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창원에 사는 21살에 평범한 남자 입니다-
어쩌다가 저도 톡도 적어보네요,
오랜만에 친구가 부산에서 창원으로 놀러를 와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알바 그만둔지 일주일이 다되가도록 월급이 입금이 안되서
입금확인차 우리 아파트단지내 현금인출 자동코너에 들렀습니다.
기계가 한대 뿐인 곳이라 다른 사람이 사용중이면
밖에서 기다려야하는 불편이 있었죠,
이미 안에서 남자가 기계를 이용중이였고 저는 한참 MP3를 크게 켜고
다리를 떨며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다 갑작이 그 남자 문을 열며 "아저씨, 저기.."
어눌한 말투.. 그렇습니다 외국인노동자 였던겁니다.
(창원이 지역상 공단이 많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거든요..)
그건 그렇고 아저씨라니 이제 대학교 2학년이고
분명 2달전만해도 파릇한 스무살이였는데.. 조금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하며 자동코너로 들어갔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쏘는 소주냄새........
외국인 아저씨에게서 나는 냄새였습니다.
아 이 부스안에 이렇게 냄새로 진동을 하고 있는 걸 보니
꽤 오랫동안 기계와 혼자 씨름중이였던 것 같았습니다.
나 : 돈 찾으시려구요?
외국인 : 네네 안되, 안되요.
나 : 얼마를 찾으시려는데요?
외국인 : 배백 마넌 이 마넌
(순간.. 102만원이 맞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못하는 영어로)
나: 원헌드래드 앤드 투??
외국인 : 네네
왜 안되나 살펴보니.. 1회 한도 최대 70만원 까지만 인출되는 기계에서
102만원을 한 번에 입력을 하니..
당연히 거래금액 초과가 뜨는데 그 글을 알 턱이 없는 우리 외국인 아저씨,
그래서 제가 설명을 하며 비밀번호를 눌러달라고 70만원 금액을 찍어줬습니다.
(두르르르르르륵 기계가 돈세는 소리를 내며 현금 출금중..)
근데 갑작이 부스의 문을 열고 맞은편 상가로 가버리는 외국인아저씨......
문을 열고 불러봤지만 술이 많이 취한듯한 외국인 아저씨는 그렇게 사라져버리고
저는 그 카드와 70만원을 들고 자동인출기 앞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당황스럽더군요,
그와중에 친구에게 온 전화..
그래서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말해주니
철없는 내 친구 왈
"하늘이 주신 기회야 그냥 가지고 가........."
물론 CCTV에 이미 다 녹화중이고 설사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그렇게 약아빠지고 간큰 짓을 할만한 위인이 저는 못되기때문에....
친구에게 시끄럽고 일단 기다려야겠다며 통화를 끊었습니다.
그렇게 3분 5분 10분.. 15분 다되어갈때
저벅저벅 자신의 동료로 보이는 아저씨와 함께 걸어오는
문제의 외쿡인 아저씨..
그 아저씨가 부스에 들어오자 말자 저는 소리를 질렀죠.
"아저씨 제 정신이세요? 이 돈을 저한테 맡겨놓고 그렇게 가버리시면 제가 이돈 가지고 가면 어떻게 하려고해요 " 갑작스레 언성을 높히니 조금 당황한 듯한 아저씨
무슨말인지 다 알아듣지는 못해도 대충 뜻을 이해 한듯 했습니다.
"다른 나라와서 힘들게 번돈 이돈 제가 만약 가져갔으면 이번달에 아저씨 고향에 어떻게 돈 보내주실꺼고 어떻게 한달 살껀데요 ! " 하며 저는 더 몰아부쳤습니다.
갑작이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아저씨..
아저씨 동료분도 당황하더라구요..
일단 남은 금액인출을 도와드리고
부스 밖으로 나왔습니다.
여하튼 다시는 이런 실수 하지마세요 하며 아저씨에게 한 번더 말씀드렸더니
이번엔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는 아저씨.....
너무 그러니까 제가 좀 오버가 심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고 실컷 일을 시키고선 가짜수표를 주는 악덕기업주의 이야기나 열악한 환경속에 노출되어 있는 이야기를 TV나 다른 것들로 접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동정심이 충만하던 저로써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 였죠,
그렇게 한참을 서서 외국인 아저씨와 이야기 하던 도중에,
어디서 왔냐며 국적을 물었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왔고 고향엔
딸들도 있다며 지갑에 사진까지 보여주시던 아저씨.............
순간 코 끝이 찡해졌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보내줄 생활비인데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라며
아저씨에게 한마디 더 던지고는 조심히 가라며 인사를 건냈습니다.
막내삼촌 뻘쯤 되는 아저씨에게 90도 인사까지 받으며..
저는 드디어 집으로 올 수 있었죠.
작은 일이였지만 어쩌면 그 아저씨에겐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들중에 훗날 기억나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니까
뿌듯하더라구요..
여하튼 먼 타국까지오셔서 힘들게 일하시는 외국인 노동자 아저씨들
힘내시고 건강하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셨음 좋겠어요...............
이야기가 너무 길고 -_-;
지자랑에다가 그렇다할 교훈도 없는 글이 되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