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후반 여자, 남친이랑는 2년 정도 만났고 슬슬 결혼 얘기 나오는 사이예요.
남친은 진짜 괜찮아요. 착하고, 성실하고, 저한테도 잘해주고, 경제력도 막 나쁜 편 아니고요.
근데 문제는… 시아버지예요.
시아버지께서 막 스킨십을 하는게 습관인가 봐요.
딸이 셋인데, 큰딸 둘은 결혼해서 나가 살고, 막내는 아직 미혼인데요.
막내딸은 아직도 시아버지한테 안기고, 팔짱끼고, 무릎 위에 거의 걸터앉듯이 앉고 그러더라고요.
둘이 소파에 붙어 앉아 있으면, 저는 어딜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물론 딸이니까 그럴 수 있다… 머리로는 이해하려고 하는데
제 눈에는 너무 과한 스킨십처럼 느껴져요.
다행이라면 딸들이 다 저보다 어려서 그나마 조금 덜 불편하긴 한데,
그래도 제가 그 자리에 같이 앉아 있으면 기분이 묘해요.
그리고 그게 전부가 아니에요.
시아버지가 식사 예절이 진짜… 많이 힘들어요.
음식을 자주 흘리면서 드시고, 국물도 탁자에 튀기고,
쩝쩝 소리도 꽤 크게 내세요.
젓가락으로 음식 집으면서 입 앞에서 한참 머물렀다가
입으로 쏙 넣는데, 그 사이에 다 흘리고…
밥 먹다가 입가에 묻은거 손등으로 슥 닦고, 그 손으로 또 반찬 집고…
저는 옆에서 속이 살짝 울렁거릴 정도예요.
근데 더 힘든 건, 밥 먹으면서 꼰대스러운 말을 길게 늘어놓으실 때예요.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고 하시는데,
그래서 그런지 예전 회사 자랑, 자기 인생 성공 스토리,
요즘 젊은 것들은 어쩌고, 결혼은 어떻게 해야 하고,
여자는 남편을 어떻게 잡아야 하고 이런 얘기를 밥 다 먹을 때까지 들어야 해요.
한두 마디면 그냥 넘기겠는데,
거의 강의처럼 30~40분씩 계속 이어져요.
TV도 못 켜고, 딴짓도 못 하고, 가족들이 다 듣고 있어야 하는 분위기예요.
중간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면 괜히 눈치 보이고요.
가끔은 저한테도 은근슬쩍 선 넘는 말을 하세요.
제 어깨나 허리를 스윽 밀어주면서
'살은 너무 빼지 말고, 남자는 이런 스타일 좋아한다' 이런 뉘앙스 말이나
'애 낳으려면 허리, 골반이 튼튼해야 한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데
저는 웃어야 할지, 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 번은 설거지하려고 싱크대 앞에 서 있었는데
제 바로 뒤로 바짝 붙어서 지나가시면서
손으로 허리쪽을 톡 치듯이 치고 지나가시는데,
그때 소름이 쫙 돋으면서 '아 진짜 너무 싫다' 싶었어요.
남친이야 그걸 못 봤고, 시어머니나 막내딸은 익숙한 건지 아무 말도 안 하고요.
제가 예민한 건가 싶다가도, 집에 와서 생각하면 또 속이 부글부글해요.
시아버지랑 차 타고 이동할 때도 힘들어요.
운전하시면서 계속 뒷얘기, 정치 얘기, 옛날 회사 얘기,
요즘 MZ는 싸가지가 없다 뭐 이런 말들을 끊임없이 하시고,
제가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 내면
'그건 아직 어려서 모르는 거야' 이렇게 잘라버리세요.
근데 또 남친은 아버지한테 되게 효자예요.
아버지 말 잘 듣고, 존경하는 티도 많이 나고,
집에 갈 때마다 이것저것 도와드리고, 그 모습 자체는 또 좋아요.
그래서 더 혼란스러워요.
남친이랑 결혼하면 시아버지랑도 평생 이어지는 건데,
이 불편함을 안고 가도 되는지…
결혼하고 나서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버틸 수 있을까요.
제 마음속에서 이미 시아버지에 대한 거부감이 커져 있는데
이 싫은 감정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 법이 있을까요.
저 혼자만 이렇게 불편해하면 제가 이상한 사람 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남친한테 솔직하게 말하자니
시아버지 욕하는 느낌이라 입이 안 떨어져요.
저 같은 상황이면 언니들은 어떻게 하실지,
결혼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시아버지는 시아버지' 하고 적당히 거리두면서
마음 단단히 먹고 들어가야 하는건지…
솔직한 의견 듣고 싶어서 글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