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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의 직장문제가 가정문제로... 너무 지치네요.

이번엔 |2009.04.25 00:49
조회 1,402 |추천 0

결혼한지 4년 됐습니다.

사내커플로 만나서 3년 연애하고 결혼했으니 이젠 꽤 됐네요.

유학 갈 기반 닦으려고 다닌 회사였는데, 와이프 만나서 마음을 바꿨습니다.

사귀는 동안 싸운적이 없었는데 결혼 준비 하면서 좀 많이 싸웠고. 결혼하고 나서 또 괜찮다가 2년 전부터 싸우기 시작했네요. 2년전에 와이프 상사가 바뀌면서 와이프가 날카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직장생활이라는게 누구에게도 쉬운일은 아니죠. 더군다나 부부가 같은 직장을 다니면 남들보다 더 힘듭니다.

 와이프 상관도 여자고, 깐깐하기로 소문난 사람입니다. 저희 일이 심야까지 야근이 잦다보니 출근시간이 공식적으로는 8시까지지만 9시까지만 출근하면 어느정도 용인하는 분위기입니다만. 이 사람만 근태에 대해서 유독 까탈스럽게 굴면서 야근은 강요하고 개인 사정을 무시하는 스타일이라네요. 곧 애 아빠가 될 직원이 야근중에 와이프 진통이 시작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가야겠다고 했더니, 꼭 가야되냐고 물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저희 와이프가 지난 2년간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너무 지쳐가는 것 같아 그만 두라는 얘기를 여러번 했었는데. 본인은 힘들긴 한데 막상 그만두자니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것이 너무 아까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지요.

 처음에는 와이프가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는 건을 얘기하는걸 달래주었습니다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같이 그런 얘기를 듣다보니 아무래도 지나가길 기대릴게 아니라 상황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와이프를 다그치기 시작했습니다. 흠잡힐 일을 하지말고 비 합리적인 처우가 있는 경우 적절하게 대처하고 기록해두라구요. 그리고 제가 볼 때 와이프 본인은 인정하지 않지만 본인이 특히 괴롭힘을 당하는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저희 와이프도 직급이 과장으로써 오랜 시간 경력을 쌓아왔고 업무처리에 있어서 팀장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팀장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았던 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맘에 들지 않아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는데, 이는 상대가 나를 존중하고 배려할 때 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꼭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저희 와이프가 팀장의 비 합리적인 일처리에 불만이 있는 나머지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불합리함을 토로하고 실수를 들춤으로써 서로 앙숙이 되었습니다. 저희 와이프가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어 남들보다 좀더 일찍 퇴근하고 9시 직전에 출근하는 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이를 트집잡아 고과를 낮게 주는 등 보복이 시작되었습니다.

 와이프는 그럴수록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몸이 축나서 결국 반년전에는 급성 위궤양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동안은 부서가 다르고 같은 회사에 다니는 와이프의 일에 남편이 참견하는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었지만. 더 이상 참을수가 없어서 해당 부서를 책임지는 임원을 찾아가 상황이 이러하니 조처를 바란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이후 괴롭히는 수법이 좀더 교묘해졌다고 하네요. 모든것을 원칙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회사는 업무량이 늘 많기 때문에 업무 데드라인에 맞추어서 업무 진행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휴가를 쓰곤 합니다. 하루 이틀전에 휴가를 기안하게 되는데요. 원칙적으로는 1주 전에 기안해야 합니다. 현실이 이런데도 1주전에 기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휴가를 결재해주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와이프가 병원 치료를 위해 오전중에 자리를 비울 일이 있다고 하니 휴가를 내고 가라고 하는 등. 사소한 일이지만 당하는 사람으로서는 이것이 패널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와이프는 아이가 늦어지는 만큼 아이가 태어나기전에 집도 마련하고 아이를 낳고도 복귀 할 수 있을만큼의 경력을 쌓고 싶어하는 것인데. 이게 자기 생각대로 되어가지 않으니 피해의식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에도 크게 화를내고 상처받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직장을 그만두라고 몇번을 권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 한참 경력의 정점에 서있는 상황에서 이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래서 어떻게든 와이프의 상황을 개선해줘서 경력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와이프가 너무나 감정이 틀어진 나머지, 팀장에게 감정적으로 대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더이상 와이프가 유리한 고지에 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러다가는 해당 팀장이 아니라 와이프가 회사에서 해고당하게 생겼지요. 분명히 못살게 군 것은 해당 팀장이었습니다만, 와이프가 감정에 못이겨 스스로를 망치는 선택을 한 겁니다.

 

 너무 화가 나더군요. 그렇게 힘들게 하면서, 순간 감정을 못 참아서 일을 그르치는게. 오늘도 집에오는길에 휴직 얘기를 하더군요. 제가 휴직하지말고 그냥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요즘같은 시절에 휴직하겠다고 하면 휴직원 받고 자리 사라질텐데. 괜히 휴직으로 미련두고 자리비웠다가 나중에 맘에 상처받지 말고 그냥 그만 두라구요. 와이프가 저한테 화를 내더군요. 그동안 도와주지도 않고 너무한다고.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와이프가 얻고 싶은것이 복수가 아니라 경력이라면 참았어야 했습니다. 차라리 와이프가 순한 양처럼 당하기만 했다면, 제가 회사에 저와 와이프 팀 팀장중 한명을 해고해야 할거라고 협박 할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팀장과 와이프는 더이상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아니라 감정싸움의 두 축일 뿐입니다. 여기서 제가 와이프 편을 들어봐야 모양새만 나빠질 뿐입니다. 팔이 안으로 굽어 그렇다고들 하겠지요.

 

 오늘 와이프가 자기는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저는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저도 힘듭니다. 회사 일 만으로도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든데. 저희 와이프 건 때문에 제 평생 처음으로 대학 선배를 찾아가 부탁도 했었구요. 정말 마음 같아서는 때려주고 싶을 만큼 미운데도 웃는 낯으로 우리 와이프한테 잘 해달라고 해당 팀장을 몇번 만나 밥도 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노력들을 와이프가 자기 감정대로 행동해서 다 날려놓고도 본인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면 제가 와이프를 위하지 않는다고 악쓰는데 정말 질려버렸습니다.

 와이프만 아픈게 아닙니다. 저도 몸이 심하게 축나서 약을 1년째 먹고있는데도 자다가 속이 아파서 잠을 못 이룰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집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데 제가 스트레스를 안 받을수 없겠지요. 당연히 저도 집사람을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정말 애썼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일을 망치네요.

 

 오늘 너무 화가 나서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내 말을 듣지도 않고 자기가 자기 무덤 파면서 징징거리면 나도 어쩔수가 없다구요.

 

 와이프를 위해서 많은 걸 포기했는데 와이프는 제 탓만 합니다.

 마음같아서는 내일 아침 당장 사표를 쓰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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