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雪化)
3 또다른 인연
대가의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마을에 담이와 비조가 나타났다.
담이는 부여여인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둘은 마을 어귀에 있는 주막으로 들어갔다.
“그 자를 제압할 수 있었을텐데 왜 시간을 끄신겁니까?”
“...아니에요.”
“...?”
“무공을 익히자였어요. 그것도 고수였습니다.”
담이는 위기일발이었던 어제 저녁의 일을 떠올렸다.
담이를 잡을 뻔 했던 자는 높은 귀족임이 틀림없었다.
담이를 내려다보던 그자의 눈...
속을 알 수 없는 눈이었다.
털이 설 정도로 차가웠다.
분명 위험한 작자이다.
“산으로 돌아가실 거지요?”
“그래요. 우린 여기서 헤어져요. 비조는 먼저 산으로 돌아가요. 난 조금 더 정황을 살피고 돌아가겠어요.”
“안됩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이때 음식을 파는 주인여자가 걸어왔다.
“뭐 드릴까요? 술도 드시렵니까?”
“됐소. 요기거리나 좀 주시오.”
장정들 여럿이 몰려 들어오는 바람에 주막은 갑자기 시끄럽고 분주해졌다.
“아니 세상에... 사가들이 한꺼번에 모인 자리에 자객이라니... 어느놈이 그렇게 간덩이가 부은게야?”
“둘이었다지?”
“그게, 표창으로 죽였다네-”
“표창이라고? 그렇다면...”
“그래, 설화가 틀림없어.”
“아이구~! 이 작자들이 미쳤나~! 우리 주막 망하는 꼴 보려고 그런 말을 함부로 놀려욧?”
“헹~ 설화건 뭐건 내 눈앞에 나타나면 당장 목을 부러뜨리고 현상금을 챙길텐데.”
“신출귀몰하는 설화가 왜 댁들앞에 나타난답니까요?”
“나타나면 뭘해? 설화한테 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아니 이거 왜들이래? 이래뵈도 십세때...”
“또 곰잡은 이야기를 꺼내려는거야? 껄껄껄...! 잡긴 잡았지~ 덫에 걸려 못 움직이는 녀석을~”
“아니 이 녀석이!”
“자객이 여자란 이야기는 안나왔으니 비조는 서둘러 마을을 빠져나가요. 나도 이삼일 후에 곧 따라가겠어요.”
“하지만...”
“어쩌면 대가를 너무 빨리 잡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사가가 모인자리라면 분명 뭔가가 있었을텐데...
난 좀 더 알아봐야겠어요. 서둘러요.”
비조는 하는 수 없이 먼저 자리를 떴다.
비조가 자리를 뜬 후 담이는 태연하게 음식을 먹었다.
“아유... 일행이 먼저 뜨셨구랴... 자객들 때문에 뒤숭숭한데 어찌 아가씨 혼자 두고...”
술렁이던 주막이 갑자기 일시에 조용해졌다.
느닷없이 병사들이 들이닥친것이다.
병사들은 주막안의 사람들을 창으로 위협하며 난폭하게 수색을 시작했다.
한 병사가 담이를 발견하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어이- 저쪽...”
병사는 다른 병사에게 고개짓으로 담이를 가르켰다.
겉으로 보기에 연약해 보이기만하는 부여 여인에게 병사는 무슨 이상한점을 발견한 것일까?
병사 둘이 담이 앞으로 걸어왔다.
“어이, 너.”
병사는 창으로 담이의 발끝을 콕콕찍으며 위협적으로 말을 꺼냈다.
“네...?”
“어디서 온 누구냐? 부여인이 아니지 않으냐?”
“저, 저는...”
담이는 긴장했다. 이들이 어째서 나를 의심하는 것일까?
“네가 쓰고있는 덮개는 절풍이 아니냐?”
아뿔사...!
그제서야 담이는 실수를 깨달았다.
부여인의 옷차림에 가우리의 절풍(*고구려시대 여인들이 쓰던 모자로 필자는 소설에서 털달린 관모와 동일하게 취급하였습니다)을 쓰다니...
한번도 없었던 실수였다.
전날 밤 얼굴을 들켰기 때문에 가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쓴것이었다.
한번 더 생각했더라면 쓰지 않았을 것이었다.
부여는 갈수록 가우리를 경계하고 불신하는 형국이었다.
이런때에 가우리의 복장을 하고 있는자라면 자객이 아니라 해도 심문을 받을만 했다.
“아이구... 정말 그렇네요? 난 손님이 갑자기 밀려들어오는 바람에 정신이 없어 자세히 못봤는데...”
주막의 여주인이 불똥이라도 튈 것을 염려했는지 호들갑을 떨었다.
이때.
“절풍을 쓴게 뭐가 어떻다고 난리법석이냐?”
병사들은 느닷없는 굵직한 목소리에 창을 번쩍 들고 뒤로 돌았다.
담이는 병사들이 심문할때보다 더욱 놀라고 말았다.
목소리의 주인은, 지난 밤 자신을 잡았던 사내였던 것이다.
사내는 여유있게 뒷짐을 지고 주막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왠 녀석이냐!”
“내 수발을 드는 계집이 날이 추워 내가 준 절풍을 쓴 모양인데... 그게 어떻다는거야? 심문은 나부터 받아야겠구나.”
병사들은 사내의 당당함에 보통 신분이 아니라고 짐작했는지 창을 내렸다.
“나으리, 하지만 저희는 명을 받아...”
“자객의 출몰은 나도 안다. 다들 수고가 많으니 요기나 하고 가거라. 주인장, 여기 병사들에게 한상 차려서 대접하시오.”
주막 여주인은 이게 왠 횡재냐 싶어 서둘러 부엌으로 달려 들어갔다.
“아이쿠, 나으리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저희는 수색을 해야...”
“벌써 지난밤에 벌어진 일인데 너희가 자객이라면 대낮에 버젓이 마을을 돌아 다니겠느냐?
벌써 한참을 도망갔을거다.”
병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는 담이 곁으로 유유히 걸어와 병사들의 눈을 피해 나지막히 말을 건넸다.
“자, 이쯤되서 우리는 이곳을 빠져나가야겠지?”
담이는 과연 남는 것이 나은지, 자신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을 사내를 따라나서는 것이 나은지 망설였다.
문득 담이는 허리에 뾰족한 것이 닿는 것을 느꼈다.
칼...!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면 나까지 곤경에 처할테니, 이렇게라도 나가야겠다.”
사내는 여주인에게 병사들이 먹고도 남을 정도의 값을 치른 후 담이와 주막을 빠져나왔다.
“볼쌍사납게 도망가지 않을테니 그만 칼을 거두시오.”
주막을 빠져나온 담이는 분함을 감추지 못한채 성마르게 쏘아붙였다.
“칼이라니?”
담이는 몸을 휙 돌렸다.
사내 말대로 사내의 손에는 칼같은건 없었다.
단지 관모에 꽂는 깃털 한개가 들려 있을 뿐이었다.
“...!”
담이는 사내에게 조롱당했음을 알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내는 담이의 표정이 무슨뜻인지 알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대꾸를 했다.
“아아- 이거 말이냐? 아무래도 고쳐야 할 것 같구나. 체면 안서게 자꾸 떨어져서 말이지.”
“나를 구해준 꿍꿍이가 대체 뭐요?”
“구해주었다고 생각한단 말이냐?”
사내는 표정없이 담이를 보며 되물었다.
담이는 순간 몸을 떨었다. 사내의 무표정은 오히려 살벌함이 베어 있었다.
“그럼... 나를 어디로 넘길작정이오?”
“허허... 참 묘한 계집이로군. 네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잡혀간단 생각을 하느냐?”
담이는 말문이 막혔다.
스스로 죄를 인정한것이나 다름없는 말을 한것이다.
담이는 어째서 사내 앞에서 안절부절 헤매는지 알 수 없었다.
손 끝하나 대지 않고 사내는 담이의 목을 죄고 있는 것 같았다.
“그...그건...”
담이가 우물쭈물 하는 사이, 사내는 갑자기 담이의 허리를 나꿔채더니 주막 앞에 서 있는 말등에 내던지듯
담이를 태웠다.
그리고 이내 자신도 담이뒤에 올랐다.
“뭐, 뭐하는 거에요!”
사내는 대답도 없이 힘차게 말허리를 차며 맹렬한 속도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
power 님 정격 300w 이신가요? -_-;;; 반가워요~ 제 컴도 그거거든요... ^^;;; 썰렁~?
근데 제 컴이 요즘 노인성 관절염 걸려서 삐걱거려요 ㅡ.ㅜ
Power 가 힘이 딸리는가..-0-
phantom님 개인적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참... -_- 좋아한다는...;;; 비싸서 직접 본적은 없고,
그 유명세땜에 괜히 멋있는척 하느라 좋아한다는 ㅠ.ㅠ
자주 오셔서 가면을 보여주세요~~ 이것도 썰렁 -_-;;;
아인님 저겨.. 전부터 궁금했었는데.. 아이디 뜻이 뭐에요? 독어맞죠! -_-a 아아...
제2외국어인가... 제3외국어인가... ㅡ.ㅜ
(우리, 친한거 맞져? -_-;;;; 친한척 해야지..;;)
닐니리님 아이디로 봐서 절대 여자분인지, 남자분인지 정체가 모호하신분... ^^;
궁금해요 궁금해요 궁금해요 궁금해요 궁금해요 궁금해요 궁금해요 >.<
깜찍하다고 생각되시면... '-^)b...... 돌을 던지세요... (. .a ;;;;
초컬릿님 반가워유~ 옛날 저도 초컬릿향기 풋풋 나던 소시적에 아이디가
초컬릿이었는데...-_-;
이제 단내는 안나고, 왠 노인 비린네가 난다고 합디다...
ㅠ.ㅠ 달콤한님, 자주 오세요~
Alisa ^-^내 숨통을 트여주신님. 게시판 들어올때 다른분들 글 읽으면서 답답하고
그랬는데... 여기 계신 분들 다, 괴기에 쐬주라도 대접하고 싶어요. ^^;;
아오이 심층분석. 아오이란... 靑い(푸르다)란 뜻도있고, 냉정과 열정사이의 여주인공
이름이기도... 전 영화는 안보고, 책으로만 봤는데요, 개인적으로 아오이쪽의
이야기가 오래오래 남았어요. 쥰세이 이야기는 왠지 그냥 로맨스 같았고...
아오이쪽의 대사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 그래서 애착이 가는 이름이네요.
그럼 이제 우리, 자주 봐요~^^*