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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45 ] cool~ 한 " 일처다부제" 를 지지한다

시아 |2004.03.29 19:16
조회 5,156 |추천 0

안녕하세요.

화창한 하루 였습니다.

봄 꽃처럼 행복한 하루 되셨죠.

전 오늘 우리 구름이를 시집 보냈습니다.

신랑집을 다녀왔죠.

아! 봄이라고 야단 이군요. ^^*

 

좋은 하루 되세요. 그리고 봄꽃내음 같은 오늘 밤 되시고요. ^^*

 

~~~~~~~~~~~~~~~~~~~~~~~~~~~~~~~~~~~~~~~~~~

 

 

 

 

 

 

 

 

 

 

 

 

 

# 45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하늘이 구멍이 뚫린 것 같았다.


너무 무섭게 쏟아져 내려 공포감 마저  주는 장대비였다.


모든 것이 쓸려내려 가고 있었다.


검고 캄캄한 하늘은 구멍이 뚫린 것 같았다.


강원도 쪽을 집중강타한 이번 비는 강릉이 잠기고 물살이 흐르는 주변을 마치 폭격맞은것처럼 쓸어 가버

 

리고 있었다.

 

 

 


 
그 여름 처음 장마가 시작될 때 비가 뿌리기 시작한 유미의 마음은 카운터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

 

이 길어질수록 지쳐가고 있었다.


씩씩 하다고 우겨봐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유미의 처음 민우에게 배신 당하고 한동안의 자유분방하다고 생각했던 남성 편력은 일종의 사랑의 냉소

 

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랬었다.


사랑이 의심스러웠던 순간은 두렵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공포스럽지 않았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하지만, 시후를 사랑하면서 유미는 언제나 두려웠다.


이제는 자기가 자기자신 마저도 사랑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비가 내리는 횟수가 잦아 질수록 유미 마음에 뿌리는 비도 잦아졌다.


끝없는 우울이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사랑에 집착하면 할수록 유미는 자신안의 상처를 헤집어 열고 더욱 깊숙이 빠져 들었다.


점차, 하나씩 , 하나씩, 시후에 대한 기억이 옅어지고 있었다.


 시후의 아름다웠던 속눈썹만이 남아 있었다.

 

 

 


이제는 , 매일 매일에서 삼일에 한번, 사일에 한번씩 울어대는 시후의 핸드폰만이 그 속눈썹의 기억마저

 

잃어버릴 것 같은 유미에게  시후의 그 이슬이 맺혀있던 속눈썹과 그아래로 침착하게 바라보던 시후의

 

눈동자의 기억들을 붙잡고 있게 하고 있었다.


어쩌면 , 그렇게 전화하는 저 일상적인 전화 통화마저도 없다면 시후와 유미는 검은 장막으로 가려지는

 

것처럼 단절될 것 같았다.


차츰, 시후의 모든 것을 기억해내야 하는 시간들이 점차적으로 길어져 갔다.


금새 생각 나던 시후의 얼굴이 어느새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을때도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면 약점이 생기고 어리석어 진다고 하더니 유미는 점점 어리석어지는 자신을

 

그저 바라 보고만 있었다.

 

 

 

 


유미가 지금 이순간 유일하게 알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자신의 우울이 아주 지독하게 깊다는 것이었다.

 


때로는 그렇게 위로 하기도 했다.


시후와 함께 살면서 나를 싫증내는 시기가 오는 것 보다는 지금 이토록 큰 그리움으로 남는게 나을 수도

 

있을거야.


기다리겠다는 나와 아주 cool~ 하게 잊겠다는 나의 두 경계선에서 언제나 유미는 갈등하며 서 있었다.

 

 

 

 

 


 
차츰 어두워져 가는 바깥 풍경에 눈길을 주는데,어둠은 자꾸만 덮여 오는데 장마에 쏟아지는 비를 뚫고

 

산을 오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였다.


어떤 느낌 하나가 정확하게 유미의 가슴으로 들어와 박혔다. 유미는 눈을 크게 떴다.


아기가 자신을 알리고 있었다.

 

 

 

 


 유미는 창가에 앉아 멍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섭은 뒷소가 다 떠내려가고 물이 넘쳐 카페

 

테리아 가 서있는 마당까지 올라올까 염려해서 연신 드나 들고 있었다.


오성우 마져 미국으로 출장을 떠난지  1주가 훌쩍 지났지만 아직껏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전화기는 무심하게 자주 울어댔지만 번번히 기다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어떤 이유로도 유시후를 불러다 놓지 못했다.


유미는 점점 멀어져 가고 그리고 점점 더 지쳐갔다. 기다림은 곧 끝없는 검은 늪이었다.

 

 

 

 

 

 

강릉에 다녀온다고 석규의 어머니가 주방으로 들어 가며 아래쪽 피해소식을 전해 줬다.


 유미는 그저 담담히 듣고 있었다.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엄청난 비가 온다고 해도 어차피 이배의 선장은 유미였다.

 

선장이 흔들리고 우왕좌왕 할 수는 없었다.


저 무서운 비가 모두 다 쓸고 간다고 해도 어쩔수 없을 것이다.

 

 

 

 

 

 

방으로  돌아와 쓰러지듯 침대에  주저앉으니 그때서야 안도의  눈물이 흘렀다.


아이들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눈물을 보이게 될까봐 두려웠다.


어떻게 삼층까지 올라왔는지, 지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얼마나 비가왔는지 또 얼마나 많은 물들이 게곡과 유미네 뒷소를 헝클어 놓았

 

는지 알수 없었다.


어떤 생각들이 가슴속을 헝클어 놓았는지…유미는 아무 감각조차 없이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이제는 감정조차 가질 수가 없었다.

 

다만 흐르는 눈물로 얼굴이 젖어 드는 것만을, 그래서 베개가 다 젖고 있다는 것은 알수 있었다.

 

 

 

 

 

 

해가 지고 방 안이 어두워질 무렵, 유미는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 움직여도 허깨비처럼 중량감이 전혀 느

 

껴지지 않았다. 갑자기 문득 집히는게 있어 아래를 내려다 보니 이젠 계곡을 흐르는 물이 오성우와 기태

 

가 만들어준 다리마저 쓸고 갈 것 같았다.


어디 가서 위로 받으며 실컷 울고 싶었다.

 

지금은 누군가, 따뜻한 사람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 하지만,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병원하셔서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

 

 

 

 

 

결국 창가에 서서 이제 핸드폰조차 잘 안터지는데 겨우겨우 전화를 걸었다.

 


핸드폰 신호음이 그렇게 두렵게 들리기도 처음이었다.

 

 

 

[ 유시후, 전화받아. 어서 받아줘. ]

 

 

 

 

“ 유미야? ”


“ 응?… ”

 


 걱정이 담긴 유시후의 목소리에 울컥 눈물이 솟구쳤던 것도 그래서 였을 것이다.

 


“……  ”


“거기… 어디야?”

 


유미는 울음을 참느라 얼른 대답하지 못하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 유미야, 듣고 있는 거야?”


“ 목소리가 왜 그래? 울었어?”

 


“  유시후.”


“ 응, 어서 말해, 응? ”

 


“ 이제, 와. 어서… 어서와, 응? 우리 다리가 다 떠내려가 ”


“ 그래,그래, 유미야, 나 가고 있어.  지금 차 안이야


    조금만 기다려. 응? ”

 


“정말이야? 정말오는거야?”


“ 응, 가고 있어. 한시간이면 도착할거야. 유미야, 길이 위험하니까


   길이 끊어지기 전에 가야돼. 가서 이야기 하자. 응?”

 


“ 어, 어… 알았어. 유시후, 유시후?”


“ 응? 왜? ”

 


유미가 잠시 침묵하고 있다가 말을 이었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유시후.”

 

 

 

 

 

 


유미는 얼른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머리를 빗질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 하다가 부엌으로 가서 미친 사람처럼 이것저것 찬거리를 꺼내 밥을 지

 

었다.

 

 


“ 무슨일이래요? ”

 


석규엄마가 화들짝 놀라서 물었다. 유미는 눈물이 글썽이고 목이 메어 간신히 대답했다.

 


“ 애들 아빠가 온데요. ”

 

 


더 캐묻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늘 지켜봐 주는 석규 엄마가 유미는 언제나 좋았지만 그순간은 진심으로

 

고마웠다.

 

 

 

 

 

 

시후가 달려오는 동안 유미는 눈을 감고 기도 했다  무사히 자신의 품으로 돌아 오게 해달라고 마음을 가

 

다듬고  청하려고  애썼다. 마음은 미칠 듯 뛰고 있었다.


죽음같은 그 한 시간은 그토록 오래 기다려온 지난 시간보다 더 긴 것 같았다.

 

 

[ 아, 눈앞에 나타나면 난 어떻게 해야지? 뭐라고 해야하지? ]

 

 

 

그런 생각들을 하며 홀을 서성이는데 움직이는 불빛이… 그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차는 빗속을 뚫고 올라와  카페 앞, 주차장  한 귀퉁이에 미끄러지듯 차를 세웠다. 

 

가로등 빛을 받으며 큰 키로 구부정하게 차에서 내려 서는  남자가  그토록 미칠듯하게 갈망하던 그남자

 

라는 것을  알아본 순간, 유미는 이제 안도감으로 쓰러질것같아서 휘청거리며 시후에게 뛰어가 안겼다.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이제 그런 것은 아무 상관 없었다.


빗속에서 시후의 품에 안긴 유미의 마음은 의외로 차분해졌다.


시후를 생각하면 언제나 눈물부터 쏟아질 것 같았는데, 이렇게 카페 앞에서 이제 유미집 안의 불빛을 바

 

라보는 것으로 이미  시후는 문을 열고 유미안으로 들어 온 것 같았다.

 

 

 


 “ 유시후, 유시후, 이제 나, 너를 품고 안놔줄거야. 꼬옥 품고 있을거야. ”

 


갑자기 달려나온 석규 엄마가 시후를 보곤  놀라서 달려가 우산을 가지고  나왔다.

 

 


“유미야, 나…배고파.”

 

 

그렇게 말해 놓고 나자, 시후는 정말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유미야…”

 


덥석 유미를 안으려 하자 석규 엄마가 기절을 하면서 말렸다.

 


“ 아서요, 애기 가진 사람을 조심해야지. ”

 

 

 

 유미는 멋쩍어서 깜짝 놀라 서있는 시후에게 좀 웃어보이고 싶었지만 웃을 기운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시후는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삼층으로 올라갔고 수건으로 유미의 젖은 머리카락을 닦아 주었다.

 

 


“옷 갈아 입자, 유미야. 좀 전에…아줌마 말이?”

 

 


 시후는  믿어지지 않는 다는 눈빛으로 유미를 쳐다보았다.

 

 

 

“유미야.”

 

 


유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가 유미를 숨도 못쉬게 꽉 안아왔다.

 


“ 사랑해, 유미야, 기다려 줘서 고마워. ”


“유시후…”

 


두 팔을 붙들고 유시후가 안타깝게 유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얼마나 힘들었어.”

 

 


시후의 목소리에 애절함과 미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러지 마…제발……시후씨,  그렇게…미안해 하는 거…하지 마.

 

여기가 유시후 집인데…여기가 이젠 유시후 집인데… 그런 얼굴 하면 마음 아파, 이렇게 와주었잖아.

 

 이렇게 내게 왔잖아. ”

 

 


유미가 한 손으로 시후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자꾸만 눈물이 날 것 같아 유미는 이를 악물었다.

 

 시후의 눈에도 곧 눈물이 고일 것만 같았다.

 

유미는 차마 그 눈을 올려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유미야.”

 

 

 

시후가 욕실문 앞에서 재촉이라도 하듯 유미를 불렀다.  시후가 왔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는지  유미는 구

 

역질이 심해서 욕실 안에서 시후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모두 토해놓고 있었다. 그런 유미가 시후의 마

 

음을 더욱 아프게 긁어 놓았다. 간신히 입을 열어 시후가 말했다.

 

 


“내가…들어 갈게.”

 


욕실 문을 가만히 밀고 들어 서던 시후는 야윈 유미의 목덜미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유미는 고개를 들고 시후를 보았다.

 

시후의 맑은 눈동자 속에  흔들리며 서있는 유미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들여다보며 유미는 행복하게

 

웃어보였다.

 

 


“있지 유시후…여기…아기가 있어”

 


유미가 가만히 자신의 배에 손을 얻고 중얼 거렸다.


유미가 그랬듯이 시후도 유미의 배에다 손을 가져다 댔다. 시후가 비로소 행복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괜찮아, 우리 아긴 건강해. 좋아?”

 


“응, 나 행복하다. 유미야. 내가 씻어 줄까?”


“아냐. 내가 할게 , 시후씨, 지금 나가봐야 하잖아. 우리 집이 다 떠내려 가겠어. ”

 


“그래. 나, 내려 가서 일할게. ”

 

 


유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의 손을 잡았다. 가만히 유미 돌려서 시후가 가슴에 꼬옥 품어 주며  물었

 

다.

 

 

 


“나, 약속…잘 지키고 있는 거지?”

 


“응, 유시후 고마워. 고마워. ”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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