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이랑 2년...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저 좋다고 쫓아다니고 다른 남자랑은 못놀게 하고 사귀자고 고백할때도 붙잡아놓고 싫다는 저 고개를 끄덕일때까지 잘해주겠다 잘해주겠다 설득을 해서 사귀게 됐습니다. 전 사람에게 상처도 많이 받았고 아무도 절 좋아해주지 않을거란 자학도 하고 있어서 널 못믿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절대 저 안버릴거라고, 죽을때까지 나만 좋아할거라면서 내가 자길 떠나면 떠났지 자기는 절대 절대 그럴 일이 없을거라고 하더군요.
이놈, 의처증이 있습니다. 제 폰에는 그래서 2년동안 친오빠 번호도 등록이 안돼있었어요. 술만 취하면 너 오빠랑 무슨 사이냐 이런 말도 장난이라지만 하는 놈이었어요.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도 남자라는 이유로 다 정리했고 여자친구들이랑 노는것도 의심을 하면서 못하게 했어요. 늘 자기 옆에 붙어있어야만 했고 제 주말은 늘 그놈이랑 같이 보내야만 했죠.
심지어... 폭력도 썼습니다. 저희가 다툴때마다 그놈은 소리를 지르다가 주먹을 휘둘렀고, 칼을 가져오거나 라이터로 불을 붙이겠단 협박도 서슴지 않았어요. 길에서도 난리법석을 떨고 제 머리채를 휘어잡고 질질 끌고 다니고… 어른들이 그러지말라 간섭하시면 외려 큰소리 치던 놈이었습니다. 그래도 흉지게 심하게 때리진 않았어요. 병원에 실려갈정도로 맞았으면 제가 2년이나 참지는 않았겠지요.
왜 이런 놈이랑 사귀었냐구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한테 한번씩 지랄을 하고 제가 끝내자 헤어지자 소리지르면 이놈은 펑펑 울면서 매달립니다. 미안하다고, 저밖에 없다고. 다신 안그럴게 그러면 저는 또 마음이 약해져서 헤헤 웃으면서 그놈 용서해주곤 했지요. 멍청하고 바보같은 짓이죠..
그놈한테 몸주고 마음주고 진짜 모든걸 다 줬습니다. 가족들과의 관계도 이놈때문에 많이 흔들리고 있을 정돕니다. 서울의 유명 사립대도 합격을 했는데 이놈이랑 헤어지질 못해서 지방대를 다니겠다고 했을때 부모님은 얼마나 어이가 없으셨을까요.. 지금에 와서야 그게 너무 후회가 되고 바보같은 저, 정말로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런 선택을 안했을 것 같네요. 그때도 그놈은 절 붙들고 정말 잘하겠다 잘하겠다 맹세를 했었지요.
능력도 없는 놈입니다. 집에서 용돈 받아서 쓰고 일년에 몇달은 알바해서 놀러다니고 그러고 삽니다. 한달 전부터 알바를 구했어요 그놈이. 그놈 말로는 저한테 맛있는거 많이 사주고 싶어서 일하겠다대요. 성실하지도 못해서 매일같이 오늘만 빠질까, 조금만 늦게 갈까 그러길래 제가 늘 이제 일어나라, 너 지금 버스탔니? 버스 타고 문자해, 하면서 일일이 챙겨주었습니다. 월급 받으면 저한테 용돈도 주겠답니다. 기특했지요.
알바하다가 만난 여자가 자기보고 귀엽다고 했대요. 그 여자는 남자친구도 있고 남자친구도 그놈을 같이 보았답니다. 그래서 저는 대수롭지않게 어 그러냐, 넘겼습니다. 사실 이 놈이 얼굴은 좀 반반하지만 살이 좀 쪄서 여자가 들러붙을 외모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요즘 이놈이 제가 친구 거의 없는거 뻔히 아는데도 매일같이 친구랑 놀러간답니다. 저는 대학까지 이놈 근처에서 다니기 때문에 남는 시간마다 얼굴 좀 보자고 하는데 일주일에 한번을 만나기가 힘듭니다. 여자의 직감이란게 있잖아요. 누가 친구랑 술을 마시는데 집까지 바래다줘야 된다고 하다가 기어코 외박까지 하겠어요. 캐물었더니... 이미 그 여자랑 서로 남자친구, 여자친구 정리하고 둘이 사귀기로 말이 됐다네요. 저 몰래 잠자리까지 같이 했답니다 이미.. 오늘도 알바하러 간다고 알바시간보다 세시간 먼저 나가더니 제가 문자해보니까 연락이 없네요. 그여자랑 같이 있는게 분명합니다..허허.. 허탈합니다.
오늘 하루종일 그놈 붙잡고 울고 불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치만 저도 자존심이 있죠. 그놈은 그 여자도 좋고 저도 좋고 그냥 양다리 걸치면 안되냐고 합니다. 저만 입 다물면 되지 않느냐고, 너도 나 없이는 못살지 않느냐고... 싫다고 이제 너랑 나랑 헤어졌으니까 그여자랑 잘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도 미련이 남고 남아 너 몇주 안 그 여자가 2년 만난 나보다 더 좋냐고 했더니, 좋기는 제가 더 좋답니다. 그러면서 그여자는 가슴도 작고 관계할때 느낌이 어쩌고 저쩌고... 이런 놈을 제가 만나고 있었다니. 그런데 이런 말을 듣는데도 저는 이 놈이랑 헤어지기 싫은 겁니다.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고,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 나는 대학도 여기로 왔고 이제와서 집으로 돌아갈수도 없는데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 질책했더니 미안하다고... 그렇지만 그여자랑은 헤어지기 싫다고... 차라리 저랑 안만나면 안만나지 그여자랑은 못헤어진다고.....
문자를 훔쳐봤더니 그 여자는 지금 사범대 다니고 교생실습 중인데, 자기가 선생님 될때까지 이놈한테 바람피면 안된다고 그런 문자를 보내놨더군요. 뻔히 여친 있는 거 아는 남자를 뺏어놓고선 바람피지 말라니... 보는 제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던지...
글이 기네요. 아직 결론도 안나온 현재진행형입니다. 이놈은 지금 그여자랑 같이 있다고 문자가 왔어요. 제가 헤어졌다고 확실히 말해주니까 아주 신이 났나봅니다. 하하하... 얼른 잊고 털어버려야 될텐데 제가 이놈에게 바친게 너무 많고, 이놈때문에 흔들린 제 인생이 눈물나서 지금 어쩔줄 모르겠네요. 솔직히 이놈 없이 살아갈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외로움을 너무 타서 잘때마다 이놈이랑 전화를 안하면 두세시간을 뒤척이거든요. 정말, 정말 2년동안 저는 많이 이놈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는 건가요. 저는 이제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