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꽤 크게 인터넷 기사도 많이 나오고,
커뮤니티에서도 많이 돌았던 병원 관련 논란 사건이 있었어요.
병원에서 붙인 안내물이 문제 되면서,
그 병원 이름만 검색해도 “망해라”, “해당 직원 잘라라” 같은 말들이 쏟아졌던 사건이요.
저는 그 병원 경영지원부 막내 디자이너였고였고,
그 사건에 휘말렸던 내부 당사자였습니다.
그때 상황을 짧게 말하면 이랬습니다.
문제된 안내물 디자인은 제가 만든 게 아니었어요. 제 작업 스타일도 아니였구요.
제 사수였던 실무 책임자가 직접 작업했고 저는 지시 받고 출입문에 부착만 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터지자 병원 책임자는 “막내 직원 실수” 쪽으로 몰아가려 했고 실제 작업을 했던 윗사람도 발을 빼며 저를 탓하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저는 “제가 만든 게 아니다”라고 계속 이야기했고 결국 내부적으로는 그 사실이 받아들여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 사과도 없었고, 오히려 시말서를 쓰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20대 후반이었고, 막내였고, 직급도 낮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너무 무섭고, 억울하고, 버티기가 힘들었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까지 망가졌고 정말 괴로웠어요.
밖에서는 병원이 욕을 먹고 있었지만,
안에서는 그 화살이 제게로 옮겨오는 느낌이었고,
인터넷 댓글에서 “그 직원 잘라라” 같은 말을 볼 때마다
제가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결국 저는 시말서를 쓰는 대신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사건은 여전히 제 안에서 완전히 끝난 일이 아니에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아직도 가끔 그때 사건 기사들을 찾아보게 됩니다.
병원 이름을 검색하고, 그 시절 올라왔던 기사들을 다시 보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느낌이 들어요.
이미 몇 년이 지났고 제 삶은 많이 달라졌는데도,
그때 기억이 완전히 과거형이 아니라 아직도 현재형으로 남아 있는 느낌이 듭니다.
“나 정말 잘못한 거 아니었지?”
“그때 그렇게 욕했던 사람들은 지금 아무렇지도 않겠지…”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와요.
누군가에겐 그냥 지나갔던 인터넷 사건이었겠지만,
저에게는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고,
그래서 오늘 용기 내서 이렇게 제 입장을 적어봤습니다.
누굴 공격하려는 것도 아니고, 책임을 다시 따지려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그때의 저는 분명 열심히 일하려던 평범한 직원이었는데,
너무 큰 파도에 혼자 던져졌던 느낌이었고,
그 얘기를 한 번쯤은 털어놓고 싶었나 봅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있나요?
그냥 “그때 네 잘못 아니었다”는 말 한마디라도 듣고 싶었나 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