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에 대하여
이성목
세상의 모든 새끼들은
어미에게 거꾸로 매달려 있다.
박쥐는 저를 낳은 동굴 속에,
거미는 천장에
저를 키운 허공에,
나는 나를 일으켜 세운
세상의 바닥에 쩍 달라붙어 있다.
온 몸이 바닥이었던
어머니, 나를 버릴 수 없다면
끊어주세요. 탯줄
저 꼭대기에 걸어 주세요.
밤나무
쩍 벌어진 자궁에서
석 달 열흘 여문 죄가 후두두
떨어진다.
바닥에
잘 익은 내가
소복하게 쌓인다.
(다층 2001년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