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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하다가 모르는 아저씨한테 집요한 헌팅당했어요....ㅠㅠㅠ

괭이 |2009.02.25 15:02
조회 1,645 |추천 0

안녕하세요 ~

오늘 톡 보다가 전기공 아저씨께 아들 소개받는다고 했다가 낚였다고 하소연하신 분 보고

저도 작년 여름에 겪었던 비슷한 일이 생각나서 글 써봐요 ~ ^^

자기 자식뻘인데 왜 그런 아저씨들이 많은지 ㅠㅠ 휴....

 

처음 쓰는거라 다소 횡설수설하더라도 잘 읽어주세요 ㅋㅋ

길 수도 있는데..포기하지말고 봐주세용 히히 ㅋㅋㅋ

휴 두근두근 ㅋㅋㅋ

 

작년 2008년 여름에 방학을 맞아 집에 왔었거든요.

그런데 저희 집에 뒷산이 있는데 거기가 등산로도 만들어져있고 운동기구도 있고

동네 주민들을 위해서 되게 잘 만들어졌어요.

그래도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들께서 굉장히 많이 애용하십니다.

 

학원다녀오다가 갑자기 평소에 하지도 않던 등산이 끌렸던 저는-_-;

버스에서 내려서 집 뒤로 그렇게 산으로 샜습니다.........

 

아 근데 안갈걸 그랬나봐요 - -;;;;;;

 

갈림길에서 표지판보고 어디로 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주변에서 체조하시던 한 아저씨께서 갑자기 저한테 말을 거시더라구요.

 

"길 잘 모르나봐?"

"네?"

"내가 설명해줄게."

"네??????????????"

 

작년 여름이라 세세하게 다 기억나는건 아니지만 대충 저런 대화였어요

그렇게 당황하는 저를 냅두고 아저씨께서 따라오라면서 막 성큼성큼 앞으로 가시더라구요.

완전 마이페이스아저씨...............

 

ㅠㅠ 혼자서 어릴 적 추억도 생각할겸 사색도 하고 그렇게 자연을 느껴보고자 했던

저의 의도와 달리........

갑자기 모르는 아저씨와 함께 그렇게 산행을 했습니다 ;;;;;

아저씨께서 제 대답도 안듣고 막 따라오라고 확 끌고가시더라구요.

 

이 동네가 전부 같은 회사 사람들 사는 동네라서 변태도 없고 하니까..

별로 위협은 안느끼고 속으로는 한숨 푹푹쉬면서 그렇게 등산했습니다.

 

 

그렇게 장장 1시간을........-_- 처음 본 아저씨와 등산했습니다.

 

아저씨가 대화걸면 응수도 해주고 그렇게 가는데 아버지 직급을 묻는거에요 ;;;

아니, 왜 아버지 직급을 묻습니까- -;;

그러면서 아버지 연세도 물어보시고.........

아버지 대학은 나오셨냐..어머니는 뭐하시냐 등등 ;;;;;;;

그냥 저는 아버지는 뭐하시고 어머니는 뭐하십니다....가볍게 대답했죠.

너무 구체적이게 무슨 부서냐 이런것까지 물어보시길래 그냥 거기선 웃어넘겼어요.

처음 본 사람한테 그렇게까지 얘기하는게 좀 이상했거든요 - -;;

신상조사도 아니구요 ;

 

어른들은 대화도 잘 들어드리고 하면 좋아하시더라구요.

딸같다면서요. 그렇게 자기 인생얘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가보다 하고 그렇게 1시간이나 얘기를 들어가면서 등산했습니다 ㅠ

 

 

그리고 제가 그 때 베이지 하이 컨버스를 신고있었는데

자기 큰 아들이랑 신발이 똑같다며-_-; 말씀하시는데

아들 얘기하시면서 참 즐거워 보이시더라구요...

그 모습에 우리 아빠도 밖에나가면 내 얘기를 저렇게 즐겁게 하실까..하고 생각도 하고...

아빠 생각도 나서 아...그러세요.." 하면서 대화에 맞장구치면서 조곤조곤 잘 들어드렸어요.

저희 아버지 뻘이기도 하셔서 더 예의 지켜가면서요;;

 

그러면서 아들이 두명이라 딸이 없다면서 이렇게 딸하고 등산도 하고 대화하는게

평생 소원이셨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더 못 내치고 -_-; 결국 1시간이나 아저씨 얘기 들어드리면서 등산했던거죠;

 

 

그 외에도 1시간에 걸친 대화거리는 무수히 많았습니다만.......

지겨워하실 것 같아서 끊을게요 ㅠㅠ ㅋㅋㅋ

 

근데 여기까진 분위기 이상한거 없고 그냥 아빠와 딸같이 훈훈했어요.

저도 속으로

 

아..정말로 좋은 분이구나.

사실 나 여기 등산 길도 다 알고..- -;; 혼자 추억 곱씹어보려고 온 거지만

길 안내해주겠다고 도와주신다는 마음은 잘 받아야겠다..

 

뭐 이런 혼자만의 -_-생각을 하면서요 ;;

 

 

 

그런데 약 40분이 지났을 때 일거에요.

대화 방향이 뭔가 좀 이상한겁니다.

 

분명히 저를 학생이라고 절 부르셨거든요 ??

근데 갑자기 호칭이 아가씨;;;;;;;;;;;;;;;;;;;;;;로 바뀌는 겁니다 ;;;;

그 때부터 뭔가 좀 이상해서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었어요 ;

 

"이야~ 그러고보니까 이거 아가씨랑 둘이 데이트하는거네 ?"

"............네..????"    (둘이 데이트라니 데이트라니 ㅠㅠ악 느끼해)

"이렇게 둘이서 등산도 하고 얘기도 하고"

".............."      (아니, 얘기는 아저씨 혼자서 다 하셨는데.....)

 

뭔가 꺼림찍해짐과 동시에 할 말이 없어서 하하 웃어 넘겼습니다.- -;

 

그러면서 폰을 저한테 주시는거에요.

 

"내가 밥도 가끔씩 사주고 그럴게. 여기 번호 좀 찍어줘."

 

그 순간 저 완전히 벙~쪘습니다. 그 때 제 표정이 아마  이랬을거에요.

이건 뭔가..

대체 무엇인가..

설마......... 헌팅인것인가..-_-

 

"괜찮습니다; 저 방학 끝나면 00(저희 시 이름)에 없는데요;"

"아냐~괜찮아 괜찮아. 내가 딸 같아서 그래. 그래서 밥도 사주고 싶고."

"아니, 진짜 괜찮아요."

 

그렇게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정말로 집요하게 제 번호를 받아가려 하시더군요.

이런 느끼한 말까지 붙이면서요 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진짜 이상한게 아니라. 아가씨(!!!!! 아깐 학생이라며!!!)가 내 말도 잘 들어주고.

 이쁘기도 하고..착해서 그래..그냥 가끔 밥 사준다니까?"

 

아으 토할거 같았어요 진짜로..우리 아빠랑 연배가 비슷한 분이 그러니까 진짜 어우;;

솔직히 무서웠어요 ㅠㅠㅠㅠ

그러면서 속으로는 이제 열이 받기 시작하더군요.

 

이 베라먹을 새키. 처자식이 있는데다가 지 자식 뻘인 애한테 이런 짓이냐

 

순수히 딸같아서 밥 사준다는 말로 들으면 감사한 일이지만

딸 같은 사람한테 아가씨 라고 부르고

이쁘다느니 착하다느니 둘이 데이트라니..그런 말을 한답니까?

게다가 직감이란게 있잖아요... 영 느낌이 구리구리해서 번호 안 드리고 버텼어요;;;;

근데 참 집요하십디다....................

 

그렇게 아저씨의 기에 눌려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죽어도 번호 주기 싫은데 생각하다가

아무 번호나 찍어버렸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휴...하고 한숨 쉬면서 얼른 밑의 길로 빠져서 주택가로 나가야겠다 생각하는데.

 

"번호 맞는지 확인해보자."

 

 

!!!!!!!!!!!!!!!!!!!!!!!!!!!!!!!!!!!!!!!!!!!!!!!!!!!!!!!!!!!!!!!!!!!!!!!이ㅏ렂댜 ㅜ섶쟈ㅐㅎ독ㅎ랴ㅐㅙㅑㅎ

잉니러재ㅑㅓㅅ햐ㅐㄱ더해ㅑㄷ거핻ㄱㅎ해거햐ㅐㅓ개ㅑ호ㅑㅐㅓㅐㅑㅗㅓ샤ㅐㅗ

 

ㅠㅠㅠㅠㅠㅠ악 진짜 무서웠어요!!!!!!!!!!!!!!!!!!!!!!!!!!!!

그러면서 그 번호로 전화를 거는겁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막았어요 ;

 

 

"아..아저씨!! 그거 저희 엄마 번호에요!!!!!!!!!!"

 

아 ㅠㅠ

왜 그딴 바보같은 변명이 나갔는지 모르겠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저씨 표정이 진짜 순식간에

사람좋은 표정에서 완전 싸늘하게 변하는겁니다.

엄청 기분나쁘다는 표정으로요.

하......그 때 그 표정을 봤을때의 순간이란...........ㅠㅠㅠ...........

억지로 웃는듯 입가에 경련이 일면서 ㅠㅠㅠㅠ 말씀 하시더라구요.

아주 어이없다는 어투로요.

 

"하 참......왜..너네 엄마 번호를 찍었는데?"

 

아무 말 못하고  이러고 있었죠.

그러더니

 

 

"그래? 그럼 전화할테니까 너네 엄마랑 통화해봐." (!!!!!!!!!!!!!ㅣㅏ리ㅏㅓㄹ덕)

"네? 제가 왜 아저씨 폰으로 저희 엄마한테 전화를 해요?"

 

이 때쯤엔 저도 많이 열받아있던 상태였습니다..물론 겁이 나긴 했지만 ㅠㅠ

그래서 표정관리 안하고 싹 굳히고 있으니까 분위기 더 살벌해지고.....난 무서울뿐이고

 

아니, 번호 주기 싫다고 약 5분 10분을 버텼으면 포기해야되는거 아닙니까 ㅠㅠㅠ

보통 젊은 사람들도 한 번 거절하면 거의 포기하는데

징그럽게 아버지뻘의 아저씨가 ㅠㅠㅠㅠ장장 10분을 버티고 번호를 요구하시니 ㅠㅠㅠ

게다가 확인까지 하는 그 무서움은 진짜 어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마라고 둘러대니까 그 번호로 전화까지 해보래요 ㅠㅠㅠㅠㅠㅠ아 진짜 ㅠㅠㅠㅠ

 

근데 하필이면 ;

여기가 좀 깊은 등산로라서 인적이 드물었어요.

거기서 아저씨가 제 앞에 떡 하니 버티고 서서 표정 굳히고...주위는 완전 조용하고.......

아 진짜 솔직히 무서웠어요 ;

ㅠㅠㅠ어떡하지 싶은거에요.

 

 

저를 아무 말 없이 째려보던 아저씨는 ㅠㅠ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긴장한 표정으로 폰을 쳐다보고 있는데..

 

 

-지금 번호는 없는번호로..................-

 

그렇게 침묵이 찾아왔습니다........

아저씨 이젠 억지 웃음도 안짓고......

전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주위의 수풀만 응시할 뿐이고.................................

 

 

"...없는번호네..??"

"......................"

 

 

이젠 대답하기도 싫어서 입 다물고 있었습니다 - -;

눈 앞의 아저씨가 너무 징글징글해 보이는거에요 이젠;;;

뭐 저렇게 집요하대요 ;;;;;

한 손엔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도록 핸드폰을 열어두기까지 했죠.

단축번호에 손을 가져다대구요..ㅠㅠ

내가  지금 이게 뭔 고생인가 싶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엉엉 ㅠㅠ

 

한참을 절 가만히 노려보던.......ㅠ 아저씨는 다시 앞으로 걸어가시고..

그렇게 산을 빠져나와 주택가에 갈 때까지

한 마디도 안하고 나왔습니다 ;;;;;;;;;;

 

근데도 이 아저씨 미련을 못버리셨는지 또 이러는거에요.

산 빠져나오자마자 어떤 식당이 있었는데 거길 지나가면서 갑자기 툭 말을 던지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를 힐끗 쳐다볼 때 속에서부터 소름이 두두둗두두둗두

 

 

"저긴 얼마지? 저기 밥 맛있나?"

 

 

아니 이 인간이.

 

대답도 안하고 초촟초초초초빠르게 걸었습니다 -_-

아저씨도 제 그런 생각을 알았는지 힐끗 보더니 걸음 맞춰서ㅠㅠㅠㅠㅠ오시더라구요.

 

아으 글 쓰는 지금도 6개월이 넘게 지났는데 소름이 쫘악돋네요 ;;;;;;;;;;;;;

 

그리고 주택가에 다다라서도......

아저씨가 자꾸 절 따라오려는 거에요 ;

 

그 주변에 공원이 있었는데

저기서 산책하다가 가자면서..자기가 길 또 안내해주겠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

제발요..........ㅠㅠ됐거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엄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그 주변에 친구 집 있다고 대강 둘러대고

원래 가는 길과는 반대로 전 재빠르게 걸어갔습니다 -_-;

그 때 아저씨 표정이 진짜로 마치 다 잡은 먹잇감을 노린 표정마냥 ㅠㅠ

아주 아쉬워하는 ㅠㅠㅠ기분이 다 드러나는데..

악악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때쯤 되니까 아저씨가 하는 행동 모두가 다 이상하게 보이고 싫은거에요 ㅠㅠㅠ

 

 

그래도 어른한텐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꾸벅 고개까지 숙여서 인사했습니다..........-_-

 

"오늘 길 안내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하....ㅠㅠ이놈의 인사병 ㅠㅠ

 

그 길로 주택가에서 숨어서 아저씨 갔나 안갔나 보고있다가

엄마한테 전화 걸어서 데리러 와달라고 했습니다 -_-;

걸어가다가 마주칠까봐 싫어서요.

그리고 1시간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더라구요.....아 이놈의 운동부족......

저희 동네가 규모가 큰 편이라

분명히 전 집 뒤에서 산 탔는데 내려오니까 집까지 20분은 걸어야되는거리에

전 도착해있었습니다 .....하..멀리도 왔네....

 

차타고 가면서 엄마가 왜그렇게 멀리까지 등산을 했어 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냥 하하...웃고 넘겼죠 뭐...

내가 여기까지 오고 싶어서 온 건아닌데.......ㅠㅠ

지지부진 대화 못끊고 계속 온 제가 문제였죠 ㅠㅠ

 

괜히 엄마 걱정하실까봐 그 아저씨 얘기는 안하고

"아 그냥 저 혼자서 사색도 좀 하고 돌아다니고 싶었어요~"

라고 말하고 말았죠 뭐...........

엄마는 어린애(?)가 웃기다는듯-_-; 웃고 마시더라구요..

 

그렇게 집에 도착해서도 왠지 급다운된 기분에

다시는 저 등산로 안갈거란 다짐을 했었더랬죠 ㅠㅠ...............

 

지금 생각해도 그 경험은 기분을 절로 급강하시켜주네요.................

 

휴.......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아 끝을 어떻게 맺어야하지 ;;

톡은 많이봐도 글쓰는건 첨이라 그런지.........어떻게 끝을 내야하나.....-_-;

 

아무튼 모두들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지 맙시다

 

.....?????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ㅋㅋㅋㅋㅋ !

긴 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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