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 곳에 글을 쓸 줄은 정말 몰랐네요.
정말 어디 얘기할 곳도 없고, 마음은 답답해서...
남친과는 사귄지 7년정도 됐어요. 대학교 4학년때 만났고,
지금까지 별 문제 없이, 정말 거의 싸운 일도 없어요...
제 졸업식날 처음으로 저희 가족들과 남친이 대면을 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와서 아빠가 다짜고짜 그런 놈이랑은 결혼할 생각도 말고, 말 꺼내지도 말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장녀인데다, 부모님이 어려서 절 낳았기 때문에
저에 대한 특별한 애정땜에 뭔가 딸을 빼앗기는 것 같이 느껴져서 그런줄 알았죠.
그리고 저도 부모님께 남친에 대해 얘기하는게 왠지 쑥스럽고 겸언쩍어 거의 얘기는 안했어요. 부모님은 졸업식 이후로 남친을 잠깐 스친거 이외에는 만난 적이 없었구요.
그래도 계속해서 7년간 계속 만나고 있는건 알고 계셨어요. 그 간에 왕래는 없었구요.
그리고 이제 결혼을 해야겠단 생각에 이번 설날에 인사를 드렸습니다.
인사 시키겠다고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뭘 새삼스럽게 인사를 오냐고, 오지말라고 하시더군요. 만나기 전에 엄마는 그 사람 성격이 서글서글하지도 남자답지도 않아서 싫다며,
평온할 때는 모르겠지만, 어려운 일이 생기면 엄마딸이 그 남자를 먹여살려야 할 것같아서 싫다고 했습니다. 아빠는 그 시간에 나가버린다고 까지 하셨고, 저는 만나보지도 않고 왜 그러냐고 만나보라고,
그래도 오지말란다고 진짜 안오면 더 안 좋게 볼거 같아서 결국 인사하러 왔습니다.
만나고 난 후 엄마는 만나기 전보다 오히려 생각이 굳어졌다고 절대 싫다고 하시고,
아빠는 저를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하십니다.
이유는,
1) 성격적인 부분은 붙임성없다고(붙임성 없는건 제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하니까, 엄마는 그러니까 남자라도 서글서글 해야지, 둘이 똑같으면 어쩌냐네요.)
2) 경제적인 부분, 결론은 언제 자리잡냐는 걱정이십니다. 남친 아버님이 사업하다가 망하셔서 형편이 안 좋고, 거기에서 같이 일하던 두 아들(큰형, 작은형)까지 형편이 같이 안 좋아졌죠.
이런 내용은 울 부모님은 모르지만,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부모님 경제력도 없고, 본인도 집안 살림 보태야 할 형편인 것 같으니까 딸 고생할까봐 마음이 안 든다고.
3) 가장 큰 난관입니다. 1)2)는 어떻게든 설득이 되는데...
이 사람 형이 2명 있는데 두분 다 이혼을 해서, 아이들을 이 사람 어머니가 키우고 있습니다. 그 좁은 집에서 다 큰 아들 셋이 다 부모님과 살고, 아이 2명까지 살고 있는거죠.
이 얘기를 꼭 초면에 할 필요가 있었나 싶긴한데, 엄마가 이상하게 형제들에 대해서 꼬치꼬치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남친이 사실은 둘 다 이혼했다고 하니까...
어머님이 고생이시네... 하고 말은 했지만, 엄마는 돌아앉고 아빠는 얼굴이 굳어지더군요.
그 사람 보낸 후, 엄마는 고생문인게 훤히 보이는데 왜 그런집에 시집을 갈려고 하냐고, 그런 집에 시집가려거든 그냥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랍니다.
남친이 부모님이 뭐라고 하시냐고 묻는데, 좋아하진 않는다. 가정 문제가 제일 문제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 울엄마는 자기를 싫어하는거 느꼈지만, 아빠는 좀 좋게 보지 않았나 생각했던 모양인데(제가볼땐, 아빠는 딸 결혼상대로 아예 보지 않고 그냥 딸 친구나, 동네 청년이 새해 인사온 것 마냥 대했었는데 ㅜ.ㅜ) 아빠는 나한테 얘기도 안한다고 했더니 더 실망하네요.
형님들 이혼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어떻게 설득을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 집안에 여자는 너 혼자가 되는데, 니가 그 조카들까지 다 챙겨야한다고 그거 할 수 있겠냐고... 하시네요.
저도 겁이 안나는건 아닙니다. 그 사람은 다를 거라고 믿고, 그 사람도 자기는 형들이랑 다르다고 하구요.
그런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남친은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 니가 나아니면 죽겠다고 해라.. 뭐 이런식인데...
저는 저 키우느라 고생고생하신 우리 부모님한테 마음에 상처 주고 싶지 않고,
또 그 사람한테도 울 부모님이 상처주지 않았음 좋겠고... 어쩜 좋을지 모르겠어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