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전지적 작가 시점, 주인공 시점이 섞인 다중시점으로 작성했어요(제목 :
작자 : 김00(18살, 쓰니))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뒤로한채 주섬주섬 하도 많이입어 색이 바랜 검정 후드집업을 집어든다.
그러고선 차갑고도 비릿한 새벽내음을 잠깐 들이마신뒤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간다, 어떻게든 버텨내야지 하고.
근데 오늘따라 왜 이런건지 나를 마주보고 선 횡단보도 앞, 뽀얀 고사리손과 물집든 가녀린손이 꼬옥 서로 옹짝달싹 움켜져있는 걸 보고 아가 너가 너무 생각이 많이 나더라, 뭐 대수롭지 않은 광경인데 뭐 이리 부끄럽게 눈물이 나던지.
그래선인지 기분탓때문인지 어둠이 세상을 감싸안을때, 서점에 들른다, 이유는 없고 도저히 이 미련으로 내가 못살거 같아서, 딸랑딸랑 ‘어서오세요’.
뚜벅뚜벅 별모양 노란테두리 검정배경의 베스트셀러라고 적힌 곳 아래를 천천히 내려다본다,
그리고 내 눈에 유난히 들어온 두터운 초록글자, “엄마, 난 엄마 딸이라서 좋았어요.” 마음속 어딘가가 쿵 내려앉았다,
눈물이 질끔 나올뻔 했지만 다시 질끈 감은뒤 첫장을 슥 넘겨본다, “처음 태어나서 엄마랑 손잡은날, 엄마의 손은 따뜻했어요.” 뭐지, 다음장을 넘겨본다.
“처음 내가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내 몸을 잡아준 엄마의 손은 따뜻했어요.” 그다음장도,
“내가 처음 아팠을때 이마에 손수건을 올려주던 엄마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손수건과 달리 따뜻했어요.”
아, 뭐야 그냥 감동소설이네하고 마지막 한장 남은 책도 말이다.
“그런데 내가 처음으로 옹알이를 하지 않던날, 울지 않던 날, 밥을 먹지 않던날, 엄마의 손은 차가워졌어요, 엄마, 내 몸이 차가워진건데 엄마 손은 왜 차가워졌나요, 내 몸이 차가워지더라도 엄마손은 차가워지지 말아요, 난 엄마 딸이라서 좋았으니까요.”어느새 마지막 한장 남은 책은 눈물방울 때문인지 망원경처럼 동글동글하게 비춰져 있었다,
35개월 된 너가 교통사고로 떠나고 나서 난 매일마다 생각했어, 아 내가 그때 너의 손을 더 꼬옥 잡았더라면. 조금만 더 늦게 너를 세상 밖으로 내보냈더라면.
그 모든 미련들이 나의 모든 나날들을 꼬리표처럼 물고 있었어, 근데 이제 알겠어, 그래 넌 나와 맞잡은 그 손이 따뜻했겠구나, 나와의 순간들이 행복했겠구나, 그리고 넌 나의 손이 똑같이 차가워지지 않았음하구나, 고마워, 나에게 이런걸 알려줘서. 우리 꼭 너가 자주 얘기하던 솜사탕나라에서 만나자, 그때까지 엄마 손 언제나 따뜻할거야.
그러고선 그 책을 손에 움켜진채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간다, 딸랑딸랑 “안녕히가세요.” 그 다음날, 나는 햇빛이 내리쬐는 걸 온전히 받아들인채 너와 맞추었던 하늘줄무늬 긴팔을 집어든다, 다시 만날 너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