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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블랑시 영주의 성앞에는 아침부터 마상시합의 참가증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는데
리젠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길다란 줄을 쓰며 기다렸지만 도통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정된 참가증을 발부하기 때문에 이른아침 꼭두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며 성문이 열리기
만을 기다렸기 때문이였다. 여느해와는 달리 이번에 걸린 상금의 액수는 어마어마했기에 왠만한 귀족
들은 물론 창법과 검술을 한번쯤 다뤄 보았다는 모든 평민들도 한몫 건지기 위해 참관하였다.
이미 평민들을 제외한 귀족들의 친인척들과 기사들은 참가증을 받아놓은 상태라 걱정이 없었지만
힘이 없는 평민들은 달랐다. 그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며 희망에 부푼체 서 있는 것이었다.
리젠은 하염없는 줄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는데 한 소년이 자신에게로 다가오자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기요."
소년은 발그레한 두볼을 가지고 있을만큼 아주 앳되어 보였는데 어린나이에 고생을 많이 하였는지도 몰
라도 두눈은 지쳐있었다.
"왜 그러지?"
리젠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소년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마지막에 쓰셨다간 아마 참가증을 받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할걸요"
소년의 입에서는 아이의 목소리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탁하고 걸걸 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그렇다고 앞사람을 제치고 먼저 갈순 없잖아!"
"아직까지도 그대로야?"
어느틈에 다가온 데르미온이 리젠에게 소리쳤는데 그는 옆에 있는 한 소년을 발견하곤 아래위로
쓱 훑어보았다.
"이 아인 누구야?"
데르미온은 더러운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 동행이신가 보네요. 참가증을 쉽게 얻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고 왔어요."
소년의 말에 리젠과 데르미온의 얼굴은 한순간 밝아지며 그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저기 저쪽 밝은 초록색깔 옷입은 녀석 보이죠? 어제 저녁부터 저녀석과 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구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그말을 이해못한 데르미온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소년을 쳐다보았다.
"저 자리를 당신들께 드린다는 겁니다."
"왜 저자리를 우리에게 준다는거야? 혹시..."
이제야 감을 잡겠다는듯 데르미온이 자신의 손바닥을 소리나게 치고는 리젠을 바라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다 잠깐 자신들의 수중에는 한푼의 돈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이 나자
걱정스런 마음으로 한숨을 푹푹 쉬었는데 문득 자신의 품안에 무언가가 생각이 났다.
"어린 녀석이 상술이 대단하군. 우리에게 돈은 없지만 돈보다 더 귀한걸 내어주겠어."
데르미온은 무슨뜻이냐는듯 표정을 짓고있는 소년을 바라보며 자신의 품안에서 꺼낸것을
앞으로 들이 밀었다. 그의 손안에는 멋진문양이 새겨져 있는 황금빛 단도가 들려져 있었던 것이었다.
지난번 아버지의 서재에 진열되어 있던걸 빼온뒤 위급한 상황때마다 의지가 되어준 물건이긴 했지만
지금은 당장 이거라도 팔아야했다.
"우와! 이거 정말 황금이에요?"
소년은 데르미온에게서 건네받은 번쩍거리는 단도를 요리조리 살펴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는데 곧
정신을 차리고는 리젠의 손을 움켜잡고선 앞쪽으로 끌었다.
"젤슈아! 이분에게 자리를 내어드리라구"
소년은 지친표정으로 줄을 쓰며 자신을 바라보는 또다른 소년에게 단도를 흔들어보이며 리젠을
그쪽으로 밀어넣었다.
"와. 무려 16시간이나 서 있었더니 허리가 부러지겠어"
줄을 지키고 서 있던 소년은 끓어질듯한 자신의 허리를 흔들어보이고는 리젠과 데르미온을 쳐다보며
한쪽눈을 찡긋해보였다.
"좋은 기회를 잡으셨군요. 앞으로도 가이아(렘블랑시의 수호신)의 은총과 행운이 님들에게 닿기를
빌겠습니다. 꼭 우승하십시오"
"그 단도 카르넨영주의 것이니 비싼값에 꼭 팔라구"
무언가 아쉬운듯 데르미온이 멀어져가는 소년들에게 소리를 치자 그들은 손을 흔들며 앞쪽으로 뛰어갔
다.
" 참가증하나 받는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앞으로의 일이 큰일이군"
이마에 난 땀을 스르륵 닦은 데르미온이 지친듯 리젠을 바라보며 되뇌였다.
"그래도 참관할수 있어서 다행이야. 빨리 우승컵을 거머쥐어 류안아가씨를 빼내어야 할텐데
그나저나 아가씬 몸상하지 않고 잘 계실시 걱정이다. 근데 켓치는 어디있어?"
표를 얻기위해 아침일찍 서둘러 먼저 나왔던 리젠은 처음부터 그녀가 보이지 않자 궁금한듯 물어보았
다.
"아 그 골칫덩어리? 걱정안해도 돼! 내가 밥값좀 하라고 계속 핀잔줬더니 지금 여관 식당에서
잔심부름 하고 있어. 아까 슬쩍 쳐다봤는데 주인에게 찍 소리 못하고 일만 하더라구..쿡쿡"
말을 마친 데르미온은 고소하다는듯 웃어대었는데 벌써 자신들의 차례가 되어서인지 앞쪽의 한 병사가
건성으로 물어보았다.
"누가 참관할것인가?"
"리젠 드와르 뉴 세르비앙"
리젠을 대신해 데르미온이 질문에 답을하자 병사는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사흘 피죽도 먹 얻어먹은 몸으로 마상시합에 참관한다구? 참. 요즘은 개나 소나 다 참관하고
난리군. 무슨 애들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말이야. 꼬마야 아서라"
기가막히다는 표정으로 병사가 그들을 쳐다보며 말하자 순간 열이 치솟아오른 데르미온이 한걸음
그쪽으로 내딛으려는 찰나 리젠이 그를 붙들었다.
"우리는 개나 소가 아닙니다. 그리고 떳떳하게 대회에 참관하기 위해 멀리서 찾아왔구요. 마상시합
에서 팔다리가 부러지든 머리통이 박살나든 당신과 상관없으니 어서 참가표나 내어 주십시오."
전신을 망또로 둘러싼 리젠이 그를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을 하자 잠시후 병사는 멈짖하더니 꾸깃꾸깃
접혀진 노란 참가표를 리젠에게 건네주었다.
"어느 종목에 참관할꺼요?"
조금전과는 다른 경어를 쓰며 병사는 리젠을 힐끗 올려다보았다.
"검술부분입니다."
"음. 그 부분은 가장 치열한 종목인데 다른것으로 바꿀 의향은 없는것이오?"
영 못 미덥다는듯 병사는 재차 물어보았지만 리젠의 입에선 한결같은 말만 나왔다.
"싫습니다. 검술로 해주십시오."
"좋소이다. 내일 아침 10시까지 본선 진출자를 뽑을 것이니 다르카우스 공터로 찾아오시오. 그럼
건투를 빌겠소이다."
낮은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을 내 뱉은 병사는 시간이 없는지 곧바로 다음사람을 호명하였고 한걸음 뒤
로 물러난 리젠이 노란 참가표를 소중한듯 품에 넣었다.
"이런 제길! 렘블랑시의 녀석들은 병사들부터 재수가 없어. 정말 하나같이 괴팍하고 인상들이 더러
우니."
길바닥에 침을 확 뱉은 데르미온이 낮게 중얼거리자 리젠은 그를 보며 조용히 미소를 지울 뿐이었다.
-다각다각-
갑자기 저 멀리서 말을 타고 달려오는 검푸른갑옷의 기사들이 사람들 쪽으로 다가오자
리젠과 데르미온도 양쪽 길옆으로 벗어났다.
"아니 저건?"
어딘가 모르게 낯익은 문양의 갑옷을 보는순간 데르미온의 눈은 커졌는데 곧바로 리젠의 등뒤로 가
자신의 몸을 숨겼다.
"왜 그래?"
영문을 알수없는 리젠이 그를 쳐다보며 물어보자 데르미온은 더욱더 몸을 움츠리며 병사들이
지나갈때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곧 푸른갑옷의 기사들은 그들의 주위를 벗어나서는 곧바로 영주의
성문으로 들어갔는데 그제서야 몸을 일으킨 데르미온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무엇때문인거야?"
"저 병사들이 입고 있는 갑옷과 문양은 카르넨 것이야."
"뭐? 그럼 네 성에서 널 잡으려고 여기까지 쫒아온거란 말야?"
점점 더 일이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가자 리젠이 자신의 머리를 감싸안았다.
"글쎄. 아마도 그렇겠지. 되도록이면 나또한 몸을 가리는게 좋겠어. 일단 지금은 무엇보다 내일 있을
시합에 집중하는게 우선인것 같아. 어서 가자구. 네 여자친구가 눈 빠지게 기다리겠다."
리젠의 팔을 끌며 자신또한 몸을 사렸는데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들자 계속해서 뒤를 쳐다보며
여관을 향했다.
* * *
"이봐! 일어난거야?"
피곤에 나가떨어져 잠을 자고 있던 류안은 갑작스런 누군가의 소리로 인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자기 강한빛이 어두운 헛간으로 쏟아져 들어오자 그녀는 두눈을 찌푸리며 앞쪽을 쳐다보았다.
"좀 있음 자리를 옮길테니깐 일단 요기부터 하라구"
류안쪽으로 다가온 남자는 그녀의 앞에 밥그릇을 놓아두었다.
그릇안에는 식은 멀건 죽이 놓여있었는데 그걸 보니 더욱더 식욕이 당기지 않았다.
"나중엔 이런거라도 먹기 힘드니 지금 먹어두는게 좋을꺼야."
자신을 쳐다보는 남자의 눈이 순간 음흉하게 빛나자 류안은 옆에있던 날카로운 나무막대기를 손에
쥐며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다행히 남자가 밖으로 나가자 그녀가 우려하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
다.
'제발 날좀 살려줘요'
류안은 덜컹 내려앉은 심장을 가라앉히며 조금이라도 힘을 내기위해 식은죽을 한스푼 떠서 입안에
넣었다.
"욱"
갑자기 그녀는 물컹한 무언가가 씹히자 입안에 있는걸 바로 게워내며 밥그릇을 뒤적였는데 거기에는
애벌레 몇마리가 들어있는 것이었다.
참고있던 화가 터져버린 류안은 밥그릇을 문앞으로 힘껏 내던져 버렸고 그것은 산산조각이 나 바닥으
로 떨어졌다.
그리고는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우라질"
그 괴한들이 류안을 붙들고 간 곳은 다름아닌 렘블랑시의 뒷골목이었다. 그쪽에는 하층민의 사람들
특히 부랑자나 노숙자들이 은거하면서 살아가는곳이었는데 곳곳에서 비릿한 썩은내와 더러운 오물질의
악취가 흘러나왔다. 류안이 그쪽을 지나갈때쯤 누군가가 자신들의 앞으로 불쑥 얼굴을 내밀며
구걸을 하였는데 그는 다름아닌 문둥병자였다. 거의 얼굴의 반이상은 문들어져 형체를 알아볼수
없었고 손바닥에는 겨우 두개의 손가락만이 붙어있을 뿐이었다. 너무나 흉즉한 모습에 류안의 얼굴이
찌푸려졌는데 곧바로 괴한중 한명이 문둥병자를 툭 밀치자 그는 힘없이 옆으로
나뒹굴었다.
"난 정말 이런곳이 너무너무 싫다구. 핫세르놈은 항상 이런데서 만나자고 한단 말이야!"
한 괴한이 진저리난다는듯 말을 내뱉자 다른 괴한이 그를 보며 히죽거렸다.
"왜냐하면 이런 시궁창같은곳에 병사들이 오지 않기 때문이야. 우리같은 놈들이 거래를 하기엔
딱 좋은곳이지"
"그건 그래. 어서 빨리 일을 끝내고 가자구. 이런짓도 지긋지긋해"
말을 마친 그들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류안을 잡아끌며 점점 더 좁은 뒷골목을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한참이 지나자 괴한들은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소리를 질렀다.
"핫세르 오랫만이야"
괴한들은 앞쪽에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비쩍 마른 남자를 쳐다보며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었다.
"왜 이렇게 늦었나! 요즘 마상시합때문에 영주의 경비병들의 순찰이 잦아 들었어. 조심해야한다구"
핫세르는 그들을 쳐다보고는 곧바로 류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아이야? 말이 틀리잖아. 난 오동통하게 살오른 계집아이를 말한거였어"
실망감이 핫세르의 얼굴이 떠오르자 괴한중 한남자가 얼른 그의 말을 자르고는 자신의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 아이의 얼굴을 봐! 몸은 비록 말랐지만 꽤 예쁘장하게 생겼잖아. 아마 많은 남자를 호릴꺼야"
"영 마음에 안들어"
아직까지도 영문을 모른체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던 류안은 무언가 불안한 느낌이 들자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방이 어지럽게 길을 나 있는터라 잘만하면 도망갈수도 있었다.
"핫세르 요즘 계집아이도 구하기 힘들다면서? 그러니 잘 생가해보라구"
끈질긴 괴한들의 설득이 시작되자 잠시후 핫세르가 마음을 굳힌듯 그들에게 입을 열었다.
"좋아! 사가도록 하지. 그대신 처음에 말한 800마르카는 말고 500마르카야"
"말도 안돼! 적어도 700마르카는 줘야 한다구!"
괴한들은 자신들이 생각했던 액수보다 엄청 낮은 가격이 제시되자 실망감에 볼멘소리를 내질렀다.
"싫으면 말라구! 나도 저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구. 너희들이 그렇게 사정하니 어쩔수 없이 사는거지만"
핫세르가 조금도 자신의 의지를 굽힐 생각을 하지않자 이제는 애원조의 목소리로 괴한들은 말하였다.
"그럼 좋아! 600은 해줄수 있지? 더 이상 그러면 다른곳에 팔아버리겠어."
"550마르카..나도 더이상 못봐준다. 맘대로해"
"에잇. 좋아! 550마르카. 핫세르 운이 좋았어"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류안이 두려운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때마침 괴한들과 핫세르가
돈을 주고받는다고 정신이 없자 그녀는 지금이 기회라 생각하고 좁은 골목을 있는힘껏 내달렸다.
"뭐야! 어서 저 계집잡아!"
괴한들은 앞쪽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는 류안의 뒤꽁무늬를 보며 그들또한 잽싸게 뒤따라갔는데 미로
같은 골목을 뛰어가기는 너무나 힘이 들었다.
부랑자의 길목을 알지못했던 류안은 이쪽저쪽으로 도망가며 길을 헤메었는데 가까운곳에서 괴한들의
소리가 들려오자 얼른 다른곳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한 길은 앞쪽이 막힌 막다른 골목이
었는데 거의 그녀근처에서 괴한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할수도 없는 상황에 안절부절한
류안은 갑자기 누군가가 자신을 이끌자 순식간에 집안으로 끌려갔다.
다행히 그녀가 집안으로 사라지자 괴한들이 나타났는데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화를 내며 다시
다른곳으로 달려갔다.
"그들은 갔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류안이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나자 그녀는 자신을 살려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고개를 들었다.
"어머나..당신은?"
곧바로 낯익은 누군가의 모습으로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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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네요..
우두두...빗소리..글을 쓰는데 방해할정도로 크게 들리네요..
이런날은 창밖의 빗물을 감상하기도 그냥 좋은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좀 그렇죠..
그럴때는.....^^제글을 읽으시고 저와같이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와 보심이 어떠실련지요..
히!!!그냥 제 생각입니다.
요즘 환절기라서 감기 걸리시는분 많은데요..우리 님들은 꼭꼭 조심하세요..
그럼 감사드리며 이몸은 사라집니다...바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