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소 톡을 즐겨보는 올해 스물된 처자입니다~ ㅋㅋ
오늘 중2때부터 사이좋게 지내던 단짝친구와 대화하다가 좋은 추억거리가 떠올라서 재밌게 얘기하다가 톡에 적어보면 어떨까해서 이렇게 쓰게됬네요~
스크롤이 엄청 압박이지만 재밌게 봐주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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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5년 겨울...
그 해 왠일로 부산에 큰 눈이 내려서 평소 눈을 좋아하던 전 미친 강아지마냥 거리로 뛰쳐나와서 단짝인 친구집으로 홀랑홀랑 뛰어갔드랬습니다.
방바닥에 딱 눌러붙어서 찌짐을 구우며 눈오는 날은 춥다느니 징징 거리고있던 친구를 억지로 끌고나와
눈싸움도하고 서로 옷안으로 눈덩이도 넣고 남에 차 위에 되도않는 눈사람도 만들고 하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떡볶이가 땡기더라구요.
떡볶이가 먹고싶다는 저의 말에 친구는 그냥 근처에있는 곳으로 먹으러 가자고 하였지만,
대연동에 파는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다며 그리로 가자고 졸랐습니다.
친구가 뭐 대연동까지 가냐면서 차비도 없다고 욕을 바가지로 했는데 걸어가도 되는 거리라고 얼마 안걸린다고 억지를 부려 친구를 끌고갔습니다.
주머니엔 단돈 천원 밖에 없으메 말이지요.
결국 용호1동에서 대연 3동에있던 떡볶이집까지 걸어갔습니다.
떡볶이 한개 250원. 친구와 전 두개씩 밖에 먹질 못했지요.
어묵국물로 뱃속을 체우며 국물위에 떠다니는 건새우를 건져먹다 아주머니께 혼이나고
그대로 골목길을 빠져나와 경성대 앞을 거닐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눈쌓인 하얀 거리를 보며 길을 거니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요.
덕분에 기분이 업된 저와 친구는 무언가 재미있고 보람찬 일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별 생각없지만 ㅋ
당시엔 꽤 관심이많았던 코스프레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ㅋ
그래서 언젠가 들은 적 있었던 대연 1동에있는 코스프레샵에 구경을 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부경대 입구서부터 경성대 쪽으로 걸어가 그쪽에서 대연1동 제일은행있는 곳까지 걸었지요.
코스프레샵에 도착하긴 했습니다만, 사장님께서 자리를 잠시 비우신 터라 그 분이 돌아오실때까지 차가운 건물 계단에서 쭈구리고 앉아있다가
곧 사장님이 도착하시고 그곳에서 이것저것 의상을 구경하고 하고 나왔습니다.
그곳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길, 의상을 빌려서 코믹월드나 이런데 참여해보면 어떻겠냐고 대화가 오갔었습니다.
그때 제 머릿 속을 스친 생각이 의상을 직접 만들어입으면 어떻겠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왠일로 친구는 별 투정없이 제 의견을 받아들였고 지금 당장 부산 원단의 메카인 진시장까지 갔다오자는 얘기까지오갔습니다.
하지만 저희 둘 주머니를 몽땅 털어봐도 나오는건 먼지뿐..
당장 진시장으로 가서 원단을 보고싶은 마음에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 한 끝에
제 머릿 속을 스친 생각은
젊어 고생은 사서한다는데, 진시장까지 걸어가면 어떻겠냐... 였습니다.
궂이 그럴 필요있냐고 다른날 가면 안되냐는 친구를
우리 이러다가 또 안한다 여자가 칼을 들었으면 돈까스라도 썰어야지않겠냐 요즘 늘어가는 뱃살을 어쩔거냐 이거 뺄겸 가자 하는 갖가지 말로 유혹을 해서
결국 방향을 틀어 진시장까지 무작정 걷기 시작했습니다.
대연동 제일은행앞에서 직진.
곧바로 걸어가 문현동을 경유해서 범일동 진시장까지 걷기로 경로를 정한 뒤
열심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출발할때 서산넘어로 고개를 내릴까 말까 고민하던 햇님이 어느새 모습을 감추어버리고 문현동에 다달았을땐 주변이 어둠으로 물들기 시작했더랍니다.
이러다 진시장 문닫겠다며 가는 발길을 서둘렀지만 급한 볼일은 해결해야 하는지라 (*-_-*) 롯데리아에 들려서 화장실만 홀랑 쓰고 나왔드랬죠.
그리고 살인적인 육교를 두개나 건너고 겨우겨우 진시장에 도착했더니..
아니 이미 가게가 죄다 문을 닫았지 뭡니까..
결국 들어간지 5분도 안되어 밖으로 쫒겨나 집으로 돌아가야 하였습니다.
그때부터 숨이 턱 막히며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우리가 어떻게 이까지 걸어왔지?
우리는 미친건가?
우리는 어떻게 돌아갈것인가..
이미 주변엔 어둠이 깔려있었고, 저희는 어느새 무거워진 발걸음을 힘겹게 때며 꾸역꾸역 거리를 걸었습니다.
문현동에있는 큰 육교를 건너는 중 친구가
지금 아빠 퇴근하고 오실시간 다 됬는데, 아빠한테 전화해서 버스 태워달라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지뭡니까.
저흰 옳다구나 친구의 아버지께 전화를 걸려했습니다.
하지만 핸드폰은 있으나 전화할수있는 통화료가 전혀 없는 상황..
결국 콜렉트콜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왜 어르신들은 콜렉트콜.. 잘 안받지 않습니까?
친구 아버님께서도 그러시더군요 ^^..
잠깐 연결하는 거라도.. 좀 들어주시지...
여러통을 걸어봤으나 모두 전화받기를 거절하신 아버님..
결국 친구와 저는 아버님께서 버스를 갈아타신다는 정류장 앞으로 가서 쭈그리고 앉아 기약없는 아버님을 기다렸습니다.
시간은 7시를 훨씬 넘기고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고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만 보여주던 하얀 눈들이 원망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돌아갈까 하다가도 그놈의 머피의 법칙이 뭔지..
분명 우리가 포기하고 가면 아버님이 지나갈거다하는 소리없는 마음의 외침에 5분만더 5분만더 이러다
결국 7시 50분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고 살을 애는 추위를 뚫고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문현동에서 대연동으로 넘어가는 대연고개쪽은 그리 심하진않지만 길고긴 언덕길이랍니다.
눈이와 바닥이 꽁꽁언 언덕길을 맨손으로 걸어 올라갈려니 정말 사람 돌아버리겠덥니다.
미끄러운 길을 헤치며 걸으니 진짜 집이 그립고 가족들이 보고싶고..
다른것보다 따끈한 전기장판에 발을 녹이는 모습이 어찌나 떠오르던지..
대연고개에 있는 가구점을 지날 무렵 아무 생각없이 차도 쪽을 보았습니다.
그순간 지나가는 22번 버스 안에 그렇게 목놓아 기다리던 친구 아버지께서 타고 계시더군요...
그 찰나의 순간이 그때까지 제가 살아온 순간보다 더 길게 느껴지덥니다.
분명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그런 느낌이겠지요.........
....
친구와 저는 아쉬움과 슬픔.. 그리고 분노에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대한 환멸감과 분노로 분노에 찬 불꽃킥으로 바닥에 쌓인 눈덩이들에게 풀기 시작했지요.
몇번을 걷어찼을까.. 순간 튀기는 눈과함께 쇠뭉치들이 짤랑짤랑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가로등불빛을 받아 반짝이지 뭡니까
핸드폰 액정에서 나오는 빛과 희미한 가로등에 의지하여 맨손으로 눈바닥을 뒤적여 동전 세개를 주웠습니다.
전부 백원 짜리더군요..
혹시나하는 마음에 바닥을 더 파보았지만
정말 얄짤없이 삼백원이었습니다.
백원만 더 있었어도 초등학생이라고 속이고 (이런짓하면 안되지만..) 버스를 탈 수 있었을텐데..
그 순간 세상이 참 왜그렇게 혹독하게 느껴지던지..
눈물을 삼키며 삼백원을 주머니에 꽁쳐넣고 대연고개의 정점에 올라선 순간
아주머니께서 혼자 하시는 붕어빵 가판이 보이더군요.
그곳에는 달력 뒷면 같은 제질의 종이 위에
검정색 매직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어필하는 듯한
붕어빵 한개 백원 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었습니다.
붕어빵기계위에 하얀 반죽을 뿌리고 그 위에 달달한 단팥을 올린다음 반죽을 한번 더뿌리고 따끈하게 익으면 꺼내먹는
머리부터 먹을까? 꼬리부터 먹을까? 아님 옆구리부터? 아님 편을 떠서?
사람 참 골때리게 만드는 그 붕어빵이 그 순간 어찌나 빛나보이던지요...
저흰 결국 주머니 속에 고이 잠들어있던 삼백원의 봉인을 풀어 아주머니께 붕어빵을 세개 달라고 했습니다.
콧물을 질질 흘리고 촌병마냥 볼이 벌게선 누추한 몰골로 서있는 저희를 아주머니께서 참 측은하게 보셨나봅니다.
훈훈하게 미소를 지으시며 겨우 세개를 샀는데 방금 구운 따끈따끈한 놈 한 마리를 더 끼워주시더군요.
정말 그 순간 아주머니께서 여호와가 보낸 성령님 혹은 부처님으로 보이더라구요.
저흰 몇번이나 아주머니께 감사하다 인사를 드리고 따끈한 붕어빵과 그보다 더 따뜻했던
아주머니의 인심에 힘을 얻어 무사히 집으로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도착하자마자 뜨근한 물에 샤워를하고 소원대로 전기장판 아래에 발을 넣고 몸을 데우는데 진짜 거짓말하나 안보태고 눈물이 쏟아지지 뭡니까..
평소 어른들께서 집떠나면 고생이다 집떠나면 고생이다 했던 말이 세삼 이해가 되면서 돌아올 집을 만들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와서 네이버 지도에 나오는 거리로 계산해보니 그날 걸었던 거리가 14.33km로 나오더군요.. ^,^
물론 더 걸었을거라고 생각듭니다만..
그 후로 매년마다 친구와 기록에 남을 만한 사고를 치고 다닙니다.
추석때 서면에서 밤늦게까지 놀다가 차가끊겨서 집까지 걸어왔던 일이나
친구와 서로 음식을 뺏어먹으려고 길거리에서 설치다가 택시에 치일뻔하거나 하며 말입니다.
이 친구와는 너무나 소중하고도 혹시나 싸워서 서로 폭로전을 하게되면 시집도 못갈 그런 많은 추억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요즘 진로문제때문에 힘들어서 어깨가 축 쳐저있었는데,
우연히 나온 이런 추억들덕에 오랫만에 허심탄회하게 웃을 수 있었답니다.
요즘 TV를 보나 인터넷 뉴스를보나..
온통 전쟁이니 살인사건이니 경제가 어떠니 하는 힘들고 슬픈 얘기만 가득합니다.
저희의 추억이 여러분을 잠시나마 즐겁게 해줄 수 있었기를 바라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모두 힘내자구요 !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