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한 줌... 사랑 #1
깊은 밤, 그대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두 동공 가득 맑은 그리움이 고여들면 한참을 그대로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벌써 몇 시간째 비어있는 하얀 종이 위에 생각나는 말들을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이런 저런 말들이 어느 새 이름 석자 남길 공간도 없이
채워져 갈 때쯤 다시, 한 장의 빈 종이를 꺼냅니다.
그러기를 한 여남은 번쯤...
그 하루에도 그대에게 보낼 말은 갓 말을 튼 아기처럼 옹알이만 되풀이하다
마음속으로
돌아갑니다.
아마도 나는 글재주가 없는가 싶어 깊이 상심도 해 봅니다.
마음속으로는 무장무장 부푸는 말들이 벌써 몇 해를 두고
내도 좋을 만큼
편지를 써 내려가는데,
막상 종이 위에 털어놓은 말들은 왜 한 글자도
내 마음 같지가 않은지 밤새 헤아려도 봅니다.
조목조목 쓴 글씨체가 그리 험상궂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문장에 담은 말투가 그리 조심성 없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내 우편함에 도착한 편지라고 간주하고 새롭게 읽어보면
제법 감동스럽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처음의 비어있을 때만도 못한 휴지조각이 되어
방 한 귀퉁이에나 던져지고는 마는 말들... .
그 구겨진 편지지를 오래 바라보다 나는 한가지 작은 결론을 지어봅니다.
결국은 그런 것입니다.
처음부터 그대에게 보내기에 마음 흡족할 말은 없었던 것입니다.
사랑이란, 어떤 글자의 조합으로도 말할 수 없는 것이었음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다시, 나는 종이를 꺼냅니다.
그대의 이름으로 첫 번째 줄을 습관처럼 채우고
이젠 어렵지 않게 마음을 적어봅니다.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