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협약, 교토의정서 기억나세요?
지구 온난화 현상의 심각성에 위기를 느낀 나라들이 모여서
1997년에 서명한 기후에 관한 협약서 지요.
서명은 마쳤지만 아직 승인되지는 않았고, 지지부진한 가운데
가장 부담이 되는 미국은 이거 안 지키겠다고 뛰쳐나가기까지 했었죠;;;
올해에도 기후협약을 위한 당사국 총회가 이번 달 6일부터 17일까지 케나에서 다시 있었습니다.
별다른 성과없이 마무리된 것 같더군요.
'지구 온난화'라는 말도 이제는 하도 들어서 별 느낌없는 말이 된 마당에
9년이나 지난 교토 협약 얘기는 캐캐묵은 느낌도 나네요.
그렇지만 교토협약 내용 을 살펴보면 이게 장난이 아닙니다!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전 유예기간을 15년이나 둘 정도로 뭔가 대단한 게 있는 물건(?)이죠.
교토 협약 안에는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한 국가적 펀드, 탄소 배출을 줄이면 보상해주는 시스템, 배출 거래 제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배출 거래 제도'가 독특한데요,
한 나라가 협약에서 정한 것보다 탄소 배출을 더 많이 줄이면 다른 나라에 탄소 배출권을 팔 수가 있어 요.
그러니까 영국, 일본 등에서 가스 배출 규제가 잘 시행되어서
처음 목표보다 탄소 배출 감소량을 초과달성하면, 그 초과 달성분 만큼 탄소 배출 가능한 권리를
미국이나 중국, 인도 같은 나라에 팔아먹을 수 있다는 거죠.
환경에 좋은 결과를 달성한 나라는 추가로 돈을 벌 수 있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돈을 더 써야 하니 각 국가들은 기를 쓰고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애쓰겠지요.
거기다 온난화 방지를 위한 펀드 규모가 또 어마어마합니다.
선진국들이 펀드에 돈을 기부하면, 세계 은행이 그 펀드를 관리하면서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들에 대출을 해주게 됩니다.
이미 2005년에 25억 달러를 빌려줬고, 올해에는 30억 달러가 넘을 예정이라는...
중국은 2005년에 이 펀드의 대출금 중 73%를 받아서 맘껏 썼습니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목적을 위해 대출된 돈의 4분의 3가량이 쓰인 셈이지만
실제 진행된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은 대출금 없이도 진행될 예정인 프로젝트였다는 게 문제죠.
중국의 화학 기업들은 펀드를 통해 저렴한 이율로 얻어서 자기네 시설 확충에 펑펑 썼지요.
이처럼 배출 거래 제도나 펀드가 엄청난 규모의 돈을 움직이게 하다보니
발빠른 기업들은 기후 협약를 꿰뚫고서는 지구의 위기를 이용해 돈을 벌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돈이 중요한 세상이다 보니
막대한 돈이 걸리면 역시 움직임도 재빠르고 효과도 확실하네요.
부디 기업들이 원하는 돈도 벌고, 지구도 구하는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