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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와 의절한 제가 이상한 사람일까요?

쓰니 |2026.01.21 16:57
조회 6,917 |추천 56

어느덧 마흔 중반을 넘긴, 딸 하나와 아내와 함께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자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제 마음 한구석에는 깊고 어두운 수렁이 있습니다.
문득 친모를 떠올릴 때마다, “내가 패륜적인가?” “자식 된 도리로 너무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 끝에 이 글을 남깁니다.


3년 전 여름, 친모와 통화하던 중 그동안 쌓여 있던 감정이 한순간에 폭발했고,
그날 이후 저는 다시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의절했습니다.

그 이후 달라진 점은, 길고 고통스러웠던 인연을 끊어내고 비로소 평온을 되찾았다는 것,
그리고 우리 가정에도 안정이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따금 찾아오는 죄책감 때문에 우울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너무 어린 시절부터 구겨진 삶을 살아와, 모든 일을 다 적을 수는 없고 큰 사건들만 나열해 보겠습니다.


1.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에 부모님이 이혼하셨습니다. (친모의 불륜)

2. 초2 부터 중학교까지 조부모 손에서 자랐고, 친인척들에게 많은 구박과 차별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3. 중학교 2학년, 아버지는 좋은 분과 재혼하셨고 현재도 잘 지내고 계십니다.

4. 친모는 술에 취하면 새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욕하고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3~4년 지속)

5.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친모는 4~5번 정도만 만났고, 그것도 저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본인의 친구 모임이나 외가 행사로 잠깐 마주친 것이 전부였습니다.

6. IMF로 휴학 후 군대를 갔을 때, 친모는 면회는커녕 전화 한 통도 없었습니다.

7. 제대 후 복학해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했고, 점심값을 아끼려고 삼각

   김밥과 멸균우유 하나로 2년을 버티며 겨우 졸업했습니다.

8. 취업이 되자 친모에게서 연락이 잦아졌고, 본인의 힘든 사정과 어려움만을 하소연했습니다.

   그래도 어린 시절 받지 못한 모성애가 그리워, 아버지께 죄송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좋았습

   니다.

9. 저는 3형제 중 막내인데, 어릴 때부터 친모는 저에게 유독 애정이 없었고 차별을 했습니다.

10. 아내와 결혼을 준비하면서 부모님께 단 1원도 지원받지 않았습니다.

11. 아버지는 오히려 미안해하시며 힘들어하셨지만, 친모는 “결혼하면 나를 모실 거냐”는 말만

     했습니다.

12. 평소에는 연락이 없다가, 본인에게 문제가 생기면 연락해 돈 이야기, 며느리 비교, 자식 

     비교 혹은 본인 힘든 얘기만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정작 제가 힘들 때 전화하면, 시큰둥

     하게 반응하며 금방 끊으셨습니다.

13. 딸이 태어난 지 3일 만에 탈진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했고, 20일째 되던 날 교수님께서 “아이

    를 잃을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친모는 딱 한 번 병문안을 와서 10분도 안 있다가 점심 먹자고 하셨고, 점심을 사드리

    자 그대로 가신 뒤 다시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일들로 저는 불면증과 우울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친모 때문은 아닙니다 복합적이 겠죠) 


의절하게 된 계기

1. 3년 전 스트레스로 기흉이 발생해 입원했습니다. 회복 후 친모에게 전화해 기흉으로 입원했

   다고 말했더니, “어, 알았다.”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2. 제 딸은 태어나 지금까지 재활센터에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모는 손녀에 대해서도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저에게 없던 관심이 손녀에게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3. 딸의 병원 문제, 학교 문제로 너무 힘든 상황에서 기흉까지 겹쳐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친모는 우리 가정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고, 돈이 필요할 때만 저

   를 찾았습니다. 병원비와 학원비로 빠듯하게 살아가는데, 친모는 여행을 다니고, 남들에게 퍼

   주기만 했습니다.

※ 두 형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혹시라도 특정될까 봐서입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제게는 너무 큰 고통의 존재입니다.
제가 힘들 때는 연락조차 끊어버리면서, 필요할 때만 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두 형제와 친모는 제 인생에서 심장까지 찌르는 고통의 존재였습니다.

그들과 더 관계를 이어가다가는 제가 우울증으로 죽을 것 같아서 그래서 의절을 선택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꺼라 생각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왜 그러셨을까? 나는 내 딸에게 그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제가 너무 패륜적인 걸까요?

추천수56
반대수1
베플ㅇㅇ|2026.01.24 10:37
가끔 이런 집이 있지요. 이기적인 형제와 역할은 안하고 그저 자식까지 이용해 먹는 부모. 그걸 알면서도 사랑받고 싶어 진심을 다하다 지쳐 손절하는 한 자식. 정말 진심으로 잘 끊어냈습니다. 계속 돌아보며 곱씹으면 님만 더 힘들어져요. 이제 과거 생각은 중단하고 현재,우리 가족만 보세요.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부모.형제가 있으면 참 좋았겠지만 남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그걸 기대하며 평생 끌려다니는 것보다 의절이 현명한 선택이셨습니다. 하등 도움 안되는 인간들에게 남은 감정은 다 버리시고 내가 단단한 사람이 될 기회로 삼아 나부터 생각하는 삶을 사세요. 힘든 상황 잘 이겨내셨고 고생 많으셨어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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