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외 외각쪽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야. 한국말이 그리워서 한인 모임 알아보다가 얼마전 내가 직접 이 지역의 '한인독서모임'을 주도하게 되었어.
독서모임 그룹은 오픈카톡방을 통해 자유로이 출입 가능하고, 쳇방 내의 투표 기능을 통해 매주 모임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날짜를 정한 뒤, 카페에서 만나 토론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즉, 참가자는 랜덤이고 성별/나이등등에 대한 제한이 없지. 독서모임 참가자 대부분이 나처럼 타지에서 외로움도 느끼고, 한국말로 한국 사람들끼리 대화하고 싶어서 모인것 같아. 모임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별 문제가 없었는데 최근 작은 불만이 하나 생겼어 ㅠ
단골 참가자 중 한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계시는데 이분 말씀이 너무 길어서 문제야ㅠ 모든 40대분들이 이렇지는 않은데ㅜㅠㅠ 보통 우린 한 주제가 나오면 다들 돌아가면서 그 주제 관련 자기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데 이분은 혼자 2-4개의 주장을 연속해서 말해. 이 아저씨의 말씀은 대부분 나는 ~했다, 이런게 있었다-의 결론적인 느낌이라 바로 토론을 이어가기 좋은 맞장구?를 해드리기 애매한 경우가 많아서 말씀이 끝나면 잠깐의 공백이 생겨.. 그럼 그분은 우리가 그분의 다른 말을 들을려고 기다린다 생각하는지 바로 다른 주장을 이어가 ㅠㅠ 그렇게 이 분 혼자서 장장 20분을 말한적도 있어 ㅠㅠㅠ
아무리 참가자들의 나이가 랜덤이여도, 보통 20후-30중반이 3-4명, 30후-40이 1-2명정도가 모여. 그나마 비슷한 연배의 다른분이 계시면 그분이 아저씨의 말씀을 끊어주시는데, 그게 아니라면 젊은 사람들이 이분의 말을 끊어내기가 애매해서 결국 아저씨의 일장연설을 듣게돼..
참고로 나도 30초야 ㅠㅜ 중간 중간 진행을 위해 끼어들기를 해봤지만, 오히려 나의 등장에 새로운 애깃거리가 생겨 결국 그분 말씀이 길어지면 길어졌지 금방 끝나지 않더라구..
단골 멤버여서 그런가 슬슬 다른 멤버들의 참여도나 기여도에 영향이 가는거 같아. 다른 참가자들도 이분 닉넴을 기억하셨는지 이분이 참가한다 하면 그날 참가자가 평소보다 줄어들어;; 꾸준히 오시던 다른 단골멤버들도 만약 이분이 2절을 시작하면 대놓고 폰을 보기 시작했고.. 솔직히 이젠 나도 이분 나오는걸 알게되면 모임 전부터 좀 피곤하고 ㅠㅠ
독서모임을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한국말도 하고, 세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알아가고 싶어서 시작한건데 어느순간 재미도 없고 내 상사도 가족도 아닌 이 아저씨의 말을 굳이 주말의 귀한 시간내서 계속 들어야 하는 인내심 테스트 하는것 같아서 솔직히 이제 그만두고 싶기도 해.
근데 이왕 시작한 모임 오래 유지하고 싶기도 하고, 겨우 한 사람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놓치기도 싫고 ㅠㅠ
결론: 자기 얘기를 너무 길게하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끊어낼 수 있을까??
따로 "1절만, 1개의 주장씩만 해주세요"라고 경고를 주는게 나을까?? (근데 나보다 어른께 조언/경고를 드린다는게... 거부감이 들긴 해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