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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하다가 치고박고 싸운 커플

PC방알바맨 |2009.02.14 06:42
조회 1,225 |추천 0

안녕하세요.

 

인천 송도쪽에서 피시방알바를 꽤나 오래하고 있는 한 25세 남정네입니다.

조금 지난일이긴하지만 톡-유머쪽을 읽다보니 문득 생각난게 있어서 끄적여봅니다.

 

제가 일하는 피시방에는 자주 오는 커플이 있습니다.

그 커플하고 그다지 친한건 아니지만 안면은 트고지낸정도였죠.

올때마다 꼭 껴안고 댕기고, 담배도 한까치라도 나눠서 피는 모습들이(게임중에 금연시작했답시고 남자가 피던거 여자한테 주고그러더라구요 ㅎㅎ)  눈에 확 들어오는.... 다른 손님들도 그 커플알아볼정도로 오래된 단골이었고, 보기 겹지만서도 이쁘게 사귀는 커플이었지요.

 

그 커플이 주로 하는 게임은 카오스랑 스타크래프트였는데

특히 스타는 2:2팀플을 방잡고 자주 하더라구요.

 

"그렇게 자기야 몇시 저그! 몇시 프로토스 저기야 어택땅! "

 

"자기야 다크출현했어 ㅆㅃ! 똥가루 뿌려줘!"

 

소리 꿱꿱 지르면서 듣는 이로금 짜증보단 웃음 나오게 하는 커플이라 그분들 보고있으면 일할맛이 날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커플에게 이변이 생긴것입니다.

 

게임방 입장부터 시작해서 음료수하나 사들고 게임시작셋팅이 평소와 다를바 없이 조용하고 무난했었습니다.

 

그렇게 1~2시간 지나고 있는데 갑자기 여자분이 .....

 

 

"ㄲ ㅑ아아아아아아악!!! ㄱ ㅅ ㄲ 야!!!!!!"  라면서

 

 

피시방이 날아가도록 겜하던 아저씨들도 깜짝 놀랄정도로, 겁나게 떠들던 초딩들도 아갈묵념할정도로  샤우팅을 질러준것입니다.  피시방엔 약 10~15초간 정적이 흐르고 40명이 넘는 시선이 그 커플에게 집중되었지만 그 커플은 감정에 몰입된상태입니다.

 

 

남자는 여자한테 정말 어이가 없고 어안이 벙벙하다면서도 미안한 얼굴을..... 전 이런얼굴 처음봤습니다. -_-.. 이 커플 ...라면먹다가 남자가 국물을 여자한테 엎은적이 있었는데도 남자가 정말 미안해하면서 앙탈좀 부려주니까 여자도 애교부리며 용서해주던 그런 보기좋은 커플이었는데 남자가 두려움과 민망함과 알수없이 눈만 붕어처럼 뜨고 여자친구를 바라보고있었던것 입니다.

 

여자분은 눈에 독끼를 품고 남자를 바라보며 씩씩 거리고 있는데 사람들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떨이를 한손에 들더니 "카악~~~퉤" 한번하고

 

"아 ㅆㅂ  조카 짜증나! 니가 그러고도 남자색키냐!!" 라면서 남친에게 한방 더 날리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는 그소리를 들으면서 대꾸도 못하고 움찔만 하더니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전 그 상황이 도대체 왜 일어난것인지 직접 가서 확인하고 싶었는데 여자분이 무서워서 멀리서 넌지시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겟엠프드와 카트라이더에 열광하며 피시방을 울리게 떠들던 우리의 극강 초딩님들도 하던겜을 멈추고 그 커플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을정도였으니.... 이 침묵을 깰 용기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것 같은데 감히 알바주제에 깼다가 한대 맞을거 같은 기분이 들던것입니다.

 

잠깐의 순간이 흐르고 그녀는 짐 다 챙기고.. (저한테 오빠라고 부르죠)

 

"오빠!! 여기 계산해줘요!!! 아 오 짜증나!" 하는것입니다.

 

저는 재떨이비우던것을 잠시 멈추고(평소엔 기다리라면서 걍 하던일 마무리하고 가도 손님들이 이해해줬고 아니면 걍 배째라는식으로 할일 마무리하고 계산하러갔었죠 -_-;...)

 

전 도무지 여자분이 왜 ...열폭한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해서 정말 조심스럽게

 

"무..무슨일이세요?" 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러더니 여자분이 저한테도 눈을 치켜 뜨면서...헙!!   순간 쫄았찌만 저한테 열변을 토하는것입니다.

 

"아니 남자색히가 여자랑 게임하는데 어쩜 저렇게 치사하고 더럽게 하는지!!! 오빠도 어디가서 여자랑 게임해서 이길라고 치사하게 겜하지마요! 빨리 계산이나 해줘요!"

 라는것입니다. 

 

전 어떻게 게임을 했는지 몰겠는데 여자분은 자기 자리만 계산하고 나갔습니다 -_-...

여자분이 나가고 나서야 침묵은 깨어지고 초딩들은 다시 자기네 게임에 몰입-! 몇몇 손님들을 수근수근대면서 뭐야 이거~ 왜저러지? 무슨일이지 막 하면서  자기들이 하던 게임에 다시 집중하면서 상황은 끝나갔습니다.

 

남자분은 시무룩하게 몇분정도 있다가 저한테 계산하고 하는데 아직도 도저히 말로 표현할수 없는... 고뇌가 가득찬 눈빛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아 정말 어이가 없네. 아 쪽팔려'등등 수많은 감정을 눈에 채운체 계산을 끝내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커플들이 있던 자리로 가서 왜 싸웠나 했습니다. 그리고 싸움의 근본적인 이유를 알았고.... 저는 혼자 웃음보가 빵~~~ 터졌고.... 절 미쳤따듯이 보던 단골초딩은.. 아저씨 왜그래요~ 하면서 화면 보다가..... 초딩그룹이 웃음이 터지더니...... 사람들이 연달아오면서  피시방 전체에 웃음 바이러스가 퍼져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웃음바다는 생전 처음느꼈습니다. 함께 나누는 웃음이 이렇게 엔돌핀을 느끼게 할줄은 몰랐었죠.

 

 

 

 

 

 

 

 

 

 

 

 

 

 

 

 

 

 

 스타크래프트 하더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게임상 가장 더럽다 추정되는 공격전술인 ..

"포톤캐논 러쉬"가 감행된것입니다.(스타크래프트를 모르시는분들을 위한 전술설명 : 눈이 정말 많이왔다. 청소년 20명이 10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1:1 눈싸움을 하였따. 경계선을 긋고 눈싸움을 하려는데 한 팀에서 10분간 눈을 모아서 눈뭉치를 만들자 라는 룰을 정하였다. 한 팀에선 여자 3명만 눈뭉치 만들기 작업을 시키고 7명은 10분동안 잠복해 있다가. 게임이 시작하려는 찰나 상대편 진영에 가서 상대방이 만든 눈뭉치로 상대를 어떻게든 이긴다는 치사한 전법?-마땅한 묘사상황이 안떠오르네요 ㅠㅠㅋ)

 

 

게임을 안끄고 가서 전 리플레이를 저장하고 킥킥 대면서 제 자리에가서 그 다시보기 해보았습니다.  게임상황설명은 스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분들도 이글을 보실수 있기에 지루할수도 있어서 생략하겠고요 ㅎㅎㅎ

 

남자분이 여자분보다 스타를 다소 못하는것이 억울했었나봅니다.  그래도 여자분은 자기 남친한테 단 한번도 생색을 낸적이 없었고 대부분 2:2 팀플을 하는지라 이런경우가 거의없었는데 어쩌다가 둘이서 1:1 게임을 하더니만 이런 결과를 초래했네요.

남자분이 얼마나 이기고싶었으면은...... 포톤캐논 러쉬까지해서 여자친구를 이기려고 했을까;;;

 

 

 

그 후로 그커플은 한 2~3주간 안보였는데 어느센가부터 다시 와서 게임을 하더랍니다. ㅋㅋ  전 솔직히 헤어지고 그런 소란을 피워서 다시는 안올꺼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와서 스타 잘하고 있네요.

그리고 여자분이 음료수사러 왔길래 전 그때 상황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여자분은 정말 쿨하게 덤덤하게 그랬었냐는둥 하면서 ㅋㅋㅋ 큰웃음을 줘서 고맙지 않았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뒤로 남친하고 어떻게 했냐고 했더니

 

2주간 냉전기였다고 하네요. 진짜 깨질생각까지 했는데 남친의 문자 한방에 풀어줬다고 합니다.

 

"나 이제 프로토스 안할께. 오로지 저그만해서 자기 지원해줄께"

 

그 문자 보고 ㅋㅋㅋㅋㅋ 여친은 깔깔 웃으면서 풀어줬다고 합니다.

 

커플로 피시방 다니시는   특히 남자분들!! 수단방법 쓰면서 자신의 여자친구 이길라고 하지마세요! 남자는 여자한테 져주는게 이기는것입니다! ㅋ

 

 

 

PS : 인천 옥련동 현대2차 아파트부근쪽 에서 PC방 일을 하고 있구요-  PC방 이름은 K-NET이라고 합니다. 제가 최근엔 일을 안하고 있어요. 사실 저희 집이 운영하는것인데 재미없겠지만 이 글이 톡톡이 되고, 오시는 손님들중 톡보고 왔어요 하는 분들께 서비스 음료수 제공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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