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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없는 24살 지방대생의 기록

쓰니 |2025.09.02 18:53
조회 300 |추천 0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냥 24살 지방대생의 비루한 인생 이야기야.

요즘 그냥 새벽에 잠도 안오고 인생에 현타도 오고 해서 두서 없이 적은 글인데 이상하더라도 이해해줘.






어렸을 때의 난 내가 영재인 줄 알았다.
남들 열심히 공부할 때, 영단어 열심히 외울 때 나는 한번만 슬쩍 보면 다 외워졌으니까.
그래서 놀 땐 놀고 수업은 대충 잘 듣는 느낌이었다. 중학생때까지는 그렇게 해도 별 무리가 없이 전교권이었다. 지역에서 꽤 공부한다는 고등학교를 가자마자 난생 처음 모의고사를 쳤고 공부도 안한 난 3등급을 맞았고 그게 충격이었다.
그래서 뭐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수업은 초반엔 따라갈만 했다.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들의 수업진도가 이상하게 빨라졌고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았던 나는 이해가 조금씩 안되기 시작했다.
보통의 학생이 아닌 미리 진도를 빼 온, 학원을 다닌 애들 수준에 맞춰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는 수업 내용이 이해가 안됐고 어린 시절부터의 습관처럼 난 그냥 공부를 안했다. 정말 지독하도록 안했다. 교과서를 핀 날보다 안핀 날이 더 많았다. 그렇게 허영부영 수능이 다가오고 나는 인생에서 가장 큰 절망감을 맛보았다. 공부도 안한 내가 이런 절망을 느껴도 되나싶을 정도로 3시간 정도를 초등학교 운동장을 돌며 울어댔다. 나는 재수를 하고 싶었다. 내 모든 걸 갈아넣어보고 싶었다. 그런 경험을 하고 싶었다. 내가 진짜로 공부한다면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을 지 궁금했다. 그런데 우리 집은 가난했다. 재수비를 지원해주지 못할 정도의 가난이었다. 나는 재수는 절대 안된다는 부모님의 말 때문에 다니기도 싫었던 지방대에 원서를 넣었다. 나는 합격은 했지만 학교를 다니기 싫었다. 마침 코로나 시기여서 학교도 안가서 나는 강의를 틀어놓고 게임을 해댔다. 미래는 생각도 없이 난 시험도 안쳤다. 그리고 1학기가 지나고 난 도피하듯이 군대로 도망쳤고 전역 후에도 재수 생각이 난다면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거의 히키로 지내던 난 군대도 좀 힘들었지만 무사히 전역을 했다. 그럼에도 재수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돈이 없으니 나는 일단 돈을 모았다. 군대 500+ 노가다 2000
2500 정도를 모았다. 정말 죽은 듯이 숙식노가다를 했다. 그 안에서 별별 욕설을 들으며 버텼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을 때, 재수에 대한 마음조차 희미해졌을 때 이렇게 살아선 안되겠다 싶어서 재수를 한다고 부모님이 아닌 누나들에게 말했다. 나는 누나가 2명 있다. 그래서 누나들한테 난 이 정도 모았고 재수할 거라고
그런데 둘 중 한 누나가 극구반대를 했다.
그 나이에 그러는 게 아깝지 않느냐고
다른 걸 할 수도 있는데 너가 진짜 대학에 가고 싶은 건지 실패를 해도 되는지
등등 그런 것들에 대해 1~2시간 정도를 내내 얘기했다. 정말 굳건한 마음이었는데
그것또한 정체성이 희미해져갔다.
나는 꿈이 없었다. 그렇기에 가고 싶었던 학과도 없었다. 그런 식으로 계속 생각해보니 내가 대학에 갈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결국 수능을 본다는 생각을 접었고 1년 정도를 이 알바 저 알바를 다 해봤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하고 싶은 게 뭔지 알고 싶었다. 어렸던 나는 그 큰 돈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 주식에 손을 댔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반토막.. 할 줄도 모르는 주식을 하겠다고 처음엔 2500에서 100만원 벌고 50만원 버니 내가 주식의 신인줄 알았다. 그리곤 한달도 채 되지 않아서 내 돈이 절반이 되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나는 주식이라는 이름의 도박을 계속해댔다.. 알바로 번 돈을 계속 물타기를 해서 손실이 더 커져버렸고 이제는 거의 깡통 신세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던 나는 알바를 그만두고 부모님의 강요로 군대 가기 전에 휴학했었던 지방대를 복학했다..
원래는 내가 학비를 내면서 다니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현재는 24살 지방대 2학년인데 그때 수능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아직도 가슴 언저리에 남아있다..

그때 날 응원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지금 내 상황은 바뀌었을까.. 오늘도 나는 한숨을 쉰다.
왜 그랬을까.
한번이라도 도전해볼걸.

비루한 지방대생의 어리석은 한숨을 쉰다..



(끝으로 지금도 내가 대학을 다닌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 하나 안한 내가 수능도 찍어서 냈던 내가 돈만 주면 대학을 다닌다는 게.. 그것도 4년제
이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안에 나는 열등감 속에서 또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대로면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살아지는 삶을 살 것만 같아서 하루하루가 잠에 들기가 싫다.
내일이 기대되지도 않고 언제나 가슴이 답답하다.
글을 쓰고 이상한 부분이 있나 다시 보는데 내가 정말 x신 같다. 누나탓 하기도 싫고 어디에 말할 수도 없어서 여기에 풀어본다. 나는 왜 이렇게 살까)



내 지금까지의 이야기다.
수능을 제대로 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한심한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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