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은 글입니다. 전편을 읽고 읽으셔야 이해가 되실듯^^
남형사 이야기 episode1 그녀들의 수갑4
“남 선배님 여기 좀 보세요”
김 경장은 지난 밤새 쳐다본 비디오데크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듯
초롱초롱한 목소리로 남형사를 불렀다.
“하아아함........먼데 그래? ”
남 형사는 언제나 그렇듯 덥수룩한 머리를 긁으며 새벽 6시를 알리는
곳곳에 담배 구멍이 뚫린 베이직 색 소파에서 이제 막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어! 이 아저씨 노숙자 아니였네? 대한민국 좋네! 이런 초췌한 사람도 경찰하고........”
소파의 구석에 몸을 기댄 채 자신의 조서 작성 시간을 기다리던
아직은 알코올의 기운이 가시지 않은 20대 후반의 청년이 툭 하고 말을 건내었다.
“어이 김경장 이 놈 머야?”
“아 네 그 분 술 드시고 옆 테이블의 여자 손님들에게 실수를 했나봐요”
“실수 무슨 실수?”
“글세 그게..쩝.... 여자 손님 가슴을 만지 셨나봐요 그 것두 조금 심하게요 하하”
“머........참나 이봐 젊은이 대체 왜 그랬어?”
“아니 내가 먼 잘못을 했다구 그래?
요즘 날도 덥고 짜증나는데 시원한 맥주한잔 하러 갔단 말야.
근데 거기 여자애가 푹 파인 옷을 입고 가슴을 들어내고 있더라구.
말랑말랑해 보이면서도 부드러워 보이는 게.........참 탐스럽더란 말야
근데 한참 쳐다보는 데 고년이 그러잖아. ‘아저씨 잘하면 만지겠네요’라고
그게 만져달라는 말 아냐?
만져달라고 해서 만져줬는데 머가 잘못이야.
이거 영 하빠리 짭새들하곤 이야기 못하것구만
이봐! 서장 나오라구 그래“
청년은 아직도 술이 깨지 않았는지 여전히 언성을 높인 채 횡성수설 대고 있었다.
“그럼 그럼 맞지 백번 맞아. 그렇게 푹 파진 옷을 입고
야사시 하면서 봉긋한 가슴을 보면 누구나 만지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니것어.
그래서 만졌는데 그게 무슨 잘못이야 그치?”
남형사는 다시 소파에 앉아 청년의 어깨에 팔을 올리며 친근하게 말한다.
“그렇지 야 이 아저씨 머좀 아네 그거 안만지는 놈이 고자지.
아저씨 오늘 저녁에 나랑 술 한잔 꺽을까?”
“그나 저나 이 청년 참 잘생겼네. 특히 이 두상 봐 맨들 맨들 어디 모난데두 없구 말야”
남형사는 무언가를 재미난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 마냥 입가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품는다.
앞쪽 철 책상에서 지켜보던 김 경장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감이라도
한 듯 키킥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내가 원래 좀 두상이 잘생겼다는 소리를 듣지 이 아저씨 계속해서 마음에 드네 아주”
“근데 말야! 두상이 맨들 맨들한게 꼭 쳐박고 싶어지네 아주 머리가 터질때까지말야”
“퍽퍽”
남 형사는 한 팔론 청년의 목을 사정없이 조른 채 쉴 새 없이
오른쪽 주먹을 들어 세차게 청년의 머리를 쥐어박는다.
“어때 조아? 이렇게 때려달라고 제대로 생긴 머리는 안때려 주면 그게 고자거든
설마 때려달라고 생겨먹은 두상을 때린다구 잘못은 아니겠지.
오늘 아주 내가 니 머리를 더블헤드로 만들어 주마!“
“남 선배님 그쯤하면 정신 차렸을 것 같은 데 그만하시고 이것 좀 보시죠!”
“아참 그래 대체 먼데 그래? 범인이라도 발견했어?”
“네 범인 발견했습니다.”
“머?”
남 형사는 서둘러 소파아래 슬리퍼를 찾아 신은 후 김 경장의 두터운 철 책상 앞으로 성큼 다가 섰다.
김 형사는 준비한 지하철 노선도와 비디오 데크를 번갈아 보여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최근 다섯 달 간 저희 영등포구의 은행 앞 날치기 강도사건을 조사했는데요.
이 것 좀 보세요.
신도림 역을 기점으로 지하철 2구간 이내에 위치한
한울 은행 지점이 다 날치기 기록이 있더라구여,
여기 1월에 영등포 지점, 2월 문래동 출장소, 3월 신길 지점, 4월 신풍 출장소,
그리고 5월 신도림 지점 까지요.“
김 경장은 지하철 노선도에 빨간색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치며 남형사에게 보여준다.
“그럼 이제 지하철 노선도 상에서 남아있는 역은
대림, 남구로, 구로역 이 세 지점정도로 압축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기존에 사건을 당했던 지점들과 남아있는
한울은행 지점들의 CCTV 테입을 가져와서 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거 보세요
여기 1월4일자 영등포 지점이랑, 3월 16일자 신길지점,
그리고 5월 21일자 신도림 지점 CCTV요. 여기 바로 정수기 옆 쪽 지점에
회색 폴로 모자 쓴 놈 보이져?
근데 이 놈이 바로 오늘자 한울은행 대림지점 CCTV에 나타났다 아닙니까.
어때요 필이 팍 오죠!
바로 이 놈이 범인이다 이거 아닙니까?“
“이야! 김 경장 끝내주는 데 역시 경찰학교를 아주 우스운 성적으로
졸업한 재원답게 대단해”
“아니 선배님 우스운 성적이라뇨 우수한 성적이라니까요?”
"잠깐만 김 경장 여기 이 부분 확대 좀 해봐. 모자와 뒷 목부분이 만나는 이 곳 말야“
남 형사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김 경장에게 지시했고 김 경장은 서둘러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뒷 덜미 부분을 CCTV에서 확대했다.
“잘 봐! 여기 왠지 어색하지않아? 마치 무언가를 모자 뒤에 넣은 듯한데........”
남형사는 김경장의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상자에서 박하사탕 하나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이거 혹시 여자 아냐? 마치 여자애들이 머리를 말아서 모자 안으로 넣은 거 같은데?”
“어 선배님 진짜 그런 거 같은데요. 제 여자친구도
가끔 야구모자 쓸때 저렇게 말아 올리거든요 그때 뒷 모습이랑 똑같네요.”
“흐흐흐흐 그렇지 이봐 김 경장 연락해”
“네? 누구한테요?”
“누구긴 누구야? 신도림 경찰서의 이효리, 바로 자네 미래의 와이프 이민경 경사한테지?
아 이 얼마나 아름답나. 같은 사건에 투입되는 경찰커플들의 아름다운 연애 이야기!”
“네? 선배님두 참........”
김 경장은 조금이라도 위험한 임무를 여자친구인 이 민경 경사에게 부탁하는 것이
내심 미안하고 불안한 마음에 무거움을 느끼면서 천천히 수화기를 들었다.
김 경장의 뒤에서 남 형사는 범인이라도 잡은 마냥 구석 벽에 걸려진
전신 거울 앞에서 자신의 팔뚝을 걷어 살인지 비계인지 알 수 없는
이두박근을 만들어내곤 힘차게 입 안에 물려진
박하사탕을 와싹 하고 씹어 버리곤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음화화화화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