 비상계엄도 기존 쿠데타와 같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기자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