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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갈 곳 없는 속마음

맑음뒤흐림 |2026.02.05 23:25
조회 677 |추천 0




털어놓을 곳이 없어 인터넷 세상에 넋두리를 남겨본다.
대부분 스쳐지나가겠지만 혹자는 한심하다 비웃을 수도 있겠지. 그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스스로의 불행에 도취됐다고 나무라도 반박할 기운조차 없는 그런 넋두리.


육체적 외도라는 것은 사실 대단한 일은 아니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평생 두 사람만 서로 사랑하고 만지고 믿음을 잃지않고. 그렇게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런 부부는 소설 속에나 나온다는 것을. 머리로는 그럴 수 있다고, 언제고 일어날 일이 지금 일어난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마음이 쉽지않다.



남편의 사진만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는데, 징그럽다. 이렇게 표현하기 죄책감이 드는데도 달리 표현할 도리가 없다.



나야말로 만나면서 몰래 선수도 한 번 부르고 나이트도 한 번 갔었으면서 역지사지가 안되나보다. 내 입으로 밝혔지만 그것이 면죄부가 되는가? 그럴리 없다. 그럼에도 의연히 넘어가준 남편은 얼마나 대인배였는가.



물론 남편에게 부끄러울 행동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럼 나는 왜 지금 전화도 받지 않을 정도로 남편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일까. 그것은 같지도 않은 거짓 때문인 것 같다. 낯선 여자에게 알몸을 내맡기고 은밀한 신체를 어루만지게 하고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보다 더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럴 의도가 없었다면, 내가 그곳에 가는 것을 싫다고 했다면 그 새벽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몰래 가서는 안됐다. 그런 곳에 간 것이 화나는 게 아니라, 자신은 깨끗하다고 결백하다고 지껄이는 그 기만적인 태도인 것이다. 내가 화가나는 것은.



불행한 어린시절을 거쳐 험하고 참 시궁창같은 20대를 지나왔다. 영원한 믿음, 영원한 사랑, 그런 빛바랜 사진같은 애매한 희망을 껴안고 삶을 논하기에 나는 너무 낡고 지쳤다.



여전히 남편을 사랑한다.

사실 잘 모르겠다.

사랑하고 있는 걸까?

왜 사랑과 증오는 양방향으로 공존할 수 있는 걸까?

한 점 부끄러움없는 사랑이란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미련했다.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나 무슨 말을 해도 이 감정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기어코 나는 용서하고 살아가겠지. 시간이 흐르다보면 이 버거운 감정도 풍화되어 다시 또 다시 온전히 남편을 마주보고 웃을 수 있겠지. 반갑지않은 예측이다. 결국 그리되겠지만.



이 일은 손톱거스러미처럼 평생 따라다닐 것이다. 사람은 고작 손톱 거스러미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 그저 약간의 거슬림. 귀찮음. 실수로 건드리면 화들짝 놀라게 되는 고통... 그 뿐.



사랑과 믿음에 형태가 있다면 어떤 모양일까.

채워도 채워지지 않은 금이 간 양동이와 은으로 된 화살의 모양으로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도 몇 번의 전화가 걸려온다.
불편한 것을 피하듯 눈을 돌리고 피하다 이 또한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예의가 아닌듯해 아직 대화할 준비가 되지않았음을 전했다. 나중에 얘기하자... 나중에... 언제가 될지 모를 나중을 약속하며.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를 모르겠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조금 슬픈 해프닝으로 넘기고 싶은지.

누구 하나 마음 털어놓을 곳 없다.

사랑하고 있는데 외롭다.

유난히 춥다.

감정에 온도가 있다면 나는 곧 얼어죽을 것이다.

그렇게 잠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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