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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과학 전람회 대표작 선정 공정성 의구심 <‘태극기 게양 각도’ 실험, 과연 타당한가?>

neo1004 |2025.09.10 15:20
조회 75 |추천 0

1. 의문


 올해 5월 23일 광주광역시 ‘창의 융합 교육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제39회 광주광역시 과학 전람회 물리 분야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러 작품 가운데 초등학생의 출품작 하나가 다수의 영재고등학교 작품을 제치고 물리 분야 ‘시 대표작(특상)’으로 선정된 것입니다. 해당 작품의 주제는 “우리 집 난간에 펄럭이는 태극기는 안전할까?”로, 아파트 난간에 꽂은 태극기 게양대의 각도와 안전성을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작품에 국기 게양에 관한 기본 상식과 과학적 법칙에 관해 다수의 오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광주시 대표작으로 선정한 심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과학 전람회는 전국적으로는 71년 동안 개최되는 대한민국 과학 인재 양성의 요람이고, 이를 위해 지역 예선으로 매년 광주시 교육청이 39년째 주최하는 권위 있는 대회입니다.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 교수 등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작 그 심사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구심이 가중됩니다.



 


2. 무엇이 잘못됐나?


 물리 분야 시 대표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태극기 게양대의 벽면 각도에 따른 태극기 펼쳐짐과 안전성을 실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작품에 담긴 몇 가지 주장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아 보입니다:


 가. 국기 게양 각도 기준 오류 : 해당 작품은 국기의 각도는 지면을 기준으로 0°라는 전제를 둔 것입니다. 하지만 국기 게양 각도는 건물 벽면 즉 지면과 수직을 기준으로 하므로 지면과 수직을 이루는 경우가 0°입니다. 예를 들어, 깃대를 벽에 바짝 붙여 수직으로 달면 벽과의 각도가 0°이고, 깃대를 지면과 평행하게 완전히 가로로 뻗으면 벽과 90°를 이룹니다. 시 대표작 포스터를 보면 전체적으로 선행 연구 논문의 결괏값과 실험값을 일치하려는 경향이 보이는데, 국기 게양의 기본 기준부터 혼동하다 보니 전체적인 실험값이 일상에 사용되는 국기 게양 방법과 다릅니다.


 나. 게양 각도에 따른 국기 펼침에 대한 주장 : 작품에서는 깃대 각도가 30°보다 작으면 태극기가 100% 펼쳐지며, 각도가 커질수록 깃 면이 펄럭이는 면적이 급격히 감소한다고 서술했습니다. 이는 위 ‘가. 국기 게양 각도 기준 오류’에도 해당합니다. 시 대표작에서 제시한 기준으로 살펴보면 30°일 때 100% 펼쳐짐, 45°에서 약 15% 감소, 60°에서 35~46% 감소 같은 수치까지 제시했는데, 이는 현실의 물리 법칙과 맞지 않습니다. 바람이 거의 없는 정적 조건에서는 어떤 각도에서도 태극기는 아래로 늘어질 뿐이고, 일정한 바람이 있으면 각도가 작아도 (즉 깃대가 거의 수직에 가까워도) 태극기가 완전히 펄럭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각도가 크면(깃대가 수평에 가까워지면) 오히려 태극기가 아래로 처지기 때문에 펼쳐지는 면적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그 감소 비율이 작품 주장처럼 일정 각도마다 정해진 비율로 감소한다는 법칙은 근거가 불분명합니다. 실제로 같은 규격의 태극기와 난간 깃대 세트를 각각 약 30°, 45°, 60°로 설치해 관찰하면 작품 주장과 같은 극단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작품에서 제시한 실험값은 삼각함수인 ‘cos θ’를 잘못 적용한 듯한데, 이러한 계산과 결론은 자연법칙에 부합하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3. 올바른 국기 게양 각도와 안전성 상식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각도로 국기를 다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관련 정부 지침과 기술 자료를 통해 상식을 알아보겠습니다.


 가. 아파트 난간 국기 게양대의 일반적인 각도 : 국내 아파트 발코니에 설치되는 태극기 거치대(깃대)의 각도는 통상 벽면 기준으로 30° 정도 기울어진 각도가 흔합니다. 왜 30°일까요? 전문가들은 몇 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1) 약한 바람에도 깃 면이 난간이나 벽에 달라붙지 않고 펄럭일 수 있습니다.

  2) 난간 높이(약 1.1m)와 깃대 길이(약 1.2m)의 조합에서 30° 기울이면 태극기가 아래로 드리워져도 보행자나 차량 운전자 시야를 크게 가리지 않습니다. 

  3) 벽에 고정한 앵커(브래킷)가 받는 굽힘 하중이 45°나 60°로 설치할 때보다 작아 구조적으로 더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즉, 30° 안팎의 각도가 안전과 기능 면에서 최적의 절충점으로 통용되는 상식입니다. 실제 시중에 판매되는 국기 깃대 브래킷도 벽에 대해 30° 고정으로 제작된 것이 많으며, 최대 45° 이내로 제작되었습니다.

  4) 벽면 기준 60°의 가파른 각도의 문제 : 깃대가 벽에서 너무 가파르게 솟구쳐 60°(시 대표작에서 제시한 가장 효율적인 게양 각도인 30°)에 달하면, 태극기가 벽에서 멀어져 바람을 더 많이 받는 대신 펄럭임 폭이 커져 깃대가 크게 흔들리거나 지지부가 파손되기 쉽습니다. 1980년대 미국 특허를 비롯한 해외 기술 자료를 보면, 건물 벽면에 국기나 배너를 거치하는 브래킷은 대개 0°(수직)·45°·90° 중 45° 경사를 표준 옵션으로 둘 만큼 45°가 하나의 기준 각도로 언급되는데, 45°를 넘기는 각도는 추천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일반적으로 30°에서 45° 사이 각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국기 게양대 설치의 관행적인 안전 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 정부의 공식 지침 : 작품에서는 국기 훼손 방지 측면의 행정 규정도 간과된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안전부의 「국기의 게양 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에는 “국기가 심한 눈·비와 바람 등으로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달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악천후나 강풍이 예상될 때는 아예 국기를 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해당 작품은 태풍이나 강풍 상황에서의 태극기 안전을 걱정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이러한 기본 수칙을 언급하거나 준수하지 않은 채 실험을 진행했다면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한 바람에 의해 태극기가 훼손되거나 날려가는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규정의 목적이므로, 과학 전람회 출품작의 요건이 되지 않습니다.



4. 심사 공정성에 대한 비판과 개선


 이렇듯 과학적 정확성과 현실성에 의문이 있는 작품이 어떻게 물리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될 수 있었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해당 작품과 경쟁했던 다른 작품들은 영재고등학생 등이 출품한 수준 높은 연구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오류가 있는 작품이 최고상으로 발탁된 것은, 심사 과정의 전문성 및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심사가 비공개로 이루어진 점도 투명성에 대한 아쉬움을 남깁니다.



5. 맺음말 : 투명하고 전문성 있는 심사를 바라며


 이번 광주 과학 전람회 사례는 교육 분야 경연의 심사 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환기하고 있습니다. 첫째, 심사 기준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검증이 필요합니다. 결과 발표 후라도 심사평이나 채점 기준을 명확히 공개하여 참가자와 대중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전문 심사위원의 책무성 강화가 요구됩니다. 단순히 교수 직함을 가진 전문가라고 해도 모든 분야를 완벽히 알 수는 없기에, 해당 주제와 연관된 전문 지식을 가진 심사위원 배정이나 외부 검증 절차도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학생들의 과학적 탐구력 향상을 위한 대회인 만큼, 과학적 정확성에 대한 평가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합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나 참신함도 중요하지만, 기본 원리와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제대로 걸러내는 심사 과정이 갖춰져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과학 전람회가 미래 과학자들의 꿈을 응원하는 장으로서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우리가 모두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공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회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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