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한줌- 사랑 #1

이미은 |2004.04.07 10:51
조회 2,372 |추천 0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한 줌... 사랑 #1

 

 

깊은 밤, 그대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두 동공 가득 맑은 그리움이 고여들면 한참을 그대로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벌써 몇 시간째 비어있는 하얀 종이 위에 생각나는 말들을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이런 저런 말들이 어느 새 이름 석자 남길 공간도 없이

 

 

채워져 갈 때쯤 다시, 한 장의 빈 종이를 꺼냅니다.

 

 

그러기를 한 여남은 번쯤...

 

 

그 하루에도 그대에게 보낼 말은 갓 말을 튼 아기처럼 옹알이만 되풀이하다

 

 

마음속으로

 

 

돌아갑니다.

 

 

아마도 나는 글재주가 없는가 싶어 깊이 상심도 해 봅니다.

 

 

마음속으로는 무장무장 부푸는 말들이 벌써 몇 해를 두고

내도 좋을 만큼

 

편지를 써 내려가는데,

 

 

막상 종이 위에 털어놓은 말들은 왜 한 글자도

 

 

내 마음 같지가 않은지 밤새 헤아려도 봅니다.

 

 

조목조목 쓴 글씨체가 그리 험상궂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문장에 담은 말투가 그리 조심성 없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내 우편함에 도착한 편지라고 간주하고 새롭게 읽어보면

 

 

제법 감동스럽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처음의 비어있을 때만도 못한 휴지조각이 되어

 

 

방 한 귀퉁이에나 던져지고는 마는 말들... .

 

 

그 구겨진 편지지를 오래 바라보다 나는 한가지 작은 결론을 지어봅니다.

 

 

결국은 그런 것입니다.

 

 

처음부터 그대에게 보내기에 마음 흡족할 말은 없었던 것입니다.

 

 

사랑이란, 어떤 글자의 조합으로도 말할 수 없는 것이었음을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다시, 나는 종이를 꺼냅니다.

 

 

그대의 이름으로 첫 번째 줄을 습관처럼 채우고

 

 

이젠 어렵지 않게 마음을 적어봅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