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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에서 봤던 훈훈한 모습...

아르군 |2009.02.14 07:43
조회 129,459 |추천 12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여기에 글을 적어보는 82년산 수컷임다...

(역시나 보통 이런식으로 시작하시더군여...ㅡ.ㅡ;;)

 

어제 그러니까 13일날 강남역 갔다가 아직도 세상이 살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나게 하는 그런 장면을 봤기에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제는 비가 꽤 왔었죠...

저도 88만원 세대이기에 아르바이트 일 때문에 역삼역 근처에서 볼 일을 보고 강남역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걸어서 꽤 되는 거리이긴 하지만 어차피 전철을 타는 것이

더 귀찮기에 그냥 걸어서 내려가고 있었죠...그러다 강남 8번 출구 조금 못가서

어느 여자분이 거의 무릎 꿇고 앉아있고

그 앞에 어떤 남자분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죠...

처음에는 그냥 무심코 봤었는데 가까이 가서 봤더니 정말 신문에서만 보던

그런 장면이었죠...

 

남자분은 몸이 좀 불편하신 분이셨는데 길에 쓰러져 계셨습니다.

그리고 비를 맞으셔서 그런지 점퍼와 머리가 젖어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점퍼 후드를 쓰고 컵라면을 후후 불어서

그 남자분에게 먹여주고 있는 한 여자분이 있었죠....

아직 비가 완전히 그친 건 아니었는데 여자분은 자기 우산도 옆에 놔두고

라면을 불어서 그 남자분께 먹여주고 있었습니다...남자분은 밖에서 비를 맞으셔서

그런지 몸을 좀 떨고 계시면서도 여자분이 주는 라면을 드시고 계시더라구요...

 

여자분 얼굴은 못 봤는데 정말로 쪼그리고 앉아서 다른 지나가는 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그 분에게 라면을 먹여드리고 있었습니다...정말 뉴스에서나 아니면 말로만 들었던

그런 모습이었죠...그 앞에는 발렌타인데이 초콜렛 광고며 다른 상품들을 판매하려고

떠들썩한 모습이었죠...참 비교되는 모습...솔직히 저도 그런 장면 뉴스에서나 들어봤지

실제로 보기는 첨이었습니다... 어제 강남쪽에 계셨던 분들 중에서 보신 분도 계실듯...

 

일 때문에 그냥 지나쳐서 가긴 했지만 정말 다시 한 번 뒤돌아서 보게 만드는 그런 모습이었구요...아직은 저런 사람도 남아있으니 참 세상이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사진으로 담고 싶었지만 그 분 사생활도 있고 해서 그냥 찍거나 하진 않았구요...

톡이나 그런건 전혀 관심 없구요 그냥

저도 그 모습을 보고 참 느낀 게 많아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추천수12
반대수0
베플|2009.02.16 12:47
한국은 아직 죽지않았다 -------------------------------------- 어 베플이됫네요 진짜로 한국은죽지않앗습니다 하지만 죽어가는 제미니홈피좀 살려주세요 www.cyworld.com/01085416842
베플진실은..|2009.02.16 15:36
훈훈한 분위기라고 말씀하시는데 .. 위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서울역이나 강남터미널 근처에도 매일은 아니고 하루걸러 한번정도 몸 불편한 남성분이 앉아계시고 .. 구부정한 자세로 불쌍하게, 잘 차려입은 여성분이 입을 닦아준다거나 먹을 걸 먹이는 장면이 있죠 .. 이거 다 앵벌이 업체 연극인 거 아시나요? 사람들 동정심 유발해서 돈을 얻는거에요 모든 아가씨들이, 모든 아저씨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런 걸로 돈 벌이 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 아셨으면 합니다 아하, 이제봤네용 ㅎㅎ 다들 조심하자구용^^
베플...|2009.02.16 15:19
글쓴이가 목격한 그 두 분이 무슨 관계인지 잘 이해가 안가서 대략 난감.. 대한민국도 옛날같지 않습니다. 제가 세상을 그리 오래 산건 아니지만 경험담 하나.. 밤중에 아버지 심부름으로 마트를 가던 길에 할머니 한 분이 길가에 쓰러져(?) 계시더군요. 어두운 밤에 차도와 인도에 반 쯤 걸쳐서 누워계시는 그냥 보기에도 상당히 위험해보이는 상황이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힐끔 쳐다보기만 하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보다 못해 제가 가서 할머니를 일으키려 하니 다행히 아파서 누운 건 아니고 술에 많이 취하셔서 길가에 누워계신거였습니다. 부축을 하려 해도 제 발로 일어서시기도 힘든 할머니를 들려니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인도쪽으로 조금 부축하고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차를 태워 보냈습니다. 근데 더 웃긴건 할머니를 부축하는 저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군요. 어렸을 땐 곧잘 리어카 끌고가시는 어르신들 뒤에서 밀어드리기도 하고 계단에서 노약자분들 짐도 들어드리고 했는데 저도 세상에 찌들어 서서히 변해가고 있네요. 세상이 그렇게 변하나봅니다.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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