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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 Avalanche [4] : 에이메르의 후예

정화니 |2004.03.31 06:29
조회 191 |추천 0

제 4장 : 에이메르의 후예

             소년이 결정을 내린 지 반나절이 지났을까, 이윽고 기다리고 있던 거대한 함선이 황량한 허허벌판이 된 에스렌을 향하고 있었다. 한때 로엔의 자랑이자 주무기였던 막강한 수군은, 오랜 평화와 함께 녹슬었는지, 그 배 또한 규모와는 달리 그다지 위압감을 풍기지 못했다. 배 위에 있던 몇 십여 기의 병사들은 깍듯이 모시는 것으로 보이는 두 명 외에, 낯선 사람 한명이 더 있는 것을 보자 다짜고짜 묻기 시작했다.

 

           “아니… 대장님… 저 자는 누구입니까?”

 

그러자 두 기사들 중 하나인 사내가 소년을 자극하기 싫은지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스렌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마지막 후예이네…”

 

이윽고 배가 출항을 시작하자, 두 기사들 또한 지속된 발굴 작업으로 심신이 지친 듯,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궁금함지 다 차지 않은 병사들은 소년을 빙 둘러 쌓여 여러 질문을 받았다.

 

           “이름이 무엇이며… 자네는 어떤 사람인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질문으로썬 어쩌면 당연하다 볼 수 있는 질문이었으나, 소년은 다소 망설이다, 마음을 정했는지 날카로운 눈을 치켜 뜨며 대답했다.

 

“저는 …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 여기로 입양 되어 온 에이메르 태생입니다.”

 

그 말에 두 기사는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소스라치게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그들끼리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에… 에이메르? 방금 에이미르라 하였는가?”

 

실로 그들에겐 충격적인 말이었다. 에이메르는 북쪽에 위치한, 그랑카 소속의, 매우 작은 마을이었는데, 사실상 흩어져 있는 모든 인구를 합쳐도 족히 오 백을 넘지 못할 만큼 규모는 초라했었다. 에이메르는 아스렌과 흡사한 점이 매우 많았는데, 때문에 “그랑카의 아스렌” 으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에이메르는 아스렌과 마찬가지로 빼어난 기사를 배출하는 곳이었는데, 본토인들은 이해하지 못할 만큼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과 더불어, 독특하면서도 혹독한 무술 수업을 받아, “에이메르인” 이 지나간다는 말만 들어도 국적, 신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을 벌벌 떨었다는 후문까지 나돌 정도였다. 비록 로엔의 수만의 대군에 끝내 무너지긴 하였지만, 단 삼백의 수로 삼주 동안이나 고향을 지킨 그들의 무용담은 멸망 후에도 전설처럼 나돌았다. 그런 에이메르를 자기 고향으로 밝히는 소년을 보니, 아무리 간이 큰 로엔의 병사들이라 하여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에이메르라고? 그 유명한… ‘그랑카의 아스렌’을 말하는 것인가?”

-           “그렇습니다”, 소년은 별 일도 아니라는 투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           “허어… 에이메르 태생의 아스렌 인이라니… 이것은 또 무슨 변괴란 말인가…”

-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단 오해는 말아 주십시오. 저는 비록 에이메르 출신이기는 하나 그랑카와는 무관합니다.”

 

에이메르라는 이름이 일반인에게 가져오는 두려움을 잘 아는 소년은, 경계하는 그들의 속마음을 읽었는지 안심 시켰다. 그러나 그가 덧붙인 다음의 말은 그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였다.

 

             “그러나… 에이메르의 관습에 따라…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뭣이! 에이메르의 관습? 그랑카와 무관하다면서 관습은 무슨 얼어죽을 관습이란 말인가?”

 

옆에 있던 병사들 중 하나가 흥분해 목소리를 높이자, 안 그래도 슬픔으로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던 소년은 시비조의 그 발언에 발칵 성이나 받아 쳤는데, 평소의 차분함과는 대조되는, 분노의 사신이라 표현함이 옳은 모습이었다.

 

             “헛소리 집어 치워라! 아니면 나와 생사를 겨루고 싶다는 것이냐?”

 

             소년은 말을 끝내서야 전에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 그러나 그 또한 자기가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이유에 대해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방금 전 충동은 그로 하여금 이해할 수 없는 묘한 힘을 느끼게 하였는데, 마치 평소의 힘이 곱절로 솟은 기분이라 함이 옳았다.

             갑작스러운 반격에 잠시 움찔하던 그 병사는, 이윽고 정신을 가다듬은 듯 하늘도 쪼갤 만큼 거대한 도끼를 빼 들고 공격 태세를 갖추었다.

 

           “피에르! 어린애 상대로 무슨 짓인가! 그만둬!”

 

실력은 둘째 치고 다혈질로 유명한 그를 동료들이 말리려 하였으나, 아무 반응이 없는 것으로 봐 그는 전혀 통제 불능 상태였음에 분명하였다. 예상대로 그는 거대한 기합 소리와 함께 다짜고짜 들고 있던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다.

             소년은 아이젠의 강압에 못 이긴 체 참가하곤 했던 몇몇의 무술대회를 제외하곤 싸움 경력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 만큼 전혀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자신의 머리를 향해 오는 도끼를 뚫어지게 쳐다보자, 마치 시간이 흐름이 늦춰 지는 기분이 들더니, 세상이 온통 느린 화면으로 변한 듯, 도끼의 움직임이 뻔히 보였다. 그는 민첩한 동작으로 살짝 수그려 피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등에 메고 있던 보검으로 허점을 보인 상대방의 가슴을 강타 했다. 그러자 화산이 폭발할 만큼 거대한 굉음이 일었다. 동시에 피에르는 입고 있던 철 갑옷이 박살 나더니 몇 미터나 뒤로 튕기면 엎어지고 말았다. 두터운 갑옷 덕에 목숨은 겨우 건졌으나, 입에서 피를 쏟는 것이 매우 큰 타격을 받은 것 같았다.

 

           “피에르!”

 

동료들은 그 의외의 상황에 잠시 주춤하다, 만만치 않은 소년의 무예가 무슨 큰 증거라도 된다는 듯, 누구 할 것 없이 일제히 무기를 빼 들었다. 소년은 침착하게 주위를 살펴 봤는데, 넉넉히 잡아 스무 명은 되는 것 같았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흘렀을까. 한 병사가 큰 고함을 지르며 공격을 개시하자, 나머지들도 일제히 달려 들었다. 소년은 바로 전과 마찬가지로 약간의 두려움도 느끼지 못하였다. 아니, 그도 처음으로 전투의 즐거움에 빠졌다는 표현이 옳을 만큼, 입가엔 차가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상황은 방금 전과 매우 흡사하게 전개 되었는데, 소년은 주위 모든 사람들이 약속을 한 듯이, 매우 느린 동작으로 오는 것 같은 느낌이 같았다. 선제 공격을 감행한 병사의 창이 자신의 목을 노리는 게 먼저 보였다. 살짝 돌아보자, 대 여섯 명의 병사들이 창과 칼을 마구잡이로 찌르며 위협을 하고 있었다. 이윽고 칼집으로 창을 가볍게 쳐낸 그는, 순간적으로 휙 하며 돌아서더니, 검으로 큰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몸은 보이지 않고 어느새 그의 검이 지나간 주변에는, 바람을 가르는 칼날 소리와 함께 구슬픈 비명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 있던 모든 병사들은 모두 쓰러져 있었다. 특이한 점은 그들 모두 외상으로는 아무 상처가 없었는데, 대신 그들의 갑옷은 모두 갈라져,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정말 훌륭한 솜씨군… 정말 대단해…”

 

어느새 왔는지, 소년은 자신을 구해준 두 기사가 진지한 얼굴을 한 채 뚜벅뚜벅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매우 엄중한 표정과는 달리, 별 다른 무장을 하고 있지는 않았으며, 또한 살기는 느낄 수 없었다. 얼마 간의 정적이 흘렀을까, 소년은 그들을 차갑게 훑어 보는 대신, 정중히 칼을 거두었다. 그러자 기사들 중 하나가 넘어진 병사들 사이로 이리 저리 다니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다들 목숨엔 지장이 없군. 기막히게 급소를 외면 했어. 아까 살기로 봐선 충분히 해칠 수도 있었는데 말이지. 일부로 살린 건가?”

 

             소년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는 듯 그 기사가 말을 이어갔다.

 

           “정말로 대단해. 실은 아까 상황을 다 보고 있었네. 허락 없이 엿 본건 미안하지만, 어찌 됐건 내 수하들을 대신해 무례하게 군 것을 정중히 사과하겠네. 받아주겠나?”

 

             그러자 이번엔 힘겨운 전투를 예상하고 있던 소년은 그 의외의 말에 또한 예를 갖추며 사과했다.

 

           “순간적인 충동을 참지 못한 죄, 저야 말로 백번 죽어도 사죄를 드릴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말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기사들은 서로 마주보며 감탄사를 늘어 놓기 시작했다.

 

-           “에이메르의 마지막 후예이자… 아스렌의 마지막 생존자라… 흥미로워…”

-           “실로 놀라운 솜씨였어. 최근에 아스렌에 엄청난 물건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네 그려…”

 

이윽고 잡담을 마쳤는지, 두 사내는 정중히 고개를 숙이면서 정식으로 인사를 하였는데, 이는 상대방에게 존중 할 만한 가치를 느낄 때가 되야 비로소 이름을 밝히는 로엔의 정서에 크게 위배되는 것은 없었다.

 

       “늦었지만 우릴 소개하도록 하겠네. 나의 이름은 올리비에이고, 이쪽은 기욤일세. 우리는 국왕이신 헬리오 폐하의 수하이자, ‘로엔의 기사단’ 출신 수비대이네. 알다시피 현재 로엔은 무척 심한 곤경에 빠져 있다네. 근래에 세력을 회복한 북쪽의 그랑카가 서쪽의 여러 야만인들과 합세하여 끈임 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지. 예전과는 달리 우리는 요즘 심각한 인재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네. 자네를 발견한 것은 로엔과 헬리오 폐하의 큰 축복이자… 아스렌의… 마지막 선물이 아닌가 싶네….”

 

어느덧 말을 마칠 때가 되자, 쓰러져 있던 여러 병사들이 한명 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였다. 기욤과 올리비에는 그들을 일일이 안심시킴과 함께, 허락 없이 감히 무례를 보인 것을 호되게 책망하였다. 그렇게 배의 질서는 서서히 잡혀 갔으며, 하루가 지나자 고대하던 목적지이자, 로엔의 수도 ? 슈델리안 항구에 도착하였다.

소년은 처음 오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운명적으로 와야 할 곳이었다는 예감이 문득 스치고 지나갔다.

 

 

 

    “슈델리안은 고향처럼 친근했어… 너도 봤으면… 분명 멋있다고 좋아했지… 기다려 아이젠… 너의 복수는… 내가 해줄게…”

(아발랑슈의 일기 제 18쪽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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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어이 없게도 조회수 내기를 해서

눈물을 머금고 글을 씁니다.

원래가 이과생인데다 글쓰는 재주가 전혀 없는 저로써는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다 할 수 있군요 -_-;

[참고로 내기는 판타지 소설을 쓴 후 , 인터넷에 올려 최단 기간에 일정 힛을 돌파하면 이기는 것 입니다 -_-]

아무튼 이왕 하기로 한거, 감명 깊게 한 게임인 [마그나 카르타]처럼 반전과 반전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쪽으로 갈피를 잡고 내용을 설정중이랍니다.

물론... 기대하시면... 안좋습니다 -_-

인트로는 여기까지 대충 마무리 지은 듯 하고...

앞으로는 본토에서 주인공의 교육, 성장 과정과 첫사랑의 그리움, 그리고 새로운 만남 등 여러가지 테마로 나눠서 전개될 예정입니다. ["예정" 에 밑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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