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에 뭐든 다 해주고 싶은 여자를 만났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당시에는 몰랐지만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여자였다. 일이 조금만 늦게 끝나도 울고 화내고 난리가 났었고, 매일같이 보고 싶다고 조르곤 해서 차로 왕복 2시간 거리를 매일 다니기도 했었다. 여자친구는 외동딸에 늦둥이, 그리고 집도 굉장히 잘살아서 살면서 결핍이라는 게 없었고 조금도 타협을 하거나 이해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랑스러웠고, 외모 역시 아주 뛰어났고, 나를 정말로 많이 사랑해주었기 때문에 수도 없이 싸웠지만 서로를 놓지 않았다.
수 년이 지난 지금 와이프는 의외로 직장 생활에 적성이 맞아 직장을 잘 다니고 있고, 나는 직장을 다니다 (와이프는 집안일을 전혀 못하고 할 의향도 없으나, 모르는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 도우미도 쓰지 못함) 집안이 전혀 관리되지 않고 운전을 도저히 못하겠다 하여 매일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다 결국 내려놓고 전업주부가 되었다.
성취감은 없는 일상이지만, 나름대로 와이프 아껴주고 챙겨주고 귀여워 해주는 일상이 단조로우면서도 행복한 것 같다. 사랑해서 만나는 이와 결혼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결혼하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