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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언젠가 누군가의 꿈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13)

이슬 |2004.03.26 12:40
조회 807 |추천 0

 

 

혹시..소정언니 때문에 거절한거야 아니면 정말 가연이는 아닌거야...


-선생님~
-....
-선생님!!
-으응...혜영이구나..음..
-선생님 눈이 빨개요
-눈이..?

 

거울을 보니 눈이 충혈되서 빨간 토끼눈이 되어버렸습니다
하긴 어제 잠도 못잤으니.. 가연이는 괜찮을까 모르겠네..


따르릉 zz
-네
-속은 좀 어때?
-으응..괜찮아
-무슨 여자 둘이서 그렇게 술을 마시냐..
-그러게 좀 무리했지?

 

만취가 된 가연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자고 있는 도현이를 깨워서 집에까지
바래다주었습니다.. 그리고 도현인 나 때문에 아침잠까지 설치게 되었지요..

 

-아무튼 고마워.. 미안해서 어떻게..
-미안하긴 뭐가 미안하냐...나한테 전화하길 잘했지 둘이 몰 어쩌려구 했어
 안그랬으면 계속 걱정했을텐데..
-치..잔소리쟁이..훗
-하하..내가 좀 그랬나? 음 오늘 저녁엔 다른 약속없는거지?
-응..
-그럼 시간 맞쳐서 데릴러갈게
-알았어


이제 정말 연애라는걸 해보나 싶습니다..
대학시절때랑은 다르게.. 여자와 남자로써 연애라는걸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들어 거울을 자주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울을 보고 있으면 이제 나도 여자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과 1.2년전만 해도 그렇게 조급하게까진 생각이 안들었는데...
20대후반을 달리다보니 초조하기 시작하나 봅니다

 

벌써부터 엄마는 선자리가 모다해서 난리도 아니고..
그래서 그런가.. 정말 결혼을 해야 하는 나이라는 생각이 자꾸 나를 짓누릅니다
꼭 결혼을 하지 않아도 잘 살것만 같았는데..현실은 그게 아니니..


-소정언니 어젠 잘들어갔어요?
-미주씨도 잘들어갔지?
-네 그럼요^^
-근데 얼굴이...잠 못잤어? 눈까지 다 충혈되가지곤... 어제 괜히 나땜에 쉬지도

 못해서 그런거 아니야?
-아니예요~ 난 맨날 언니랑 둘이서 데이트 했으면 좋겠는데요? 훗..^^
-에이 미주씨도...

 

-언니 어제 했던 이야기 잊어요..절대 선배 그럴사람 아니라는거..언니도 잘알죠?
-응..미주씨 나도 알아..성철씨가 어떤 사람인데..
 하지만 여자 마음이 그래..미주씨도 결혼하면 알게될거야 처녀때랑은 다르잖아..
 또 애기를 나으면 다를거곤.. 그땐 여자가 아니야..엄마고 아내이지..
-네.. 하지만 언니는 항상 예뻐요^^
-미주씨도 참...

 

-그러니깐 힘내요.. 그런 생각하지말고! 혹시라도 정말 성철 선배가 그런 말도 안되는
 잘못을 한다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을거예요!! 그러니깐 제 조카 생각해서라도 신경
 너무 쓰면 안돼요...^^
-응..그래야겠어..어젠 집 앞에 나와있더라구...
-거봐요..훗..^^

 

어제보다 조금은 밝은 얼굴이여서 다행입니다..
성철선배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야...


그날 이후 가연이는 연락이 뜸합니다..성당에도 오질 않고..
아이들도 수녀님도 모두 기다리고 걱정하는데..  연락도 되질 않습니다
민재씨도 걱정하고 있는 눈치이긴 한데 그날일은 나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무슨일이 있는건 아닌지..

 

-내일도 거기 가겠네?
-응 가야지 일요일이니깐..^^
-예나 지금이나 둔하고 눈치없는건 여전하구나?
-뭐가..
-내가 매주 그걸 물어보는 이유가 뭐겠어...
-...응?

 

도현이는 답답하다는 얼굴을 하고 한숨을 내어보입니다

 

-너 거기 나가지마
-왜?
-음...민재라는 그 사람... 아무렇지도 않니?
-......갑자기 그건 왜..
-아무튼...너 거기 가는거 별로 마음에 안내켜서..
-......그래서...
-생각해보라구..거기 있는 애들 생각하면 가지 말라는 이야긴 하고 싶지 않지만..
 혹시 너가 그 민재라는 사람...
-그만 얘기하자 생각해볼게

 

오늘 우리는 다시 만난지 한달만에 이 일로 작은 다툼을 했습니다..

도현이를 만나면서 민재씨를 신경안쓴건 아닙니다..
하지만... 도현이 생각처럼 그런건 아닌데..

 

-안녕하세요 수녀님
-그래요 크리스티나^^ 오늘도 고생이 많겠어요
-고생은요...재미있어요~ 여기서 아이들도 만나고 그리고 수녀님도 뵙고..^^
-그런데 가연이는 오늘도 안온건가요?
-연락이 잘 안되요...
-걱정이네요..


-미주 왔구나
-응..잘지냈어?
-그럼...참 오늘은 조금 더 바쁠 것 같은데 .. 도와줄거지? 이것저것 살게 많아서..
 혼자 나가기가 좀 그래서..그리고 아이들 봄옷도 사려고 하는데 남자가 보는 눈이
 그렇잖아^^ 혜영인 내가 사온옷은 촌스럽다고해서 훗..^^
-그럼 내가 가야지~ 일찍 다녀오게 그럼 바로 나가자


두어시간동안 쇼핑을 하고 잠깐 다리도 쉴겸 해서 근처 가까운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다리아프다...
-괜히 고생이네..
-고생은^^

-후~이제 살것같다

시원한 복숭아아이스티를 마시고 얼음까지 오득오득 씹어먹었더니 이제 살것같습니다

 

-풋...
-왜웃어?
-아니..그냥 꼭 보고 있으면 동생같아..^^
-동생? 훗..뭐야 말도안돼

 

오랜만에 기분좋게 웃어보이는 민재씨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현이야..저기 있잖아..가연이..
-으응...나도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무 연락없지?
-응 그래서 말인데.. 나 사실 그날밤에 가연이 만났어.. 많이 울었어 가연이..
-그래..내가 미안하기만 하지뭘..

-가연이 너 찾으려고 한국으로 들어왔데.. 그리고 널 잊어본적 없다고 했어
-.........
-왜 안된다는거야?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나왔는지..민재씨에게 물었습니다.. 어쩌면 내가 하고싶은 말이였을까..

 

-왜 가연이가 안된다는거야? 왜 소꿉친구는 안된다는거야?

 

한참을 멍하니 창차밖을 바라보단 민재씨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습니다

 

-소꿉친구라서 안된다는건 아니야..정말 미주는 나랑 남매같은 아이인데..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온 아이잖아.. 그리고 나 또한 가연이를 잊어본적 없어..
 가연이를 가족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건 아닐까..
 그리고 가연이도 그런 이유에서 날 지금껏 잊지 않았던건 아닐까..

 

-아니야..그런거..아니야.. 가연이는 정말 널 많이 그리워했어..

 그리고 어렸을적 그런 소꿉놀이할때처럼이 아닌 남자로써의 널 ....사랑해...

 

민재씨는 날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넌...내가 가연이를 만났으면 하니...?

 

 

 

사람이 산다는것은 언제나 '함께'일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지 싶다.

우리 삶의 모든 기쁨과 슬픔도 결국은 사람에게서 기안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람이 아닌 다른 모든것들은 중심이 아닌 조건들에 불과하다.

 

                                                              -그래도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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