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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인가? 가구인가? 우리 집 오빠, 존재 자체가 홈데코템입니다”

o0핑크향기0o |2025.12.11 13:29
조회 20 |추천 0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출근하면서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저 오빠를 어디다 반납하죠?”

제 친오빠는 요즘 집에서 소파와 융합되고 있습니다.
진짜로요.
앉아 있는 게 아니라 흡수돼요.
쿠션이랑 색깔도 비슷해져 가고 있어요.
거의 인테리어 요소예요.
홈쇼핑에서 ‘게으른 오빠(슬리퍼블 에디션)’으로 팔아도 될 수준.

아침에 제가 머리 말리면서 서있으면,
오빠는 소파에 누워 딱 한마디 해요.

“조용. 지금 명상 중이야.”

명상?
눈 떠보니 넷플릭스 켜져 있던데 그게 무슨 명상이야.
그건 그냥 눈 뜬 채 낮잠이야.

엄마가 잔소리하면 오빠는 갑자기 CEO 모드 발동합니다.

“어머니, 저는 지금 제 인생의 브랜딩 전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브랜딩이요?
브랜딩은커녕 지금 이 인간은 ‘먹고 눕기’ 말고 브랜드 자산이 1도 없어요.
기여도는 ‘쓰레기 분리수거 한 번’이 전부.

제가 퇴근해서 들어오면 오빠는 늘 이 자세예요:
한 손은 과자, 한 손은 휴대폰, 그리고 발은 소파 등받이 위.
아빠도 못 따라할 자세예요.
거의 인간 고무줄이에요.

제가 짜증 나서 “야, 오늘 뭐 했냐?” 하면,
오빠는 아주 당당하게 말합니다.

“아, 나 오늘 바빴어. 레벨업 했어.”

뭔 레벨업?
게임 캐릭터 레벨업 했다는 거였어요.
오빠 인생 레벨은 0인데 게임 캐릭터만 85레벨이야.
인생 역전 순서 좀 바꿔라 제발.

근데 여러분… 이게 끝이 아님.
가끔 오빠가 제가 방 청소하면 와서 이래요.

“와… 너는 진짜 생산적이다… 부럽다…”

부러우면 따라 해, 이 양반아.
사람이 부러워만 하고 따라 하지는 않으면 그건 초코송이의 버섯 부분 같은 존재야.
있는데 쓸모는 애매함.

그래도 가끔 인간적인 면도 있어요.
밤에 제가 컵을 떨어뜨리면
소파에서 굴러오듯 일어나서

“괜찮아?”

라고 물어봐요.
오빠가 움직였다는 사실에 제가 더 놀라서 컵보다 제 심장이 먼저 깨져요.

요즘은 그래도 쓰레기 버리기, 과자 포장지 모아서 버리기 같은
Lv.1 퀘스트는 수행합니다.
제가 너무 칭찬해줘서 그래요.

“오빠 움직였다! 자연의 기적이다! 다큐 찍어야 된다!”

오빠는 부끄럽다고 하면서도 좋아하더라고요.
귀여운 구석이 조금 있는 건 인정합니다… 아주 조금.

여러분 집에도 이런 거대한 생존형 가구가 있나요?
없으면 축하드립니다.
있으면… 저랑 동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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