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0월 26일 지금은 폐쇄된 의정부 306보충대로 입대를 했다.
하필이면 그날 육방(6개월 방위)을 전역한 친구가 배웅을 왔다.
빡빡 머리를 모며 썩소를 날리던 그 친구는 내가 훈련소에 있을 때
일일호프집 티켓을 보낸 아주 사악한 친구이기도 하다.
10월임에도 날씨는 12월처럼 추웠지만
‘군대’라고 하는 공포의 대상이 주는 중압감이 추위를 못느끼게 했던 것 같다.
녹색 철모를 눌러쓴 조교는 가족과 이별을 하자마자
쌍욕을 난사하며 앉아! 일어나!를 반복했고
누군지도 모르는 동기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무한반복했다.
군생활 첫 아침점호를 위해 새벽에 집합했던 연병장에서
느껴진 공기의 맛은 평생 잊지 못한다.
"이제 시작인가?" 를 실제로 처음 와닿는 때였지만 공기 만큼은 상쾌하긴 했다!
점호가 끝나고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4열종대 집합!
이라는 조교의 날 선 명령이 떨어지자 마자 후다닥 나갔다.
늦춰바야 다시 올 군대인데도 없는 이상을 억지로 쥐어 짜겠다는 의지로 나갔다.
“넌 어디가 이상이야!?”
“네! 반평발입니다!”
“들어가 새끼야!”
단 5초 만에 끝난 인생 최초의 발악이었다.
오후 일과가 끝날 즈음 작업 지원자를 받는단다.
식당에 가서 삶은 계란은 까는 일이었다.
앉아서 허공만 바라보고 있을 바엔 몸이라도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고
4~5명의 무리는 줄을 맞춰 식당으로 향했다.
까야 할 삶은 달걀은 얼핏 바도 500개는 넘어 보였다.
다들 열심히 까다 불량(?)이 나오자 서로 눈치를 보다 한마디 한다.
“야! 이거 어떻게 하냐?”
“조교님한테 물어바야지”
“야!! 무슨 얼차려를 받을라고 물어보냐? 그냥 먹자”
눈치를 보던 동기들은 불량(?)의 기준도 없이 닥치는 대로 먹고 본다.
전날 저녁에 부여 받은 주특기로 자대 신병훈련소로 가는 날이 되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같이 보낸 시간 때문인지
다들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각자의 자대로 헤어졌다.
생각해보면 빠져도 제대로 빠진 말을 주고 받으며 말이다.
“야! 우리 26개월만 지나면 여기서 또 보는거야!! 금방 또 보자!!”
그렇게 내 군 생활은 시작됐다.
[306보충대_과거]
[306보충대_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