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윤일봉. 영화 '홍도야 우지마라'(1964) 스틸. 출처|KMDB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원로배우 윤일봉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영화계에 따르면 국립발레단 출신 무용가 윤혜진의 아버지이자 배우 엄태웅의 장인인 배우 윤일봉이 이날 세상을 떠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된 가운데 상주로 이름을 올린 윤혜진 엄태웅은 슬픔 속에 빈소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활발히 활동해온 딸과 사위로 인해 자주 언급됐지만, 고 윤일봉은 1960~1980년대 스크린을 누비며 로맨스 영화 주인공으로 사랑받은 한국영화계의 대표 원로배우다.
1934년 충북 괴산군 출생인 고인은 1947년 영화 '철도이야기'와 1948년 '푸른 언덕' 아역으로 연기와 첫 인연을 맺었다. 1955년 민경식 감독의 '구원의 애정' 주연으로 배우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56년에는 연극 '협객 임꺽정' 무대에도 올랐지만 주무대는 스크린이었다.
평생 100여편의 영화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맡은 그는 신성일, 남궁원과 함께 1970년대 대표 미남 배우로 스크린을 누볐다. 서구적 마스크와 중후한 목소리, 부드러운 이미지로 사랑받은 윤일봉은 '은막의 신사'로 불리며 간판 멜로 배우로 사랑받았다. 멜로 외에도 선 굵은 이미지로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관록을 과시했다.
▲ 윤혜진(왼쪽), 윤일봉 부녀. 출처ㅣ윤혜진 인스타그램'애원의 고백'(1957), '행복의 조건'(1959), '사랑이 피고 지던 날'(1960) 등은 그가 출연한 대표 멜로물. '별들의 고향'(1974)에서는 신성일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내가 버린 여자'(1977), '내가 버린 남자'(1979), '바다로 간 목마'(1980) 등에서는 젊은 여주인공과 비극적인 사랑에 빠지는 중년 남자를 연기했다.
이밖에도 영화 '폭풍의 사나이'(1968), '여자 형사 마리'(1975), '초분'(1977) 등에서 폭넓은 배역을 소화했고, '애하'(1967), '여자의 함정'(1982), '가고파'(1984) 등 대표작도 남겼다. 최초의 한중합작영화인 '이국정원'(1958)에 출연하는 등 일찌기 해외 합작영화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고인은 배우 활동 이외에도 1998~1999년 제11대 영화진흥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영화계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썼다.
1984년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015년 대종상영화제 한국영화공로상을, 2021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공로영화인상을 받았다.
고인은 배우 유동근의 누나인 고(故) 유은이 씨와 1951년 결혼했다. 자녀는 2남1녀를 뒀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6시30분 엄수된다. 장지는 시안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