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거주중인 23살의 남학생입니다.
작년 12월에 전역했으나 바로 복학하지 않고, 집에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며 살고 있는
백수 중의 상백수이지요. (요기까지는 고정멘트 ㅋㅋ)
어제밤 11시50분경에 발생한 일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해볼께요.
결코 제 자랑따위도 아니고, 그냥 황당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라 올려봅니다.
친한 친구가 휴가 나왔다고 12시에 대구에 위치한 K대학 동문에서 보자고 해서,
준비를 해서 나갔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줄 알고 일부러 일찍 나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도착한겁니다.
약속시간은 12시인데, 도착시간은 11시40분경.
20분의 막간의 시간이 남아서, 그 부근에 있는 동전노래방을 들어갔습니다.
좀 구석쪽의 방을 잡아서 들어가서 뭐 부를까 고민하고 있는데,
옆방에서 바비킴 님의 '사랑..그놈'을 열창중이신겁니다.
오호~ 그럼 나도! 이러면서 저도 '사랑..그놈'을 불렀습니다.
근데 첫곡부터 성대에서 입질이 오는 겁니다.
왜, 노래를 한곡 불러보면 자신의 목의 상태에 대한 느낌이 딱 오잖아요?
그때의 그 느낌은 Get out 노래방이었죠.
그러나 김범수님의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너무 극심하게 갈구되는지라, 이성이 욕구
를 누르지 못하고, 완전 최악의 상태임에도 불렀습니다. 목 상태가 괜찮을때 완창이 가능한
노래인지라, 부르는 동안 저도 힘들었지만 만약 옆에 누군가 있었다면 그 노래를 듣는 것
이 더 힘들었을겁니다. 힘들게 노래를 끝내고, 다음곡을 뭘 부르지 이러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제 방 문이 열렸습니다. 제 친구에게 제가 여기에 있다고 연락을 했기에, 전
친구가 온 줄 알고 쓱 봤는데, 친구가 아니고 어떤 여자분이 들어오시는 겁니다.
그리고 그 여자분이 저에게 말씀하시더군요.
여자분:-
저:-
"저기 죄송한데요. 바비킴의 '사랑..그놈' 다시 불러주시면 안되요?"
"예?"
"옆방에서 노래 부르는데 '사랑..그놈' 부르시는 걸 들었는데 잘 부르시더라구요.
다시 한번만 불러주시면 안될까요? 돈은 제가 넣어드릴께요. 500원 넣어드릴께요.
꼭 '사랑..그놈' 불러주시고, 나머지 한곡은 그쪽분 하세요."
(참고로 노래방 곡당 요금이 1곡에 300원, 500원짜리 동전투입시 2곡,
1000원권 투입시 4곡 뭐 이런식입니다. 전 공짜로 2곡을 부른셈이 되었죠. ㅎㅅㅎ)
좀 황당하긴 했지만,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승낙과 동시에 갑자기 여자분들이
좀 들어오시더군요. 전 한분인줄 알았는데, 세분인가 네분이 들어오시더군요.
들어오시면서 "황당하시죠? 그래도 꼭 성심성의껏 열창해주세요." 이러시더군요.
동전노래방의 방은 엄청 좁습니다. 한 3명~4명 들어오면 꽉 차죠.
어느순간 전 그 방의 중앙에 서 있더군요. 의자에는 여자분들이 앉아서 다 채우시고 ㅋㅋ
목상태가 영 좋지 않았으나, 열심히 불러드렸습니다. 근데 굉장히 떨리더군요.
안그래도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하면서 불러서 얼굴이 화끈화끈거려 퐈이야~ 해져서,
간주중에 손으로 부채질을 했죠. 그러자 그 여자들분중에 한분 왈,
"저기.. 더우시죠? 그래요. 많이 더우실꺼예요. 저희도.. 좀 민망하네요." 라고 하시고,
거기다 감탄사에 목소리가 좋다는 등의 칭찬들이 들리니, 얼굴이 헬퐈이야~ 해지더군요.
노래가 끝난뒤에 칭찬을 해주시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해주시고는
그분들도 민망하셨는지 빛의 속도로 사라지시더군요.
그분들이 빠져나가자마자 친구녀석이 오더군요. 친구녀석에게 당해사건에 대해 말해주자,
그분들이 제가 정말 잘 불러서 그랬거나, 아니면 조롱하려고 그랬을꺼라고 말하더군요.
사실 제가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는 놈이 아닌지라 노래 잘 부른다고 노래 불러달라는
당해사건 같은 경우가 처음이라 좀 의구심이 들긴합니다. 제가 위에 언급했듯 '슬픔보다
더 슬픈이야기'를 완전 개막장으로 부른지라 조롱을 하러 오신건가? 뭐 이런 생각도
들고 아님 제 노래실력이 듣고 싶을만한 실력이 되는건가? 하는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톡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