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나쁜짓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인진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진이 굳이 서경에게 미안해 할 필요는 없었다. 인진이 싫다는 박대리를 꼬신것도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그런 인진에게 서경은 당당했다. 꼭 선생님과 혼나는 학생처럼....
그건 인진과 서경의 성격 탓도 있었다. 시준에게 항상 긍정적인 대답만 하던 인진으로써는 남에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게 서툴렀다. 그도 그럴것이 시준에게 자기의 의사는 항상 예외였으니 말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인진은 문뜩 자신이 바보스러웠다.
‘인진씨! 저 령후입니다. 오늘 저녁에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영화 한편 어때요?~’
인진과 박대리가 만난 이후 박대리는 꼬박 꼬박 자신을 령후라 지칭했다. 인진은 메신저를 켰다.
‘저 오늘은 좀 곤란 할 것 같아요.’
‘무슨 일 있어요?!’
인진의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이 박대리의 답장은 바로 떴다. 그 모습이 흡사 시준이 연락하기만을 기다렸다 바로 답장을 꾸욱 꾸욱 눌러댔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인진이였다.
‘네..선약이 있어요.’
‘아쉽네요..하지만 다음번엔 저에게도 시간 내주시는거죠?!’
‘그럴께요.....’
꼭 약속이 있는건 아니였다. 시준을 사귀던 그 5년동안 항상 친구보다 시준이 먼저였던 인진이여서 시준과 막상 헤어지고 나니 딱히 연락을 할 친구가 없었다. 인진이 먼저 연락을 할수도 있었지만 남자친구있을때 연락없던 인진이 남자친구가 없어졌다고 다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한다는 게 면목이 없었다.
아까 서경의 말이 떠올랐다. 알아두셨음 한다라.... 갑자기 입안이 씁쓸해 지는 인진이였다.
솔직히 박대리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자신이 은연중 시준과 헤어지고 박대리에게 기대려고 했던것도 같았다.
뭔가 자꾸 엉키는 느낌이 였다.
‘얘기 좀 하자.’
인진은 문자를 확인하곤 그가 시준임을 알았다. 솔직히 지금 시준을 만나면 자기의 5년세월 돌려놓으라고 울음이라도 한바탕 퍼부을것만 같았다. 자신이 없었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멋진 여자들 처럼...
당당하게 시준을 보내주고 돌아오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지금은 보고 싶지 않아...미안해...’
시준은 인진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어이없다는 듯이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봤다. 보고 싶지 않다라...그건 분명 부정의 뜻이였다. 인진이 자신의 말에 싫다고 의견을 표현한건 시준이 인진을 알고 처음있는 일이였다.
‘지금 싫다고 한거야?!’
다시 확인하고 싶어 보낸 문자였지만 인진은 대답이 없었다.
“미치고 환장하겠네....”
항상 잡을수 있던 물건이 잡을수 없는 것으로 되어버렸을때...더 가지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 것 처럼... 조금씩 자기에게서 멀어져 가는 인진의 마음을 느끼고 있는 시준으로써는 처음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그래서?! 시준씨한테 연락온걸 너가 싫다고 했다구?!”
“응....”
“설마... 니 성격에?!”
진선은 인진의 말을 못믿겠다는 듯 다시 되물었다.
“응..... 이젠 그래야 하잖아. 시준이도 이젠 다른 여자의 남자인데....”
“잘생각 했어... 그게 현명한거지....참! 너 소개팅 한번 안해볼래?!”
“갑자기 왠 소개팅??”
인진은 앞에 놓여진 캔맥주를 하나 들어 진선에게 주면서 말했다.
“내가 아는 오빠중에 무지 무지 괜찮은 사람이 한명 있거든?! 진짜 남주긴 넘 아까운 사람이라서...어때?!”
“.......글쎄..........”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해라! 라는 말이 있잖아. 안그래?! 한번 해봐! 뭐 한번 본다고 해서 결혼 하라는것도 아니고.... ”
“그렇긴 하지만...”
“우리 이제 26살이야... 결혼상대를 슬슬 고를때도 됐다구... 결혼전에 남자 한명 안만나보고 결혼이란 무덤으로 덜컥 뛰어들기엔 인생이 아깝지 않어??”
“쿡....”
글쎄라는 인진의 말에 진선은 꽤나 심각한 난제를 붙잡고 있는양 진지하게 인진을 잡고 말했다. 진선의 버릇 중 하나였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미팅장소로 향했다.
“저기... ”
인진은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령후였다.
“혹시 미팅하러 나오신거예요?!”
“애석하게도 그런거 같은데요?!”
령후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인진의 맞은편에 앉았다.
“근데 진선이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말하던데... 진선이랑은 어떻게 아세요?!”
“예전에 사귀었었거든요...”
진선은 남자관계가 다분히 복잡한 편이였다. 시원하고 털털한 성격탓에 남자 동기며 친구들도 많았지만 몇일안가 싫증내는 진선의 성격상 남자 역시 몇일 안가 갈아치우기 일수 였다.
“오래 사귀셨어요?! 진선이랑 말이예요....”
“사귀었다 말하기도 뭐해요! 사귀자고 말했는데...제가 사귀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였거든요..쿡..”
령후는 예전일이 기억나는지 키득거렸다.
조용한 분위기의 커피숍이여서 작은 령후의 웃음이였지만 무척이나 크게 들렸다.
“그럼 사귄지.....”
“네! 맞아요! 사귀자고 말하자마자 바로 헤어졌죠!”
“그럼 그 사귀자고 말할려고 했던 여자분에게 다시 프로포즈 하지 그러셨어요?!”
인진이 의아한 듯 령후에게 말했다.
"그 여자분이 저를 싫어할 것 같아서요.“
령후의 말에 인진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아니! 박대리님 같은 분의 프러포즈 받음 무척 행복해 할꺼예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인진의 말에 갑자기 령후가 진지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럼요!!”
“그말에 책임질수 있으세요?!”
“네!! 분명 박대리님 같으신 분이라면 어떤 여자든 좋아할꺼예요!!”
박대리의 말에 인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인진의 대답에 령후는 피식 피식 웃어보였다.
“그럼 인진씨 저랑 사귀어야 겠는데요?!”
“네?!”
“제가 사귈려고 했던 사람이 인진씨였거든요.”
놀라 당황하는인진의 표정이 재미있다는 듯 령후는 키득대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때 번짓수를 잘못 찾아서 비록 진선씨한테 프러포즈를 하긴 했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인진씨 알고 있었어요. ”
“.............”
“다시 인진씨에게 프러포즈를 하려고 했지만 진선이가 한사코 만류하더라구요..인진씨 남자친구 있다고....그래서 뭐 이렇게 됐죠... 회사에서 처음 입사한 인진씨 봤을때 전 우리가 인연이구나 느꼈습니다. ”
“......................”
령후는 아무 대답 없는 인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대답 안해도 되요! 지금은 우리 서로에게 처음 본 상대처럼 즐겁게 보내자구요!”
인진은 씁스름한 미소를 보여줬다.
‘인진아! 너 그거 알아?! 우리나라는 무지 좁아서 한다리 엮어서 한다리면 서로 다 아는 사람이라더라.’
라고 말했던 진선의 말이 갑자기 떠오르는 인진이였다.
령후의 말에 따르면 그는 오래전부터 인진을 알고 있었다는 소리고... 인진은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셈이되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잘 해줬구나...싶어 인진은 박대리에게 미안함이 들었다.
박대리가 인진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갑시다! 어디든...”
롯데월드 안에 들어가면서 박대리는 싱글 벙글이였다.
“여기 오고 싶었어요?!”
라는 인진의 물음에 박대리는 여자친구랑 놀이동산에 가는 사람들이 가장 부러웠다고 말했다.
비록 놀이기구를 못하는 인진이였지만 그런 인진을 위해서 회전목마만 3번이상 같이 타준 박대리가 인진은 고마웠다.
예전 시준과 사귈때 인진은 한번 놀이동산에 와본적이 있었다. 그때 시준은 놀이기구 못탄다는 인진을 데리고 억지로 바이킹을 탔었다. 그때 인진은 싫었지만 그래도 시준이 원하는 일인만큼 울렁거리는 속을 애써 진정시키며 탔었고 그날이후 몇일동안 앓아누웠었다.
어쩜이리 두사람이 다를까?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야 행복하다더니..그런것 같았다.
“조금 쉴래요?!”
박대리는 주변 벤치에 인진을 앉혀두고 음료수를 산다며 잠시 나간사이 핸드폰이 울렸다. 시준이였다.
인진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야!!”
“왠일이야?!...”
“왠일이라니?!! 내가 이유가 있어야지만 너한테 전화할 사람이니?!”
“..........”
“어디야?!”
그때 박대리가 인진의 옆에 앉았다.
시준은 전화기 너머로 ‘누구랑 통화해요?’라고 말하는 남자목소리에 짜증이 났다.
“누구야?!”
갑자기 시준의 목소리가 냉냉해 졌다고 느낀건 인진만의 착각일까?
“무슨 상관이예요....이젠 상관 없는 일이잖아요..내가 누굴 만나든....
그랬다.상관없는 일이였다. 이미 인진과 시준은 끝난사이였고 이제와서 인진이 누굴 만나다는 거에대해 화를 낸다는거 참 아이러니 한거였다.
시준은 애써 침착하려 했다.
“오늘 좀 봐! 종로니깐 저번에 봤던 생과일집에서 기다리지!”
일방적인 통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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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올려달라고 해서 열심히 길게 쓰고 있는 땅콩버터입니다![]()
안긴가?? ㅋㅋ 암튼 지간에 열심히 회사에서 눈치보며 쓰고 있어요^^* 그러니깐 잼나게 봐주세용^*
날씨가 우중충한 월요일입니다. 다들 감기조심하시구요^^* 오늘 비온다고 하더라구요~
기분만은 맑은 하늘이 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