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장미 하나 사랑 둘 마지막편
수술실의 조명이 환하게 켜졌다.
세윤과 하윤 두 형제에겐 24년만에 느껴보는 두 번째 두려운 밝음이었다. 24년 전의 그 밝음은 원치 않게 자신들의 몸이 붙여진 체 태어나게 하더니 이제 두 번째 밝음 역시 또한 자신들의 의지와는 다르게 두 형제를 떼어 놓으려 하고 있다.
알몸으로 벗기워진 몸위에
심전도와 산소분압, 혈압 등을 체크하기 위한 차가운 금속 탐지기들이 붙여지는 것을 느낄때쯤 두 형제는 손을 꼬옥 맞잡은 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서로의 체온을 서로에게 불어넣고 있었다.
전신마취용 마스크가 두 형제의 얼굴에 부착되고 마스크를 통해 마취가스와 산소가 공급될쯤 세윤은 하윤이 심하게 거부하는 것을 느꼈다.
‘형. 나 싫어! 나 정말 싫어 지금 이 마스크를 쓰면 나 다시는 못 일어날 것 같아. 형 나 이거 안 쓰면 안돼! 나 정말 싫어’
‘하윤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의사선생님이 우리 하윤이 아픈 거 낫게 해주실려고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하윤아 겁 먹지마 우리 잘해왔잖아‘
두 형제의 얼굴엔 이미 마취용 마스크가 씌워 졌는데도 하윤과 세윤은 그들만의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같이 붙어있는 등의 체온을 통해
“박사님 동생 쪽이 마취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정맥마취주사 13mg 투여, 근육이완제 5mg 투여”
버그만 박사는 두려움 때문에 심하게 떨고 있는 하윤을 쳐다보며 어쩌면 조금과할지도 모를만큼의 마취주사와 근육이완제를 투여하기 시작했다.
조금의 고통이라도 덜어주는게 그가 해줄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에.....
마취가 완료되었는지 수술에 들어가기 전 맞잡았던 두 형제의 손이 떨어져 있었다.
“메스!”
은색 빛깔의 너무도 순수해 보이는 운명의 칼날이 버그만 박사의 손에 쥐어졌다.
은색의 메스가 붉은 핏 빛깔을 완전히 머금었을 무렵
시계는 이미 하루가 지나고 7시간 30분을 더 지난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계의 초침은 운명의 무게를 실감한 듯 여느 때보다 더욱 무겁게 움직이고 있었다.
‘째각, 째각, 째각’
메스를 잡고 있던 버그만 박사도 수술을 어시스트하기 들어와 있던 캐플러 박사외 3명의 수술보조의도 그리고 수술실에 있던 모든 팀원들조차도 이름조차 발음하기 힘든 이 두 동양인 청년을 분리해내기 위해 간절히 노력하고 있을 때쯤
심전도 체크기의 알람이 운명의 시각을 울리기 시작했다.
“삐익~~~! 삐익~~~~!!”
“동생 쪽의 심전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혈압 급강하 발생”
“혈압상승제 5mg 투여, 250볼트 일렉트로닉 쇼크(심장전기충격) 준비. 쿨럭!”
버그만 박사는 며칠 전에 핀 시가의 독성이 이제야 목주위에 올라온 듯 껄끄러운 헛기침을 뱉기 시작했다.
“쇼크”
두개의 충격 판이 하윤의 가슴을 강타하기 시작했고 마취된 세윤의 잠든 의식속에서 천천히 버그만 박사가 외치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300볼트........ 500볼트........ 최대한 올려! 쇼크”
“형!”
“형! 내 목소리 들려?”
“으응”
하윤의 목소리가 세윤의 마취용 마스크의 산소를 타고 슬며시 그러나 확실하게 흘러들어왔다.
“형........ 나 이제 가야하나봐! 지금 나 봐! 저기 의사들이 열심히 나를 깨우기 위해 충격을 가하고 있는데도 이제 내 심장은 내 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
나 이제 힘이 다 떨어졌나봐. 그런가봐 형“
“아냐 하윤아! 지금은 아니야 잠시만 기다려봐. 나 지금 너 못보내.
니가 24년전에 날 못 보냈던 것처럼........ 니가 아픈거 약해진 거 다 나 때문이잖아.“
“..........”
“기억나니? 우리가 여기 세상에 오기 위해 처음으로 수술실의 밝은 조명아래 엄마의 뱃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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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머해? 왜 그렇게 아픈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누구? 누구니? 어디에 있는 거야.”
“나 여기 바로 니 등 뒤에 있잖아. 너랑 같이 태어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잖아.”
“나 너무 아파. 난 아무래도 세상에 나가지 못 할 것 같아. 나 여기 오기 전에 그 곳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무슨 소리야. 저기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안보여?
두 손 모은 체 기도하고 있는 저 사람들이 바로 우리 엄마 아빠래.
그들이 우리 둘 모두를 기다리고 있어. 힘내 어서.
사람들이 너를 내 형이라고 부르고 있어“
“으응....... 그렇지만 난 지금 밖에 나갈만한 작은 힘조차 없는 걸........”
“머야 내 형이 왜 이렇게 약한 소리를 하는 거야. 손을 뒤로 내밀어봐
내가 지금 가진 힘을 나눠줄게!
그러니까 우리 같이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 앞으로 나가자. 대신 내가 나눠준 힘만큼 앞으로서로 믿고 도와주는 거야 알았지“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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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니가 나에게 힘을 나눠주지만 않았다면 넌 건강하게 태어났을 텐데......... 나 때문에 나 대신 니가 지난 세월동안 아팠던 거잖아.
그러니까 이제 내가 이 형이 너한테 빌렸던 힘을 다시 돌려줄게
그러니까 지금은 니가 갈 차례가 아냐 가지마.
어서 내 손을 잡아“
“아냐 형”
“하윤아. 형 이제 기억하지 마 그리고 예전에 그랬듯이 저 밖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부모님들께 꼭 웃는 모습을 보여드려야해. 그분들 더 아프지 않으시게........
그리고 너랑 나에게 웃는 모습을 가르쳐줬던,
우리에게 우유 한컵 씩 벌컥 벌컥 마시게 했던, 항상 우리를 아래서부터 올려 봐줬던 유일한 그 애 장미를 부탁 할께......... 늘 고마웠던 아이니까.......... 참 많이 보고 싶었는데........“
“형........”
“우리.......... 너와 나
이곳에 오기 전엔 정말 즐거웠는데....... 이 세상에 오기 전엔 정말 즐거웠는데....... 그랬는데.........“
“형!”
“800볼트 최대 전압 쇼크 다시한번 쇼크!”
버그만 박사는 자신의 심장이라도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제발! 제발 뛰어라. 제발!”
수술실의 모든 의료진들은 전기 충격에 의해 튀어 오르는 하윤의 몸에 모두 집중해 있었고
하윤의 심전도 체크 기계의 그래프만 넋 나간 사람들처럼 쳐다보고 있었다.
“뚜우우...뚜우우...”
하윤의 심전도 체크 기계의 그래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박사님 심전도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혈압도 정상으로 상승중입니다.”
“산소분압도 정상적입니다.”
의료팀들은 자신들의 정성이 기적을 낳았다는 것에 감동하였는지 마스크로 가린 서로의 망울망울한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버그만 박사는 심장전기 충격기를 손에서 놓으며 안도의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박사님 이것 여기좀 보십시오”
수술보조의 캐플러 박사가 버그만 박사를 불렀다.
거기엔 마취로 인해 떨어져있어야 할 하윤과 세윤의 손이 어느덧 굳게 꽉 쥐어있었다.
아니 설령 마취가 아니더라도 그렇게 강하고 세찬 전기 충격 속에서 두 형제의 손이 쥐어져있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버그만 박사와 의료진들은 지금 자신들의 눈앞에 보이는 이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해 놀라워하면서도 문득 자신들이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 쪽 체크해봐 어서”
오른손으로 마스크를 아래로 내리며 버그만 박사는 팀원들에게 형 쪽의 신체 상황기계의 체크를 지시했다.
“형 쪽의 심전도가.........
멈추었습니다.“
세윤과 하윤의 2층 방처럼 우울한 흰색의 수술실안은 순간 정 막으로 가득 찼고
두 대의 심전도 체크기계의 소리만이 조용히 들려왔다.
“삐익........ 삐익........”
“뚜우욱....... 뚜욱........”
p.s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 네이트 친구분들께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글은 사실 샴썅둥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는데 단편으로 묶고 또한 약간 지루하지않기 위해 장미라는 여자주인공을 내세워서 두 형제간의 사랑과 애정 그리고 샴쌍둥이 형제가 태어날때의 우애와 한쪽이 분리될때의 우애를 다루고 싶었으나.....
몇분이 네이트 메일과 쪽지로 말씀해주신 비평처럼 단편으로 다루고 또한 짧게 압축해서 너무 많은걸 넣을려고 했던 것때문에 장미라는 여주인공의 위치가 모호해진것도 사실인것같습니다.
다음엔 좀더 탄탄하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내용의 글을 쓸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면서
부족한글 기다려가며 읽어주신
하얀고래님, 폼생폼사님, 커니님, 깜찍이님,그냥님, 웅이꼬님, 목감기님, 아마두님
그리고 이름을 밝히시지 않은 모든 친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