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근무 중인 30대 여성 과장입니다.
우리 회사는 작년부터 직원들의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사내 인트라넷에 '익명 소통 창구'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복지 개선이나 업무 프로세스 제안 등 긍정적인 글들이 올라오더니,
최근 들어 특정 팀이나 개인을 타깃으로 한 '저격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그 화살이 저를 향했습니다.
글의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팀 내 유부남 차장님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허위 사실부터,
제가 사용하는 향수 냄새가 역겹다느니,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게 꼴불견이라느니 하는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과거에 다른 회사에서 이직해올 때 뒷배가 있었다는
근거 없는 루머까지 실명 초성을 따서 교묘하게 올라왔습니다.
더 소름 끼치는 건 댓글들이었습니다.
"평소에 좀 이상하긴 했다"
"관상은 과학이다" 라며 동조하는 글들이 수십 개 달렸고,
제가 사무실을 지나갈 때마다 동료들이 수근거리는 게 느껴져서 숨이 막힙니다.
인사팀에 글 삭제와 작성자 색출을 요청했지만,
익명성 보장이 원칙이라 수사 기관의 협조 없이는 어렵고,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 개입이 조심스럽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지옥으로 출근하는 기분입니다.
익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난도질하는 이 행위가
과연 정당한 사내 문화인가요?
저는 이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준비하려 합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익명 게시판인데 누가 썼는지 알게 뭐냐"
"괜히 일 키워서 회사에서 낙인찍히지 마라"며 만류합니다.
여러분, 제가 이 비겁한 가해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받게 하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헛소리라 치부하고 그냥 참는 게 상책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