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그냥 잠깐,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연차 하루 쓰고 새벽 첫차를 탔다.
목적지도 없이 도착한 바닷가에는 비가 오고 있었고, 편의점 의자에 앉아 삼각김밥을 먹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근데 웃긴 건, 그 순간 처음으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는 거다.
떡락하는 주식도, 애매했던 인간관계도.
파도 소리 듣다가 문득 생각했다.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 건 새로운 풍경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잠깐 자기 인생에서 도망치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솔직히…
다들 한 번쯤은 도망치고 싶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