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다음달이면 17살을 앞두고 있는 노령견을 키우고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도 산책 나가는 걸 좋아했고, 검사 전날까지만 해도 집 근처를 뛰어다니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아이였습니다.
나이가 많아도 스스로 걷고 뛰고, 초등학생 조카와 산책도 다니던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강남 청담동에 있는 고가의 정밀검사 전문 동물병원에서 MRI 및 CSF(뇌척수액) 검사를 받은 뒤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검사 후 아이에게 한쪽으로 심하게 쏠리는 증상과 기립 불가 증상이 나타났고, 벽에 몸을 기대야만 겨우 몇 발자국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됐습니다.
검사 전날까지만 해도 뛰어놀던 아이가, 지금은 벽에 기대지 않으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보호자인 저는 그 모습을 보는 순간마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이후 병원 측 설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담당 수의사는 뇌척수액 채취 과정에서 약 4차례 시도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도 횟수와 실패 사유에 대해서는 “별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기억에 근거해 설명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설명받은 내용에 따르면
첫 시도에서는 예상 깊이에서도 채취가 되지 않아 중단
이후 시도에서는 뼈에 막힌 듯해 중단
다시 시도했을 때는 뇌척수액이 맺히기만 하고 나오지 않아 중단
마지막에는 혈흔이 섞여 보였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복적인 천자 시도가 있었지만, 검사 전 저는 이런 위험 가능성이나 신경학적 이상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받았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검사 직후 아이 상태가 급격히 무너지자 저희는 원래 다니던 병원으로 바로 데려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병원 주치의는 “자기들을 한 번만 믿어달라”, “꼭 회복시켜서 돌려보내겠다”고 말했고, 그 말을 믿고 입원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보행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입원 기간 동안 염증 수치와 췌장 수치까지 계속 악화됐고 체중도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정말 보호자 입장에서 “이러다 아이가 잘못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명에 대한 위협을 느꼈습니다.
저희 강아지는 병원 방문 당시 체중이 약 2.6kg이었는데, 약 2주 입원 후 퇴원할 때는 2.1kg까지 감소해 있었습니다.
노령견에게 500g 감소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근육과 체력이 급격히 빠진 수준이었습니다. 실제로 갈비뼈가 눈에 띌 정도로 말라 있었고, 걷는 힘도 훨씬 약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거의 매일 면회를 갔는데도 병원 측으로부터 체중 감소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심각성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아이 상태를 보며 이상함을 느껴 보호자가 직접 계속 질문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또 입원 기간 동안 피부 상태도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함께 첨부한 사진처럼 앞발과 몸 곳곳 피부가 벗겨지고 까진 자국들이 생겼고, 반복적인 피부 손상까지 확인됐습니다.
왜 이런 손상이 생긴 건지, 어떤 관리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보호자가 납득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염증 수치 상승 원인 파악 지연
투약 및 처치 설명 혼선
상태 변화에 대한 부족한 공유
같은 문제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더 답답했던 건 이후 대응 방식이었습니다.
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도 대표원장은 명확한 설명 없이 타병원 전원을 여러 차례 막았고, 저희가 강하게 요청한 뒤에야 퇴원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병원 측이 책임과 관련해 제시한 부분은 MRI 촬영 검사 비용 약 78만 원 환불 수준이었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걷지 못하게 되었고, 내과 수치 악화와 급격한 체중 감소까지 겪으며 생명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었는데, 병원은 선을 긋는 듯한 대응을 한다고 느껴졌습니다.
현재 아이는 재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예전처럼 자유롭게 뛰어다니지는 못합니다.
검사 전 영상 속 모습과 지금 벽에 몸을 기대고 움직이는 모습을 비교해서 볼 때마다 보호자로서 너무 큰 죄책감과 후회 속에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당시 녹취, 진료기록, 문자 및 메일 내용 등은 모두 보관 중입니다.
검사 자체보다 중요한 건
충분한 설명, 위험성 고지, 문제 발생 이후의 대응과 책임감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반려동물 검사나 시술 앞두신 분들은 꼭 여러 병원 비교해보시고, 위험성 설명과 응급 대응 체계까지 꼼꼼히 확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