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남자분들, 정말 힘든 상황이라면 여자친구도 필요없나요

|2009.04.08 16:58
조회 3,223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 여대생입니다.

 

늘 다른 분들의 고민을 읽기만 하다가 이렇게 글써보는건 처음이네요...

 

너무 길어졌지만...이렇게라도 제 고민을 털어놓고 싶네요 ㅠㅠ

 

제가 지금 외국에 있어서 딱히 고민 상담할 사람도 없거든요...

 

저는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4살 연상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오빠 만나기 전까지 저는 늘 짝사랑만 하다가 심하게 차이고 완곡하게 차이고 혹은 나쁜 남자(?)한테 이용만 실컷 당하다가 그 남자가 제 친구랑 눈맞아서 떠나는 등 연애운이라곤 도통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초에 오빠를 만나서 나서 진짜 알콩달콩하게 연애하는게 뭔지, 서로 정말 좋아하는게 뭔지 깨달았고 비록 같이 있을 수 있던 기간은 너무 짧았지만 그 몇주동안 매일 만나서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빠 눈빛이나 행동을 보면 아 이사람 나 정말 좋아하는구나 라는걸 느낄 수 있었고,

그동안 남자들한테 차이기만 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나날들을 싹 다 보상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즐거운 시간도 잠시, 제가 외국에 오게 되어 졸지에 국제 장거리 커플이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예정되어 있었음)

 

떨어져 있는건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전화, 메신저, 싸이 다이어리 등으로 거의 매일 이야기를 하며 흔들림 없이 행복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죠.

 

그런데... 봄학기 개강을 하자 오빠가(지금 4학년입니다) 취업 준비 등으로 너무나 바빠져서 방학때보다는 연락이 뜸해지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나마 싸이와 메신저가 있었기에, 전 예전보다 전화 횟수가 적은게 무지 서운했지만 오빠도 많이 바빠서 그러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어차피 3달 정도만 있으면 제가 한국 들어가니까...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구요.

 

그러다가 정말 갑자기, 문자 그대로 청천벽력같은 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좋은 선후배(같은 학교입니다)로 남았으면 좋겠다구요. 지금 개인적인 일들로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버틸수가 없대요.

 

제 잘못이 아니라, 이대로 가다간 결국 우리 둘 다 더 힘들어지고 더 안좋아질 것 같다며...

 

모든 일이 짜증나고 귀찮고,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일도 너무 힘들다네요. 궁지에 몰려서 어디론가 도망쳐버리고싶을 만큼요. 공유할 수 없는 고민들 때문에 괴롭대요.

 

지난 주말만 해도 메신저로 평소랑 똑같이 다정하게 얘기 주고받았는데...

 

저는 물론 서럽게 울면서 붙잡았습니다. 이제 두세달밖에 안남았는데 우리 조금만 더 참고 버티면 안되냐구요.

 

제가 아무리 여자친구라도 타인인 이상 남의 고통을 완벽히 이해하고 도움이 되기란 불가능하단걸 알지만...

 

자랑하려고 쓰는건 아닌데;; 저희가 서울의 상위권 사립대학교를 다닙니다. 게다가 오빠 과는 경영이구요. 그래서 제 생각인데, 동기, 선후배들 대부분 스펙 엄청나고 괜찮은 직장 잘 취업해서 다니는거 보고 더 스트레스 받는게 아닌지...

 

가족 일도 있다고 하구요...

 

남은 기간동안 오빤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연락같은거 필요 없으니까 제발 헤어지지만 말고 저 한국 돌아가면 다시 만나서 얼굴 보고 얘기하자고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끝낼때 그냥 끝내면 안되냐며...자긴 지금 도저히 다른 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그토록 다정했던 오빠가 매정하게 말을 끊습니다.

 

그때 제가 정신없이 우느라 제대로 대화가 안 되는 상태였고 오빠도 더이상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지금은 끊고 나중에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해서, 그렇게 끝냈습니다.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의심은 전혀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전에 사귀었던 어떤 여자친구가 바람을 심하게 피워서 상처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바람 피우는 것에 대해선 칼같이 확실한 사람이거든요.

 

만약 딴 사람이 생긴거라면 솔직하게 얘기해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심하게 싸운적 한번도 없어요. 물론 사람이니까 서로 서운하게 하고 그런건 가끔 있었지만 관계를 위협할만큼 크게 싸우거나 의견 차이 있었던 적 한번도 없습니다.

 

이제 귀국까지 한 세달 남았는데...조금만 견디면 되는데.

 

이렇게 이별을 맞이하니 자꾸 눈물만 나옵니다.  아니 이제 울다 지쳐서 눈물도 안 나와요.

 

제가 원래 살이 찐 편인데 여기와서 더 쪄버려서 지난 3월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지쳐서 운동 할 생각따위 들지도 않네요.

 

곧 시험이라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하고 친구랑 여행도 가기로 했는데

 

그렇게 행복했던 연애가 한순간에 허망하게 끝나버린 지금, 그저 멍하기만 합니다.

 

누구나 겪는 이별이고, 인생에는 올라감이 있으면 내려감도 있는 법이지만 그래도 막상 저에게 닥치니 도저히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남자분들...극단적으로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라면 여자친구고 뭐고 다 필요없다고 느껴지시나요...?

 

전 여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전 힘들면 힘들수록 애인한테 의지하고 싶을 것 같은데...

 

또한 설령 지금은 상황이 안좋아서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더라도 정말 사랑한다면 일단 '헤어지는'게 아니라 '잠시 시간을 갖자'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을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희 절대 가볍게 만나는 사이도 아니였고 오빠는 종종 결혼까지 생각하는 듯한 말도 했었어요. 

 

하루종일 울다가 이렇게 고민 상담글 올려봅니다. 충고 비판 조언 뭐든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추천수0
반대수0
베플young|2009.04.08 17:16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