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3 당시 대학입시에 떨어지고
졸업하면 바로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내 맘과는 달리 부모님은
무조건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셨던 터라
학원을 다니는 척하면서 부모님을 속이고
장사를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장사 아이템은 청바지!!!
학원비로 청바지를 산 다음
청바지 전문매장인 동대문 지하상가 입구에서
전문매장보다 10% 싸게 팔았다.
용산 전자상가 입구에서
조립PC를 싸게 파는 식이다.
하루에 100장도 넘는 청바지를 팔았는데
보따리 장사 치고 장사는
대성공이었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동대문 지하상가가 아버지 사무실과
가깝다는 생각을 못했던 거다.
연신 “골라! 골라!”를 외치던 나를
레이저가 나올 정도로 노려보시던
아버지와 눈이 마주쳤고 그날 부로 장사를 접어야 했다.
그 때가 10월이었으니
매일 독서실에서 산다고 한들
in서울은 둘째고 전기대 합격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어차피 삼수할거면
평상시에 원하는 학과에 써보겠다는 마음으로
연극영화과에 지원을 했지만 보기 좋게 떨어지고
후기대를 보기로 했다.
외갓집이 있던 “전주”에 있는 대학에
경쟁률이 제일 낮은 학과에 접수를 했건만…
그때는 TV를 통해 대학마다 학과마다
최종 경쟁률을 알려줬는데 집에 와서 보니
경쟁률이 “36.9:1” 이란다.
망한거 같다!! 삼수 확률 90%다!
원서접수 하고 나면 큰 산 하나를 넘은 기분이었다
그 해 후기대 학력고사는 시험지 유출 사고가 있어
시험일이 2주 정도 늦춰져
나에게는 행운 아닌 행운이 있었다.
삼수 확률 80%다!
실제로 후기대 시험이 연기됐다
시험 전날 이모 집에서 자고 시험을 보러 갔다.
하필이면 1교시부터 배탈 기운이 있어
100분 시험시간을 못채우고 80분만에 나왔다.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
삼수 확률 99%다.
시험이 끝나고 TV에서는 답을 알려주고 있다.
어라? 이게 무슨 일인가?
나는 풀지도 않고 맘대로 적었던 수학 주관식 답이 대부분 맞았다.
삼수 확률 50%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대강의실에서 시험을 봤던
120명 중에 나 혼자 합격을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40명 정원 중에 내가 꼴등이었단다!
이렇게 시작한 대학생활은 나에게 신세계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