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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말 괜찮은거야?"
데르미온은 무언가 생각에 잠겨있는 류안을 쳐다보며 걱정스런 말투로 물어보았다. 이상하게도 신전
안에 들어갔다온 후부터 그녀의 말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묻는질문에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평소 같은면 활짝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는 류안이었지만 지금은 단지 슬픈빛이
감도는 시선만을 간혹 그에게 줄 뿐이었다.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거야! 날보고 얘기를 하란 말야"
더이상 못참겠다는듯 데르미온이 류안을 거칠게 잡아 자신쪽으로 돌려세웠는데 앞에 있던 리젠이
그쪽으로 뛰어와 그에게 소리쳤다.
"류안님은 잠시 정신적인 패닉(panic)상태에 빠져서 그래..더이상 그녀를 혼란시키지 말고 그냥
내버려둬!"
"그럼 언제쯤 괜찮아 지는 거야?"
"그건 나도 몰라. 일단 좀 있음 렘블랑시가 나타나니까 거기에서 그녀를 낫게할 치료술사를 한번 찾아
보자구"
곧바로 말을 끝낸 리젠은 자신의 쫑긋난 귀를 감추기위해 망또를 뒤집어섰다. 하지만 데르미온이
그의 앞을 제지하며 류안을 슬쩍쳐다보고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럼 앞으로 영원히 이 상태가 될수 있다는거야? 말해 빨리"
"글쎄..나도 모른다잖아.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건 지체하면 지체할수록 류안님의 상태가
나빠진다는거야"
리젠은 그를 밀치며 한걸음 앞서 걸어가 눈만 껌뻑껌뻑 뜨며 자신들을 쳐다보는 류안의 손목을 움켜쥐
고는 도시의 건물이 보이는 아래로 내려갔다.
아침부터 슈렌은 기사대장 케인트의 명에 따라 갑옷을 걸치며 영주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이미 자신과 같은 카이넨기사단의 친구들이 자신을 반겨주었는데 곧바로 올리비안이 들어오자마자
그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경례를 하였다.
올리비안이 모두를 한번 쓱 쳐다보자 그들은 침을 꼴깍 삼키며 이른 아침부터 자신들을 부른
영주의 명을 기다리며 초조하게 서 있었다. 데르미온과 소녀를 놓치고 나서부터 그들은 근 일주일동안
근신처분을 받으며 집안에만 박혀 있어야 했는데 무슨 이유때문인지 죄는 감면되었다.
"내가 오늘 자네들을 부른것은 또다른 일을 지시하기 위해서라네..비록 코앞에서 그들을 놓치고 말았지
만 또다른 기회를 주겠어. 지금부터 곧바로 자네들은 케인트와 함께 렘블랑시로 떠날걸세
다른 나라로 가려면 거길 거쳐야하니 필시 그쪽으로 갔거나 도착했을거란 말이야! 일단 자네들은
급히 서둘러 내 친구이자 렘블랑시의 영주인 호세에게 내 전언만 전해주면 되네..자 지금부터
어서 서둘러 출발하라구"
급하게 말을 마친 영주가 기사대장에게 고개를 끄덕여주며 자리를 뜨자 기사단들은 일제히 케인트를
쳐다보았다.
"지금 렘블랑시로 간단 말입니까?"
제일 먼저 케인트에게 질문한것은 엄청난 덩치와 힘을 소유한 다니엘이었다.
"그렇다. 나도 어제 저녁에서야 영주님의 명을 들을수 있었어. 그러니 어서 빨리 모두들 자신의
짐을 챙겨 연병장으로 모이거라"
"대장님, 그래도 너무 하십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처자식이 딸린 몸입니다. 어떻게 우리의 의사는
묻지도 안고 일방적으로 결정하십니까?"
한쪽에 서 있던 긴 갈색머리의 데이먼또한 갓 태어난 자신의 아들이 떠오르는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전 가겠습니다."
갑자기 누군가가 긍정적으로 말을하자 그들의 시선은 그쪽으로 집중했는데 그 자는 다름아닌 슈렌이었
다.
"미쳤어? 거기까지 어떻게 간다고 그래? 그리고 그 잘란 렘블랑시 기사단이 우쭐대는 모습을
보기도 싫다구"
다니엘은 몇해전 렘블랑시에서 열리는 마상시합에 출전하면서 겪었던 수모와 치욕이 떠오르는지
치가 떨리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흔들어보엿다.
"좋다. 강요는 하지 않겠다. 일단 슈렌 드 피글랑은 나와 함께 렘블랑시로 간다고 알겠다. 그럼 자네는
곧바로 준비를 하고 나오게나. 그럼 이상 모임은 마치겠다. 아..그리고 참 영주님이 이번에 렘블랑시
로 떠나는 기사에게 10만 마르카(Markkaa)를 준다고 하더군.."
기사 대장 케인트가 말을 마치고 문쪽으로 다가갈 쯤 뒤에서 누군가 재빨리 그에게 소리쳤다.
"대장님..잠깐.잠깐만요? 10 마르카가 아니라 10 만 마르카요?"
다니엘이 자신의 입을 다물지 못한체 물어보았는데 그 정도의 돈이라면 일년은 족히 일을 하지 않아도
배부르게 보낼수 있는 큰 돈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네.. 이미 난 슈렌만 이번일에 동의한걸로 알고있는데? 그리고 거길 가는건 미친짓이라고
금방 자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나!"
"헤헤!! 케인트님도 참 제가 언제 가지 않겠다고 했습니까? 그리고 제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거들랑요"
그는 말을 마치자 말자 슈렌에게 한쪽눈을 찡긋해보였다.
"이녀석들 하여간! 자 지금부터 30분의 시간을 줄테니 갈 사람은 앞으로 보이라구"
"넷 알겠습니다"
케인트의 말에 모두는 일제히 입을 맞춘듯 큰 소리를 치며 그들은 머릿속에 앞으로 쥐게 될 돈생각에
정신이 없었다.
"앗싸! 리즈(다니엘이 최근 사귄 여자친구)에게 진주귀걸이를 선물할수 있겠군"
다니엘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제일 먼저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류안의 일행이 도시의 길목으로 접어들기 시작할무렵 여기저기서 상인들이 탐스러운 과일들과 먹거리
들을 팔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는데 데르미온은 자신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입맛을 다시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미 하룻동안 먹은것이라곤 작은 나무열매밖에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밀려오는
허기로 인해 두눈이 어지러웠다.
리젠 또한 배고픔을 느꼈는지 곧바로 빵을 팔고있는 상인에게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빵 세게 주시오."
상인은 한참만에 찾아든 손님들을 향해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차갑게 식은 빵조각을 챙겨서 리젠에게
건네주었다.
"류안님 이거라도 드십시오. 너도 자 받어"
리젠은 차갑게 굳은 빵한덩이를 류안에게 건넨뒤 곧바로 데르미온에게도 하나를 던졌다.
"이런걸 어떻게 먹어! 곰팡이가 한쪽에 폈잖아"
데르미온은 이미 노랗게 변색한 빵조각을 먹지못하겠는지 투덜거렸는데 곧바로 리젠이 그가 들고있
는 빵을 뺏으려 하자 냉큼 한입 물었다. 인상을 구기며..
"그럼 이제 잠잘곳을 찾도록 하자. "
말을 마친 리젠이 돌아설 찰나 상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그들에게 큰 소리를 쳤다.
"아이구 손님.. 빵을 먹었으면 돈을 지불해야죠."
"그냥 우리 먹으라고 놓아둔것 아니었소?"
리젠은 알수없다는듯 상인에게 말을 내뱉었는데 곧바로 데르미온이 옆으로 다가와 그의 귀에 속삭였다.
"뭐야! 너 돈 가진것도 없는데 빵을 산거야"
"돈이 뭐지? "
"이 도둑놈아! 감히 어디서 이짓을 해 먹으려는 거야"
곧바로 상인이 다가와 리젠의 멱살을 움켜쥐었는데 옆에 있던 데르미온이 살금살금 뒤로 물러나 류안에
게 속삭였다.
"우린 조용히 모른척 가는거야! 그리고 앞으로 재빨리 뛰자구"
"리젠님은요?"
여전히 멍한 눈빛으로 류안이 물어보았다.
"괜찮아! 저 녀석은 놀라운 능력이 있으니까 저 상황쯤은 쉽게 빠져나갈수 있을꺼라구"
말을 마친 데르미온이 류안의 손목을 움켜쥐며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자 곧바로 상인이 리
젠을 움켜잡은체 그들쪽으로 소리쳤다.
"빌, 어서 저녀석들도 잡으라구! 한패야"
상인의 말에 누군가가 그들쪽으로 뛰쳐나왔는데 보통 사람의 두배나 되는 거인이 험학한 인상을
쓰며 다가왔다.
"놓으란 말이야!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거야?"
거인의 양손에는 류안과 데르미온이 들려져 있었는데 흥분한 그가 소리를 치며 버둥거렸다.
이미 주위의 사람들은 웅성웅성 거리며 그들의 소란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모두들 재미있다는 표정이었
다.
"빌 잘들고 있어! 이런 녀석들은 혼줄을 내주어야 해. 내가 이런일을 한두번 겪은줄 알아?"
아까전만 해도 자신들에게 굽실거리던 상인은 눈빛이 확 변하더니
빌이 잡고있는 세아이들을 차례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제일먼저 리젠의 몸을 뒤적이기 시작했는데 무언가가 손에 잡히자 그것을 쑥 뽑았다.
"이런 이렇게 멋진 칼을 가지고 있었다니! 도대체 어디서 훔친거야?"
상인은 그것을 아래위로 만져보더니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보내었다.
"어서 빨리 저 녀석들을 혼내주라구"
데르미온이 리젠을 향해 말을 내뱉자 그는 단지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아직 날이 저물지 않았어. 낮동안엔 나도 힘없는 인간에 불과하단 말이야"
"그럼 계속 이상태로 있잖 말.."
상인이 다음차례로 데르미온의 몸을 수색하기 시작하자 그는 입을 다물며 그 남자를 향해 힘껏 발을
걷어찼다. 뒤로 쿵하고 넘어진 상인의 모습에 둘러싸여져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자신들의 입을 막고
웃음을 터트렸다.
상인은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개진체 자신의 분을 참지못하고는 리젠에게서 얻은 큰 검을 뽑아들고는
데르미온의 앞쪽으로 다가갔다.
"이 녀석이 미쳤군! 누구에게 발길질을 해대는 거야! 지금내가 장난하는것으로 보인는것 같은데
오냐 또한번 걷어차보시지"
그가 사납게 으르렁거리고는 데르미온쪽으로 높이 검을 치켜올렸는데 누군가가 상인의 팔을 힘껏
움켜쥐자 소리를 버럭지르며 뒤쪽으로 쳐다보았다.
"뭐야!"
상인의 뒤에는 은빛망또를 걸친 누군가가 얼굴을 가린체 입을 열었는데 안에서는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흘려나왔다.
"너도 한패인거냐! 오호라 목소리가 나긋나긋한것이 얼굴또한 반반한거 같은데 어디 망또를 젖혀 보시
지"
-툭-
상인이 그녀앞쪽으로 한발을 내딛자 갑자기 무언가가 자신쪽으로 날아왔는데 그는 얼른 그것을 손에
쥐었다.
"저 사람들은 제 휘하의 사람들입니다. 부디 이것을 받고 노여움을 푸십시오. 다시는 이런짓을
못하게 제가 버릇을 고쳐놓겠습니다."
은빛망또의 여자가 상인에게 얘기를 하자 그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주머니를 열어보고는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주머니안에는 금으로 만들어진 동전이 가득들어 있었던 것이었다. 일단 상인은 하나를 집어 진짜인지
한번 깨물어보았는데 잠시뒤 거한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봐! 빌. 아이들을 풀어줘..제길 요녀석들 운좋은줄 알아"
상인은 누런이가 보이도록 크게 미소를 짓고는 리젠의 검을 다시 그에게 돌려다 주었다.
곧 주위의 사람들은 싱겁게 끝나버린 소동에 미련이 많이 남는다는듯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고는
자신들의 갈길로 떠나버렸다.
"으윽! 정말 화가 나는군..감히 카이넨영주의 아들인 나에게 이렇게 굴다니..내가 만약 집으로 돌아가면
저녀석의 목을 잘라 성벽에 걸어두며 몇날몇일을 지켜 볼테야"
"진정해....그리고 너 도대체 왜 이렇게 나서는 거야?"
리젠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망또를 두르며 한쪽에 서 있는 여자를 향해 소리를 버럭 질렀다.
"칫! 내가 아니었으면 네 동행은 이미 차디찬 주검이 되어버렸을꺼야"
조금전의 가느다란 여인의 목소리는 금세 개구장이 철없는 아이의 목소리로 변해버렸는데 데르미온이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그쪽을 쳐다보았다.
"이 여자아이는 또 뭐야?"
"알것 없어! 어서 빨리 잠잘곳이나 찾아보자구! 류안님 이쪽으로 오십시오"
리젠은 망또의 여자를 무시한체 류안과 데르미온의 팔짱을 끼고는 서둘러 앞으로 걸어갔는데
곧바로 뒤에서 그의 발목을 잡는 목소리가 흘려나왔다.
"리젠..인간세상은 돈이란게 없으면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구! 조금전 내가 그 상인에게 던진 금화
보았지? 내 허리에 지금 그게 얼마나 많은지 움직일수 조차없어! 야 ...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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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23편 올렸습니다. 점심도 못먹고 글을 올리느라 손가락이 후들후들
거리네요..ㅋㅋ 글을 쓸때면 언제나 배고픔을 잊을수 있기 때문에
확실히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요..
ㅡㅡ;;근데 옆에서 나물넣고 고추장넣고 밥 비벼 먹는 동생
의 모습에 전 이만 컴터끄고 달려갑니다.
여러분 바이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