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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Vashti): 페르시아의 잊혀진 여왕

phantom |2026.03.02 13:58
조회 102 |추천 0

 

바스티(Vashti): 페르시아의 잊혀진 여왕

랍비들은 성경 속 바스티를 사악한 왕비이자 비극적인 여주인공으로 상상했습니다.

성경 에스더서(Esther)에 바스티(Vashti)는 잠깐 등장합니다. 아하수에로(Ahasuerus) 왕의 첫 번째 왕비인 그녀는 남편이 연회에서 친구들 앞에서 행진하라는 부름을 거부하였고, 왕과 신하들이 그녀의 충격적인 불복종에 대해 긴급 회의를 한 뒤 즉각 추방됩니다. 이로써 이야기가 전개될 길이 열렸습니다. 아하수에로는 새 왕비와 더 나은 참모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주인공 에스더(Esther)와 악당 하만(Haman)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바스티를 단순한 이야기의 구성적 요소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고대와 현대의 에스더 해석은 그녀에게 훨씬 흥미로운 배경 이야기를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바빌로니아 탈무드(Babylonian Talmud)는 그녀를 유대인 시녀들을 때리는 악한 왕비로 묘사하며, 결국 그녀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았다고 전합니다. 이는 책의 승리적인 결말에 대한 일종의 전주곡입니다.

반면 미드라쉬 에스더 라바(Midrash Esther Rabbah)는 그녀를 왕좌에 대한 유일한 정당한 권리를 가진 고귀하고 비극적인 여주인공으로 상상합니다. 일부 현대 해석자들은 그녀가 왕에게 모욕당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그녀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여깁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바스티(Vashti)는 누구인가? 고대 유대인들의 다양한 해석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초상을 제시합니다. 바스티, 악행을 저지를 수도 있고 비극적으로 고귀한 야망을 품을 수도 있으며, 교활하지만 역부족인 그녀를, 혐오스러운 남편의 모욕적인 요구에 맞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연약한 아내로만 읽지 말자고 제안합니다.

오히려 왕좌에 대한 유일한 진정한 권리를 가진 왕실 공주로, 남성과 여성의 권력 역학이 궁중 쿠데타를 위한 연막에 불과한 지역 정치의 둥지를 헤쳐 나가는 인물로 읽어야 합니다. 그녀는 물론 실패하지만, 그 전에 엄청난 싸움을 벌인 뒤에야 실패한 것입니다.

“아하수에로 때에 일어난 일이라(It happened in the days of Ahasuerus)”(에스더 1:1)

메길라(에스더서)는 무례함으로 시작됩니다: 랍비들은 의아해합니다, 왜 본문은 왕의 칭호를 언급하지 않는가? “아하수에로 왕의 시대에(It happened in the days of King Ahasuerus)”라고 기록되어야 하지 않았는가? 랍비들은 추론합니다, 그 이유는 기술적으로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아하수에로는 아직 왕이 아니었습니다 — 그는 단지 새로 형성된 제국의 군주가 되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가 처음 만나는 아하수에로는 전쟁의 사나이로, 그의 위력적인 전술이 페르시아-메디아 제국의 형성에 기여한 직후였습니다. 이 제국은 이제 127개 주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이 대규모 확장의 여파로, 새 제국의 통제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아하수에로의 군사적 성공은 그를 통치자로서의 유력한 후보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왕좌에 더 정당한 권리를 가진 자가 따로 있었습니다. 새로운 페르시아-메디아 제국은 다니엘서에 등장하는 벨사살(Belshazzar)이 최근까지 통치했던 옛 페르시아 제국의 뒤를 잇습니다. 벨사살의 생존한 후계자는 그의 손녀 바스티(Basti)입니다.

메길라 10b와 에스더 라바 페티카 11은 바스티를 벨사살의 손녀로 확인하는데, 이는 그녀가 동시에 첫 성전을 파괴하고 유대인들을 유배 보낸 악명 높은 바빌로니아 왕 느부갓네살의 증손녀이기도 함을 의미합니다. 랍비들이 그녀가 유대인 하인들에게 특히 가혹하게 대했다고 해석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미드라쉬와 아가다(랍비들의 이야기 전승)는 아름다운 영재 소녀 바스티가 메디아의 다리우스 (Darius)왕에 의해 어떻게 구원받았는지 설명합니다. 다니엘이 전설적인 "벽에 쓰인 글"(다니엘 5장)을 읽은 바로 그 밤에 부패한 벨사살 왕(그녀의 할아버지)이 메디아 간첩들에 의해 암살될 것을 예언한 그날 밤, 다리우스 왕이 어떻게 그녀를 살려두었는지를 설명합니다.

다리우스는 어린 바스티를 이용해 자신의 유산을 공고히 하려 했으며, 그녀를 가장 충성스러운 신하 중 한 명인 유망한 젊은 군인 아하수에로와 결혼시켰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적들이 그를 부른 이름인 크세르크세스(Xerxes)는 평시보다 전시에서 더 뛰어난 지도자였으며, 왕비의 배우자라는 자신의 역할에 깊은 불만을 품었습니다. 가정사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는 왕비로부터 국가 통제권을 빼앗아 모든 일을 자신의 탐욕스러운 손아귀에 쥐어보려 음모를 꾸몄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이 즉위한 지 삼 년이 되던 해에, 아하수에로가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겼습니다(에스더 1:3). 그는 여섯 달 동안 제국의 주요 인사들—페르시아와 메디아의 군인들, 부유한 귀족들, 지방 총독들—을 대접하며 술과 음식을 제공했습니다. 그는 화려한 부와 권력의 과시로 뇌물을 받고 뒷배를 봐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일곱 날 동안 그는 수도 슈산의 모든 모든 지방 공무원들에게 궁전 정원을 활짝 열었습니다. 가장 낮은 서기관과 문지기들까지도 무료 술자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에스더 1:8).

아하수에로의 술을 마음껏 마시게 했습니다. 그리고 일곱째 날에는 술을 충분히 마셔, 이후 벌어질 일이 187일 동안 치밀하게 준비된 궁중 쿠데타라기보다는, 취했지만 매혹적인 군주의 약점 탓으로 돌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에스더 1:10).

“왕비 바스기도 아하수에로 왕의 궁녀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더라.” (에스더 1:9) 바스티의 병행 연회에는 노골적인 정치적 함의가 담겨 있습니다. 아하수에로가 비밀 출구 열쇠를 쥔 궁중 문지기들과, 유죄 증거 문서가 파기되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보관되었는지를 아는 궁중 서기관들과 술을 마시는 동안, 바스티는 오직 페르시아와 메디아의 가장 부유하고 고귀한 여인들만을 접대하는 데만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아하수에로는 평민 출신임을 드러내고, 바스티는 왕족 혈통을 과시햇습니다. 하지만 이로써 그녀는 오히려 그의 계략에 걸려든 셈입니다.

미드라쉬 에스더 라바(Midrash Esther Rabbah)와 얄쿠트 메암 로에즈(Yalkut Me’am Loez)는 왕비가 자신의 귀족적 우월감에 안주하며 무자비한 폭군이자 부하들을 연쇄적으로 학대했다고 기록합니다.

바스티는 노예들을 무자비하게 때렸으며, 미움받는 느부갓네살 왕의 후손으로서 유대인 소녀들에게 특히 잔혹했습니다. 그녀는 유대인 소녀들의 옷을 빼앗고 근무표를 조작해 안식일에 일하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안식일을 더럽히도록 강요했습니다. 탈무드에 따르면 바스티는 자신의 피부색, 계급, 혈통과 다른 여성들에 대하여서는 친절이나 사회적 배려,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미드라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바스티가 여성들에게 잔혹했기 때문에 그녀의 몰락이 다른 여성들에 의해 간접적으로 초래되었다고 상상합니다. 에스더 라바에 따르면, 실제로 바스티를 폐위시키고 그녀의 지위를 "그녀보다 더 뛰어난 동급의 여성"에게 넘기라고 제안한 것은 아하수에루스의 대신 메무칸(Memuchan)의 아내였습니다. (에스더 1:16)

메무칸의 아내는 바스티가 주최한 화려한 여성 전용 갈라에 초대를 취소당한 것으로 보이며, 어쨌든 이후 그의 야심 찬 딸은 새로 비워진 왕비 자리에 끼어들고 싶어 했습니다. 따라서 아하수에로가 함정을 놓기 위해 일곱 사자를 보냈을 때, 바스티가 거처하던 궁전의 시녀나 귀부인 중 단 한 명도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지 않았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미 암시한 바와 같이, 왕의 소환은 술에 취한 변덕이 아니라 신중하게 준비된 함정이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건은 이렇게 전개되었습니다:

“일곱째 날에 왕이 포도주로 기운이 넘칠 때에 … 시중드는 일곱 내시에게 명하여 왕후 바스티를 왕관 쓰고 그들 앞에 데려오게 하여 모인 무리와 방백들에게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이게 하였으니 이는 그녀가 용모가 매우 아름다웠음이라.” (에스더 1:10-11)

성경 학자 아델 베를린(Adele Berlin)은 그리스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며, 적대국인 그리스인들의 기록에 따르면 페르시아인들은 술에 취해 약탈하고 여자를 밝히는 무뢰한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밤에 취한 상태로 법령을 작성하고 아침에 그것을 승인하거나, 혹은 당황하여 찢어버리곤 했다고 설명합니다.

에스더 1장 19절이 불명예스러운 인상을 뒷받침합니다. 크세르크세스(아하수에로)를 빈손으로 해안에서 쫓아낸 승리를 서사시와 오페라로 기록한 그리스인들은 술에 취한 적들에 대해 단 한 가지 칭찬할 점을 발견합니다: 페르시아 남자들은 아내들과 따로 술을 마셨기에, 그들의 귀부인들이 방탕함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아하수에로가 귀한 아내를 남성만이 모인 술자리에 불러들인 것은 그녀를 하녀나 무희 취급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런 모임에 참석한 여성들은 오로지 남성 손님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바스티를 둘러싼 함정은 끔찍한 결말로 마무리 됩니다.: 바스티가 소환에 응한다면, 정당한 왕후는 페르시아의 모든 남녀에게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거절한다면, 왕은 그녀의 거부를 반역죄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녀는 통치하는 왕비로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미드라쉬 에스더 라바(Midrash Esther Rabbah)의 바스티는 고귀하고 열정적이며 정치적으로 현명합니다. 그녀는 아하수에루스의 쿠데타 앞에서 자신의 처참한 상황을 인식합니다. 그녀는 왕의 영혼에 남아 있는 마지막 부식된 조각들—그의 남성성, 자신의 정치적 수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인간성과 그녀에 대한 사랑—에 호소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헛수고였습니다. 교활한 메무칸은 아하수에로 왕이 아침에 그녀를 폐위하는 칙령을 재검토할 기회를 포기하도록 확실히 했으며, 그의 부하들은 마음껏 악행을 저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일 후에 아하수에로 왕의 분노가 가라앉자, 그는 바스티와 그녀가 행한 일과 그녀에게 내린 칙령을 기억하였습니다. (에스더 2:1). 본문은 아하수에로가 아침에 바스티를 기억했다고 말하지만, 다음 구절은 새 왕비를 찾는 일로 급히 넘어가며 우리에게 의문을 남깁니다.

바스티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유대인 아이들은 보통 왕비가 제국의 외진 구석으로 추방되어 수치스러운 은퇴 생활을 했다고 배웁니다. 그러나 성인 랍비 주석가 대다수는 바스티가 조용히 끌려가 참수당했다고 판단합니다. (여기서 "내려진 명령"(נִגְזַר, 니그자르)이라는 단어는 "잘리다"를 뜻하는 단어와 동일합니다.)

현대 문학 속의 바스티

고대 주석들처럼 현대적 해석들 역시 바스티를 재해석할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Elizabeth Cady Stanton)의 『여성의 성경(The Woman’s Bible)』은 이렇게 칭찬합니다: "바스티는 불순종으로 그녀의 시대와 세대에 새로운 영광을 더했다… 폭군에 대한 저항은 하나님에 대한 순종이기 때문이다."

랍비 질 해머(Jill Hammer)의 단편소설 『바스티와 천사 가브리엘(Vashti and the Angel Gabriel』에서는 천사가 여왕의 깊은 영적 면모를 발견하는 상상을 펼칩니다. 가브리엘은 감동하여 에스더서에서 하나님의 불가사의한 이름을 떼어내 바스티에게 맡깁니다. 그리하여 바스티는 아하수에로 왕의 시야에서 스스로 물러나며 불가사의한 경지에 오릅니다.

레베카 콘(Rebecca Kohn)의 소설 『금박을 입힌 방(The Gilded Chamber)』은 암살하기엔 너무 강력한 바스티를 상상합니다. 독자들은 아하수에로가 술에 취해 일찍 무덤으로 들어가자마자 왕태후로서의 그녀의 승리의 귀환을 찬양하도록 초대받습니다. 그러나 이 여성적 역량 강화의 승리는 바스티가 디즈니식 최고 악당이라는 지위를 훼손하지는 않습니다. 바스티가 돌아오자 에스더는 궁전을 떠나야 했고, 충성스러운 모든 신하들을 어둠의 여왕의 손아귀에서 데리고 나가야 했습니다.

결론

탈무드(하기가 3b)는 야브네의 위대한 예시바에서 라비 엘라자르 벤 아자리아(Elazar ben Azaria)가 가르친 교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 귀를 깔때기처럼 하라. 그 일을 순수하다고 여기는 자와 불순하다고 배척하는 자 모두를 칭찬하라. 인정하는 자와 부정하는 자 모두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이해하는 마음을 스스로 갖추어라." “

랍비 엘라자르는 우리가 항상 편을 가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바스티는 고귀한 여왕이자 악랄한 반유대주의자였으며, 전통적인 페르시아 공주이자 초기 페미니스트 선동가였습니다. 아마도 그녀는 화려한 볼 가운(ball gowns)과 편안한 로우라이즈 바지(low-rise pants) 모두에 똑같이 어울렸을 것이며, 내면의 아름다움과 깊이 연결되어 있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런웨이를 걸었을지도 모릅니다.

By Shira Eliaser in my Jewish 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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